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학점 채워도 수강해야… 60만원정도 등록금 내야해
학생들 “취업준비도 바쁜데 불필요한 강의 듣자니 분통”
일부 대학에서 취업 등을 이유로 졸업을 미루려는 학생들에게 일정 부분 등록금을 내야 휴학할 수 있도록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졸업 학점을 다 채웠으나 취업 준비를 위해 휴학을 하려는 학생들은 적지 않은 등록금을 내고 ‘울며 겨자 먹기’로 강의를 듣고 있는 실정이다.
4일 문화일보 취재진이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졸업 유예 제도 운용 현황을 파악한 결과, Y대·K대는 학생이 졸업 연기 신청을 하려면, 최소 1학점 이상의 과목을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다 채웠더라도 무조건 1학점 이상을 수강해야만 졸업 연기를 해주는 것이다. 이들 학교는 1∼3학점을 수강하는 경우, 등록금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일괄적으로 받고 있다. 문과의 경우 한 한기 등록금이 350만∼400만 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학생들은 60만 원 안팎의 등록금을 내야 한다.

Y대에 재학 중인 김모(28) 씨는 “졸업 유예를 하려면, 학점 등록을 해야 한다고 해서 60만 원 정도 내게 돼 분통이 터진다”며 “취업 준비로 바쁜데, 돈까지 내고 불필요한 강의까지 들어야 해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학이 등록금 장사하는 것 말고, 취업을 못 해 졸업유예를 해야만 하는 학생들 사정에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K대생 문모(여·26) 씨도 “기업이 졸업생을 꺼린다고 해 졸업 유예 신청을 하기는 했는데, 취업 준비하며 아르바이트까지 다시 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Y대 관계자는 “영어 인증 등 졸업 요건을 일부러 안 내 학생들이 졸업을 미루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대학과 달리 대부분의 대학들은 따로 등록금을 받지 않고 졸업 유예를 해주고 있다. 졸업을 미루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료 제도’를 운용하는 대학들이 많다. 이 제도는 졸업 학점 이수는 마쳤으나 졸업 요건(논문·영어 성적 등) 중 하나를 충족하지 않으면 졸업이 자동으로 미뤄지는 제도다.
S대는 역시 따로 수료 제도를 마련하지는 않았지만, 이 학교 재학생이 논문 등을 제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졸업을 미룰 수 있다. D대는 ‘선택적 수료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졸업 학점 이수와 졸업 요건(논문·영어 성적 등)을 충족했다 하더라도, 등록금을 낼 필요없이 두 학기에 한해 졸업을 연기해주고 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