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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안민정, 중국인 남편과 일본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상(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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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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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h.yes24.com/Article/View/29915 



아래 여자분은 중국인 남편과 일본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한국인 엄마.

일본 엄마의 육아에 대한 책을 내고 yes24랑 인터뷰한거임

책은 아직 안 읽어봤지만 인터뷰 내용이 흥미로워서 긁어옴.





세상엔 완벽한 사람이 없는데 어째서 완벽한 육아에 대한 환상은 사라지지 않는 걸까. 육아서가 적고 있는 육아 지침은 너무 많고, 하루에도 몇 번 씩 좌절을 거듭하는 전쟁 같은 육아에서 양육자는 슈퍼맨이 돼야만 하는 상황이다. 육아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 불편해지는 것은 TV 속 모습이 전부인 듯 환상을 심어주기 때문인데 세상에 ‘다른’ 방식은 얼마든지 있다. 중국인 남편과 결혼해 일본에서 자녀를 키우고 있는 한국인 엄마 안민정은 양육자가 “여유를 찾아가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너무 완벽할 필요 없다, 희생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찾자, 이것이 일본에서 저자가 발견한 힌트다. 의외로 집안 청소에 애를 쓰지 않고, 카레를 한 번 끓여 3일을 먹고, 그렇게 절약한 시간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 쓰는 일본의 사람들을 보며 저자는 어쩌면 육아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된다고 말이다. 청소 좀 덜 해도, 간편식으로 밥상을 차려도,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도, 그래도 된다. 아이 스스로 성장하는 능력이 있으니 그것을 믿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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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능력


한국인 아내와 중국인 남편이 일본에서 살며 아이를 키우는 것, 특이하게 느끼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실제 생활하는 입장에서는 어떤가요?


드문 일은 드문 일인 것 같아요. 블로그를 해보니 ‘저희도 한중 커플이에요, 일본에서 만났어요’ 이런 분들이 한두 분 계시더라고요.그런 분도 있긴 있지만 저희 같은 분을 직접 만난 적은 없어요.(웃음) 도쿄가 외국인이 워낙 많이 사는 도시기도 하고 그런데요. 편견이 아예 없진 않아요. 이름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병원에서 이름 불리거나 할 때 사람들이 흠칫 쳐다보기도 하고 그러거든요. 그렇지만 같은 동양권이고, 외모도 그리 다르지 않고 하니까 크게 불편은 못 느껴요. 한국에서 다문화 가정이라 하면 언어 장벽 같은 것 때문에 사회에 진출하기 어려운 점이 있잖아요. 저희 같은 경우는 일본에 오래 살았고 일본어에 문제가 별로 없어서 좀 다른 것 같아요. 둘 다 일본에서 일을 하고 있고요. 특별히 어려운 건 없지만 그래도 역시 계속 ‘외국인’이라는 건 있어요. 일본인이 아니니까 일본인으로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못 받는다든지 하는 건 있죠.

 

아이를 키우기 전과 후의 일본이 다르게 느껴졌다고 말한 대목도 있었어요.


맞아요. 일본에 처음 갔을 때는 그래도 한국에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어쩌다보니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며 보니까 복지 제도 같은 면에서 굉장히 다른 장점이 느껴지더라고요. 운이 좋았지만 보육원에 들어갈 수 있는 것도 그런데요. 보육원이 아이도 정말 철저하고, 잘 돌보고, 제가 키우는 것보다 더 잘 키워주고 있으니까 믿고 일을 할 수 있어요. 우리는 다문화 가정이라 아이를 나중에 국제학교에 보내거나 할 생각인데 국제학교에 들어가기도 쉬워요. 의료비 혜택(도쿄의 경우 중학생까지 모든 의료비가 무료)도 너무 고마운 일이고요. 그래서 좀처럼 못 떠나게 되더라고요.(웃음)

 

이제 한국 나이로 5살 된 저자의 아이는 한국이나 중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던가요?


엄마가 한국 사람이고, 처음 접한 언어도 한국어기 때문에 지금은 한국어를 제일 편하게 여겨요. 한국에 들어오면 말 통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무척 좋아하더라고요. 평소에는 한국어를 하는 사람은 엄마 혼자고, 그 외에는 한국어가 통하는 사람이 없는 거예요. 처음에는 그걸 좀 힘들어하더라고요. 아무리 떠들어도 아무도 대답 안 해주니까요.(웃음) 그게 불쌍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서 일본 사람에게는 일본어를 해야 한다는 걸 알아요. 지금까지는 괜찮은데 조금 더 크면 정체성에 혼란을 느낄 때도 있을 거고, 다른 친구들과 자기가 왜 다른지도 생각하겠죠. 중국에 가면 저도 말이 잘 안 통하고, 아이도 말이 안 통하거든요. 의사소통에 어려운 면이 있어요.

 

여러 모로 고민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저는 고민을 할 때도 있는데요. 남편은 오히려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줄 수 있어서 잘 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일본에서 기초 교육과 생활 예절을 배우고, 중국으로 가서 그걸 기본으로 중국어와 중국 교육을 배우고, 한국인 정체성도 가지고 가는 게 다른 아이들은 겪지 못하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는 키우는 입장이라 가끔 아이가 너무 불쌍하다든지 너무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다든지 그런 느낌도 갖고요. 지금 딱 말이 통하기 시작하는 때라 많이 나아지긴 했는데 반 년 전까지만 해도 말을 잘 못했거든요. 아이가 계속 눈치를 봤어요. 한국어를 해야 하나, 일본어를 해야 하나 고민하는 거죠. 저도 그런 건 항상 고민해요. 일본 사회에 살면서 일본 친구들도 사귀어야 하고, 선생님과 소통도 해야 하는데 아이에게 저는 한국말만 하고 있거든요. 아이가 왕따를 당하지 않을까, 선생님이 싫어하지 않을까, 그런 걸 계속 고민하며 키워온 것 같아요.

 

일본에서의 육아를 요약하면 아이에게는 생활예절, 가족에게는 인내와 지혜로움인 것 같아요. 무척 다르게 느껴졌어요. 남에게 피해주면 안 된다는 것을 엄청 일찍부터 가르치더라고요.


한국 육아와 제일 다른 점이 그거라고 생각해요. 시댁을 통해서도 보면 중국도 아이를 굉장히 보호해요. 아이를 너무 연약하니까 다치지 않게 보호해야 하는 대상으로 본다면 일본은 그냥 가족 일원이 한 명 늘어난 것으로 봐요. 그 한 명을 독립적 자아로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선택해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일 뿐 이래라 저래라 한다든지 계속 보호하지는 않는 거예요. 보육원에서의 교육도 그래요. 겨우 7~8개월, 이제 움직임이 가능해지면 스스로 컵을 잡고, 마시고, 수저를 쥐고, 그런 걸 연습시켜요. 처음에는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아이가 잘 따라가는 걸 보니 아이들의 능력을 우리가 과소평가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드는 거예요. 집에서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데 이미 보육원에서 다 배워서 아이가 수저질을 잘 하거나 혼자 물을 마시는 건 굉장히 놀라웠어요. 


한편 한국 엄마들은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너무 희생하는 것 같아요. 아이가 잠들고 난 후에도 계속 집안일을 해야 하고 그런 것 같은데요. 일본 엄마는 일단 아이가 자고 나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해요. 공부를 해도 되고, 반신욕을 해도 되고요. 한국 엄마들은 너무 완벽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집안은 항상 청결해야 하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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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을 잘하는 아이가 공부를 잘한다


일본인의 집이 의외로 지저분한 경우가 많고, 이것을 ‘노동력의 효율성’을 따지는 일본 양육자의 지혜라고 진단하셨죠.


처음 일본 지인의 집 몇 군데를 갔을 땐 좀 지저분하다고 생각했는데요. 뭔가 약간 어수선한 분위기더라고요. 그 사람의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10년 동안 지내다보니 TV 보거나 다른 사람 얘기 듣고 그래도 비슷한 거예요. 이유를 봤더니 그것보다 다른 게 더 중요한 거더라고요. 아이과 교감하고, 책을 읽고, 자기계발 하는 것에 더 집중하다보니 청소는 적당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게 있는 거예요. 그런 부분은 힌트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지금은 많은 엄마들이 일을 하니까 아무리 육아에 집중하더라도 자신을 찾는다는 점을 배울 수 있겠더라고요.

 

그렇지만 반대로 임신을 하면 재봉틀을 선물한다든가 보육원 준비물이 양육자에게 크게 의지한다는 점을 보면 다른 측면의 부담도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본은 직장 다니는 엄마가 아이를 보내는 곳과 전업 주부가 아이를 보내는 곳이 확실히 구분이 돼 있어요. 직장맘들이 보내는 곳은 대부분 보육원이고, 전업 주부들이 보내는 곳은 유치원이에요. 제도 자체도 그렇게 돼 있고요. 직장에 다니지 않으면 보육원에 보낼 수 없고, 직장을 그만 두면 2개월 안에 보육원에서 쫓겨나요. 아주 철저해요. 보육원에서는 아이가 아프면 직장으로 전화를 할 정도라서 보육원 같은 경우는 학예회를 한다 해도 선생님들이 거의 준비를 해요. 보육원 들어갈 때 준비물은 많지만 엄마가 아직 쉬고 있다는 전제 하에 있는 거니까요. 유치원은 전업 주부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준비물도 더 많고, 오라는 경우도 많아요. 옷가지, 준비물 하나도 만들어야 하는 게 엄청나게 많더라고요.

 

보육원과 유치원 외에 다른 양육기관, 육아법도 있나요?


유치원은 보통 4살부터 들어갈 수 있고요. 전업 주부는 그전까지는 직접 키워야 해요. 전업주부인데 보육원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까요. 사립 프리 스쿨이나 프리 유치원 같은 것도 있는데 그런 건 많이 비싸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지 않으면 들어가기 힘들죠.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문화센터에 다닌다든가 지역 동사무소 같은 곳에서 이벤트 같은 게 있을 때 그런 데 나가거나 해요. 그래서 일본 엄마들은 한국을 되게 부러워해요. 일을 안 해도 어린이집에 보내니까 그게 너무 신기하다고요. 일본은 일을 안 하면 당연히 집에서 봐야 하니까요. 개별적으로 문화센터 같은 시설이 가거나 수영 같은 걸 가르치는 식으로 하더라고요. 일본은 초등학교가 수영 필수고, 모든 초등학교에 수영장이 있어서 일찍부터 수영을 가르쳐요.

 

학생들에게 체육 활동 같은 동아리 활동의 기회가 많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밖에서 뛰어노는 시간이 적은 한국과는 분위기가 다른 것 같아요.


일본은 체육을 잘하는 아이가 공부를 잘한다고 생각해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는 체력을 기르는 데 많이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여자 아이나 남자 아이나 마찬가지더라고요. 여자 아이 중에는 체조하는 아이들이 굉장히 많고요. 남자 아이들은 역시 수영을 하다가 좀 지나면 합기도, 유도, 마라톤 같은 것도 시켜요. 축구, 야구 이렇게 가는 것 같아요. 동아리 활동을 굉장히 장려하는 분위기예요. 그렇게 스트레스를 풀고 나머지 시간에 공부를 열심히 해라, 이렇게요. 중고등학교에서도 체육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해요.

 

한국은 고등학교 가면 체육은 거의 안 하는 과목이잖아요.


저도 안 했거든요.(웃음) 그게 참 신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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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갖고 지켜보자


일본 육아법을 보고, 체험하면서 세운 저자만의 육아 지침은 좀 다를 것 같은데요.


저도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잘 키우고 있어서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건 아니고요. 저는 잘하지 못하지만 일본 엄마들을 보니 이렇게 잘 키우더라,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거예요. 저는 갈팡질팡했지만 흔들리지 않는 일본 엄마들을 보면 배울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생각해서 제가 관찰한 얘기를 쓴 거죠. 여기서 힌트를 얻을 부분이 있으면 얻으세요, 라는 거예요.

 

그중 독자가 꼭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다면요?


사실은 뒷부분을 더 강조하고 싶어요. 엄마가 너무 육아를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아이는 어떻게든 크는데 한국 엄마들은 자신이 아이에게 계속 자극을 줘야 하고, 우리 아이가 뒤처지는 것 같으면 굉장히 조바심 내고 그런 것 같아요. 자기를 희생하고요. 그 와중에 시간 쪼개서 육아서도 읽고 말이죠. 자기 인생도 생각하고, 여유를 찾아가면 좋겠어요. 아이는 생각보다 약한 존재가 아니고, 스스로 성장하는 능력이 있으니까 여유를 두고 지켜봐주면 될 것 같아요. 스스로 할 수 있게 도와주기만 하면 되고요. 그러면 마음의 여유가 조금 더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런 메시지는 완벽한 육아를 꿈꾸다가 지쳐버린 사람들에게 응원이 될 수 있겠어요. 오히려 양육자가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주변에서 이러면 안 된다, 저러면 안 된다 하니까 아무리 주관이 있어도 여유 갖고 키우기가 힘들어요. 그렇지만 어느 정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아이를 지켜봐주는 시선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한겨울에도 아이들을 맨발로 지내게 한다든지, 저자 역시 아직도 완전히 공감하지 못한 일본식 양육법도 있잖아요.


12월이었는데 아이를 보육원에 데려다주러 갔더니 한 5살 돼 보이는 아이들이 반팔, 반바지를 입고 밖에서 모래 놀이를 하고 있더라고요. 저 엄마들은 한겨울에도 반팔을 입히는구나 생각하면서 잘 이해 못한 부분이 있긴 있어요. 그래서 물어보면 도쿄가 따뜻하기도 하고, 아이들은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안 춥다는 거예요.(웃음) 저도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돼서 겨울에 아이에게 내복을 안 입히거든요. 많이 입혀야 두 장 정도 입히고요. 저는 항상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거예요. 쉽지 않아요.

 

저자가 바라보는 한국식 육아의 장단점도 궁금하네요.


아까도 말했지만 한국은 전업 주부도 어린이집을 보낼 수 있으니 그런 부분은 굉장히 부럽게 생각해요. 영어 교육도 굉장히 부러워하고요. 교재 자체도 그렇고, 한국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도 다 영어를 가르치잖아요. 일본은 안 그렇거든요. 유치원은 조금 가르치는 곳도 있는데 보육원은 전혀 가르치지 않아요. 초등학교도 한다고는 하는데 아직 완벽하게 영어 교육이 도입이 안 됐어요. 스마트 기기도 일본은 아직 별다른 기반이 없어요. 영어, IT 교육은 한국이 굉장히 선진적이죠. 사교육도 일본은 통학 버스 같은 게 없으니까 엄마가 직접 데려다주고, 데리러가야 해서 힘들거든요. 교육 측면에선 정말 한국을 따라올 곳이 없는 것 같아요.

 

높은 교육열이라는 게 강점인 동시에 어려움이 많이 따르는 대목이기도 하잖아요. 


일본은 전집을 사거나 엄마가 책을 읽어줘야 한다거나 하는 강요를 안 받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 책을 보면서 자신이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싶은지 확실히 기준을 세울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다른 방법도 있는 거니까요. 엄마가 자극을 준다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영재가 되는 것도 아니고요.(웃음) 물론 일본도 돈이 많은 사람들은 사교육 시키죠. 영어 유치원도 보내고, 과외 선생님도 붙이기도 하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따로 학원을 다닐 필요조차 안 느끼더라고요. 어릴 때는 뛰어 놀아야 하고, 체력을 기르고, 감성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진학을 할 것인지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할 것인지 스스로 정해요.

 

일본 교육 제도와 관련해, 고등학교 정도가 되면 어느 정도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 부분이 있어요.


한국의 대학 진학률에 비해 일본은 대학 진학률이 낮아요. 60% 정도거든요. 주변에도 보면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일하는 경우 정말 많아요. 일본 사람들도 역시 좋은 대학 나오고 그러면 엘리트라 생각하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은 없어요. 편견이 크지 않아요. 보육원에서 봐도 어떤 아빠는 양복 입고 오고, 어떤 아빠는 공사장 인부복을 입고 오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그걸 절대 다르게 생각 안 하거든요. 모든 사람이 다 공부에 뜻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각자 꿈 있는 부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공부하기 싫어서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그만 두는 경우에도 그건 그의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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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책에서 다루지 못했지만 하고 싶은 얘기도 있나요?


저도 지금 일을 하고 있지만 일본은 여자가 꼭 정사원으로 일하지 않아도 파트 타임이라고 해서 정해진 시간만 일할 수 있는 제도가 아주 잘 돼 있어요. 다니던 회사에서도 파트 타임으로 전환할 수가 있고요. 아이를 키우면서 풀타임 정규직으로 근무한다는 게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잖아요. 일본은 자기가 원하는 요일, 시간에 일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엄마들이 훨씬 일하기 좋은 환경이에요. 또 그렇게 일을 하면 당연히 아이를 보육원에 맡길 수 있고요. 소득에 따라 차등이 있지만 큰 비용 부담 없이 맡길 수 있어요. 보육원 선생님들도 기본적으로 공무원이고, 안정적이다보니 믿고 맡길 수 있고, 아동 학대에도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이 잘 해줘요. 엄마들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어요. 이런 건 한국에도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더 쓰고 싶었어요.

 

파트 타임 전환이 남자의 경우도 가능한가요?


파트 타임은 시급으로 받아요. 임금이 적으니 가능은 하지만 아무래도 남자는 파트 타임으로는 안 하고, 정규직 사원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요.

 

출산, 육아를 거치는 여자의 경우 그렇게 파트 타임 전환이 가능하다는 정도군요.


꼭 육아를 하지 않고 결혼만 하더라도 전환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가사일 때문에요. 대기업에 다니는 일본 친구는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는 시간을 단축해서 근무를 할 수 있더라고요. 초등학교 입학 후에는 다시 풀타임 정규직으로 되고요. 일본은 지금도 계속 여자가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려는 제도적 노력이 있어서 앞으로도 보완이 될 것 같아요. 한국은 맞벌이 부부가 육아를 한다면 꼭 조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하잖아요. 저희가 조부모님 없이도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키울 수 있었던 건 역시 그런 환경이었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아이가 갑자기 아프거나 하는 경우 많잖아요. 그걸 회사에서 잘 이해해주는 분위기예요. 자기에게도 충분히 올 수 있는 상황이니까요. 자신이 독감에 걸릴 수도 있고요. 한국과는 다른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은 사실 개인의 노력만으로 되는 건 아니고, 이런 제도와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성이 경력 단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면 좋겠죠. 일본도 한국처럼 야근도 많고, 인력 공백이 생겼을 때 부담도 있지만 제도적으로는 잘 돼 있는 것 같아요. 야근할 때는 분 단위로 시간을 체크해서 잔업 수당을 준다든지 하는 식으로요. 일본에서도 임신으로 인한 퇴직 문제가 있었는데요. 그 문제로 소송을 건 경우도 있었고, 그래서 ‘마타하라(マタハラ maternity harassment의 일본식으로 mater hara, 일하는 여성이 임신이나 출산을 이유로 해고, 계약정지당하는 경우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라는 말도 있어요. 임신 중 부득이한 대우를 받았다고 해서요. 그래서는 안 된다는 판결도 있고요. 우울증도 그렇거든요.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자리를 비우고 치료를 받는다 해도 언제든 돌아올 수 있게 놔두는 거예요. 노동자 보호가 제도적으로 잘 돼 있어요.

 

역사 문제나 사회 우경화, 혐한 시위 같은 문제들에 대해 체감하는 게 다를 것 같은데요. 특히 육아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고민되지 않나요?


그래서 계속 아이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고 했는데요. 고민을 할 때마다 남편이 하는 말이 있어요. 아이가 태어났을 때 서로 합의를 해서 한국 국적을 취득했는데요. 아이가 한국 국적인 이상 한국인 정체성을 가지면 된다고 말을 해줘요. 국적을 취득하는 순간 이미 많은 부분이 결정이 되는 거였어요.(웃음) 그런데 출산하자마자 그런 걸 고민하기에는 너무 힘든 부분이 있죠. 지금에 와서 보면 여러 선택이 있을 수 있었겠다고 생각이 들지만 그때는 그냥 단순하게 선택한 거예요. 만약 둘째를 갖는다면 어느 국적으로 해야 할까는 또 고민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아이가 자라면서 스스로도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할 것이기 때문에요.


일본에서 계속 일하면서 느끼는 건 반한 감정이 높아지고, 한일 관계가 안 좋아지는 것들에 대해 체감을 많이 못한다는 거예요. 한 사람, 한 사람 자체는 한국 사람을 그렇게 싫어하지도 않고, 한국말을 한다고 해서 큰일이 나지도 않고요.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전혀 장애가 없는 것 같아요.

 

어쨌든 일본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겠다고 결심했을 때는 일본이라 좋은 점을 선택한 것일 테죠.


맞아요. 아마 아이를 키우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다면 한국이나 중국으로 갔겠죠. 아무리 직장이 일본에 있다고 하더라도요. 일본을 선택했을 때는 아이가 예의 바른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도 있었고요. 한국과 중국만 아는 것보다 일본까지 아는 것이 조금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게다가 일본은 외국인이어도 똑같이 세금 내고, 똑같이 일할 수 있으니까 일본이 외국인에 대해 조금 더 열려있다고 본 것도 있었어요. 아빠가 중국인이어도 덜 차별 받으며 크지 않을까 생각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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