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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일본 역사학자 "한국인의 통속민족주의에 실망합니다"에 대한 박경리 작가의 반박글.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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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7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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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일본 역사학자 다나카 아키라가 쓴 "한국인의 '통속민족주의'에 실망합니다"라는 글에 박경리 작가가 "일본인은 한국인에게 충고할 자격이 없다"라는 제목으로 쓰신 반박문 발췌 



- 설령 일부 지각없는 사람들이 우쭐해서 과잉 표현을 좀 했다 하자. 그들의 천진한 자랑 때문에 일본의 땅 한 치 손실을 보았는가, 금화(金貨) 한 닢이 없어졌는가, 왜 그렇게 못 견뎌 할까. 그 같은 자랑조차 피해로 받아들이는 그들이고 보면 우리 한국의 천문학적 물심양면의 피해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안이 벙벙해진다. 


- 거칠 것 없이 남의 팔다리 잘라놓고 뼈 마디마디 다 분질러놓고 제 자신의 새.끼손가락에서 피 한 방울 흐르는 것을 보는 순간 새파랗게 질리면서 “아파! 아파!” 하고 울부짖는 형국이다. 맙소사, 이런 정도를 못 견디어 하는 증상의 원인은 대체 무엇일까.생각건대, “한 시절 전만 해도 조선인은 우리 앞에 우마(牛馬)나 다름없는 존재 아니었나. 이제 와서 제법 사람 노릇 한다. 도저히 보아줄 수 없군.” 그런 불쾌감도 있었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우리에게서 문화를 조금씩 빌려 갔었던 무지하고 가난했던 왕사(往事)로 하여 사무쳐 있던 열등감 탓은 아닐까. 한국의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신이 나서 발 벗고 나서서 떠들어대지만 좋은 것에 대해서는, 특히 문화 면에서는 애써 못 본 척 냉담하고 기분 나빠하고 깔아뭉개려 하는 일본의 심사는 어제 그제의 일이 아니었다. 그 집요함을 도처에서, 사사건건 우리는 보아왔다. 


- “지각 있는 사람은 함부로 그런 말 하지 않았다”는 말을 보자. 자가당착도 이 정도면…… 미안한 얘기지만 그가 팔푼이가 아니라면 그는 우리를 팔푼이로 보았는가. 이보시오, 지각이 있어서 함부로 말을 하지 않았다고요? 함부로 말을 했다면 목이 남아 있었을까? 하기는 우리 민족 전부가 지각이 있었지. 살아남기 위하여. 지금은 총독도 없고 말단 주재소의 순사도 없다. 우리를 겨누는 총칼도 없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는 입을 다물어야 하는가. 어째서 일본을 성토하면 안 되는가. 


- 나는 젊은 사람에게 더러 충고를 한다.“일본인에게는 예(禮)를 차리지 말라. 아첨하는 약자로 오해받기 쉽고 그러면 밟아버리려 든다. 일본인에게는 곰배상을 차리지 말라. 그들에게는 곰배상이 없고 마음의 여유도 없고 상대의 성의를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힘을 상차림에서 저울질한다.” 


-몇 해 전의 일이다. 일본의 어느 잡지사 편집장이 내 집을 찾아온 일이 있었다. 그때 나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한 것을 기억한다. “일본을 이웃으로 둔 것은 우리 민족의 불운이었다. 일본이 이웃에 폐를 끼치는 한 우리는 민족주의자일 수밖에 없다. 피해를 주지 않을 때 비로소 우리는 민족을 떠나 인간으로서 인류로서 손을 잡을 것이며 민족주의도 필요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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