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덕후’, ‘빠순이’
‘팬’이라는 말과는 사뭇 다르게 이들 단어에는 곱지 않은 시선이 담겨 있다. 환상에 빠진 10대 소녀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가 하면, 학창시절 잠시 앓고 지나가는 열병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때문에 팬임을 공공연하게 드러내지 않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이러한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일반인 코스프레’를 택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방송인이 공중파 밤 10시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당하게 ‘아이돌 능력자’라는 정체성을 드러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박소현. 교양과 라디오 등에서 안정감 있는 진행과 참한 이미지로 장수 MC의 길을 걷고 있는 그녀가 20년이 넘는 방송생활 동안 감춰왔던 능력을 공개한 것은 여러모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사실 제 주변에도 아이돌 사랑 이런 거를 한심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시집이나 가지 뭐 하는 거야 그렇게 말하죠. 그래서 저 역시 굳이 공개하지 않고 사생활로 남겨뒀던 부분이고요. 하지만 방송이 나가고 의외로 저와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런 분들이 저에게 용기를 줘서 감사하다고, 언니처럼 그렇게 취미 생활하며 살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럴 땐 방송에 나가길 잘했다 그런 생각이 들죠.”
어찌 보면 박소현의 <능력자들> 출연은 ‘아이돌 덕후’를 향한 편견을 혼자 고스란히 떠안게 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의외로 박소현은 공개 여부보다 능력 여부에 초점을 맞춰 고민을 했다고 밝히며 오랜 팬 생활의 내공을 드러냈다.
“공개를 해야할까 말까를 고민하지는 않았어요. 처음엔 이게 능력이라고 생각을 못해서 거절을 했죠. 왜냐하면 저는 서태지와 아이틀, 솔리드, 젝스키스, god, 신화 이때부터 계속 아이돌과 함께 했었으니까 이건 능력이 아니고 생활이자 업이거든요. 그런데 김숙 씨가 ‘언니는 언니 일을 기억 못하면서 아이돌 일을 기억하니까 그건 능력이다’라고 말해줘서 반쯤 흔들렸어요.(웃음)”
결심이 서자 출연은 빠르게 진행됐다. 평소 절친한 후배 김숙이 <능력자들>에 제보했고, 제작진은 아이돌에 능통한 작가를 투입해 박소현의 능력을 사전 검증했다. 작가는 15분 정도의 전화통화 후 “이건 안 하면 안 된다. 무조건 능력이니 꼭 하셔야 한다.”는 답을 내어놓았다. 그렇게 아이돌의 신발 취향과 점 위치까지 맞추는 최고 아이돌 능력자 박소현의 모습이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됐다.

그렇다면 방송 이후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방송을 통해 아이돌들을 계속 만나게 되는 직업적 특성 상 능력 공개의 효과를 바로 실감할 수 있는 그녀였다.
“팬들이 짤방으로 올려주고 그래서 이름이 거론된 사람들은 물론 아이돌들은 다 본 것 같더라고요. 빅스 친구들은 우리 신발 어떻게 알았냐고 그러고. B.A.P 멤버들도 누나가 우리를 좋아하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웃음) 멤버들도 모르는 점 위치까지 알고 있어서 신기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안다기보다는 집중을 해서 얼굴을 이렇게 보니까 생각이 났던거라고 말해줬더니 ‘대박’ 막 그러죠. 좀 불편한 거는 이제 다른 친한 애들이 오면 ‘누나, 나는 얼굴 점 어디 있어? 맞춰봐!’ 막 이러니까. (웃음) 근데 제가 중요한 점들만 알지 모든 점을 다 알지는 못하잖아요. 김숙 같은 애들도 ‘언니 나 20년 봤는데 나 점 어디 있어?’ 물어보고. (웃음)”

그런 박소현이 최근 제일 관심을 갖고 있는 아이돌은 누구일까. 박소현은 한 아이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현재 활동하는 모든 아이돌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언급하며 진정한 ‘능력자’의 면모를 뽐냈다.
“1월에는 신기하게 딱 5명이 활동하는 팀이 많았어요. B.I.G, 전설, 임팩트, 로드보이즈 이렇게 네 팀이 다 멤버가 5명이거든요. 그동안에는 7명, 11명, 13명 이렇게 멤버가 많은 게 트렌드였는데 신기하죠. 옛날 H.O.T 시절 생각도 나고. 이미 알려진, 한류를 타고 있는 아이돌들도 물론 잘 알고 있지만 최근 주목하고 있는 아이돌들은 그래요.”
막힘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던 박소현이 대답하기 가장 어려워했던 부분은 실물 최고 아이돌을 뽑아달라는 질문에서였다. 아무래도 많은 아이돌들에 애정을 갖고 있고, 또 그들과 친분이 있는 만큼 한명만 고르기가 쉽진 않을 터였다.
“아이돌은 다 그림 같아서 한 명을 말하긴 되게 어려워요. 실물이 제일 괜찮았던 사람은... (한참의 고민 후) 닉쿤 아니었을까. 물론 얼굴도 잘생겼지만 9등신에 비율이 엄청 좋아요. 그냥 백화점에 있는 마네킹보다 더 비율이 좋을 거예요. 가장 최근에 본 사람 중에는 카이가 비율이 엄청 좋고 멋있더라고요.”

사실 그녀가 아이돌의 외적인 부분에 대해 말하기 어려워했던 또 한 가지의 이유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돌 팬이라고 하면 그들이 어리고, 또 외모가 멋있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가까이에서 그들을 지켜본 ‘성공한 덕후’ 박소현만이 볼 수 있는 이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가 아이돌을 사랑하는 이유는 열정이 있기 때문이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른 살이 넘으면 본인의 열정이나 꿈 이런 걸 잊고 살아요. 그런데 그 친구들을 보면 정말 꿈이 많고, 뭐가 됐든 하려고 해요. 안 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그 안에는 욕심도 있고 질투도 있지만 에너지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에요. 밖에서는 화려해보이고 멋있어 보이니까 아무래도 외모적인 부분을 많이 이야기하시지만 저는 일하면서 그들의 열정이 부럽다고 느끼고, 또 거기에서 힘을 받아요.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생각하죠. 이건 나이가 들수록 더 체감하게 되는 부분인 거 같아요.”
이제 박소현은 자신이 알고 있는 아이돌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능력자들> 방송 이후 많은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 섭외가 들어왔지만 모바일 방송 ‘해요TV’에서 ‘박소현의 아이돌TV’를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박소현의 애정 어린 시선과 관심, 그리고 이미 검증된 진행 실력이 열정 넘치는 신인 아이돌의 에너지와 만났을 때 과연 어떤 시너지를 낼 것인지 앞으로 그녀의 행보를 더욱 기대해보자.
iMBC 김은별 | 사진 김동환, MBC
‘팬’이라는 말과는 사뭇 다르게 이들 단어에는 곱지 않은 시선이 담겨 있다. 환상에 빠진 10대 소녀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가 하면, 학창시절 잠시 앓고 지나가는 열병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때문에 팬임을 공공연하게 드러내지 않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이러한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일반인 코스프레’를 택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방송인이 공중파 밤 10시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당하게 ‘아이돌 능력자’라는 정체성을 드러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박소현. 교양과 라디오 등에서 안정감 있는 진행과 참한 이미지로 장수 MC의 길을 걷고 있는 그녀가 20년이 넘는 방송생활 동안 감춰왔던 능력을 공개한 것은 여러모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사실 제 주변에도 아이돌 사랑 이런 거를 한심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시집이나 가지 뭐 하는 거야 그렇게 말하죠. 그래서 저 역시 굳이 공개하지 않고 사생활로 남겨뒀던 부분이고요. 하지만 방송이 나가고 의외로 저와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런 분들이 저에게 용기를 줘서 감사하다고, 언니처럼 그렇게 취미 생활하며 살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럴 땐 방송에 나가길 잘했다 그런 생각이 들죠.”
어찌 보면 박소현의 <능력자들> 출연은 ‘아이돌 덕후’를 향한 편견을 혼자 고스란히 떠안게 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의외로 박소현은 공개 여부보다 능력 여부에 초점을 맞춰 고민을 했다고 밝히며 오랜 팬 생활의 내공을 드러냈다.
“공개를 해야할까 말까를 고민하지는 않았어요. 처음엔 이게 능력이라고 생각을 못해서 거절을 했죠. 왜냐하면 저는 서태지와 아이틀, 솔리드, 젝스키스, god, 신화 이때부터 계속 아이돌과 함께 했었으니까 이건 능력이 아니고 생활이자 업이거든요. 그런데 김숙 씨가 ‘언니는 언니 일을 기억 못하면서 아이돌 일을 기억하니까 그건 능력이다’라고 말해줘서 반쯤 흔들렸어요.(웃음)”
결심이 서자 출연은 빠르게 진행됐다. 평소 절친한 후배 김숙이 <능력자들>에 제보했고, 제작진은 아이돌에 능통한 작가를 투입해 박소현의 능력을 사전 검증했다. 작가는 15분 정도의 전화통화 후 “이건 안 하면 안 된다. 무조건 능력이니 꼭 하셔야 한다.”는 답을 내어놓았다. 그렇게 아이돌의 신발 취향과 점 위치까지 맞추는 최고 아이돌 능력자 박소현의 모습이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됐다.

그렇다면 방송 이후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방송을 통해 아이돌들을 계속 만나게 되는 직업적 특성 상 능력 공개의 효과를 바로 실감할 수 있는 그녀였다.
“팬들이 짤방으로 올려주고 그래서 이름이 거론된 사람들은 물론 아이돌들은 다 본 것 같더라고요. 빅스 친구들은 우리 신발 어떻게 알았냐고 그러고. B.A.P 멤버들도 누나가 우리를 좋아하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웃음) 멤버들도 모르는 점 위치까지 알고 있어서 신기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안다기보다는 집중을 해서 얼굴을 이렇게 보니까 생각이 났던거라고 말해줬더니 ‘대박’ 막 그러죠. 좀 불편한 거는 이제 다른 친한 애들이 오면 ‘누나, 나는 얼굴 점 어디 있어? 맞춰봐!’ 막 이러니까. (웃음) 근데 제가 중요한 점들만 알지 모든 점을 다 알지는 못하잖아요. 김숙 같은 애들도 ‘언니 나 20년 봤는데 나 점 어디 있어?’ 물어보고. (웃음)”

그런 박소현이 최근 제일 관심을 갖고 있는 아이돌은 누구일까. 박소현은 한 아이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현재 활동하는 모든 아이돌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언급하며 진정한 ‘능력자’의 면모를 뽐냈다.
“1월에는 신기하게 딱 5명이 활동하는 팀이 많았어요. B.I.G, 전설, 임팩트, 로드보이즈 이렇게 네 팀이 다 멤버가 5명이거든요. 그동안에는 7명, 11명, 13명 이렇게 멤버가 많은 게 트렌드였는데 신기하죠. 옛날 H.O.T 시절 생각도 나고. 이미 알려진, 한류를 타고 있는 아이돌들도 물론 잘 알고 있지만 최근 주목하고 있는 아이돌들은 그래요.”
막힘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던 박소현이 대답하기 가장 어려워했던 부분은 실물 최고 아이돌을 뽑아달라는 질문에서였다. 아무래도 많은 아이돌들에 애정을 갖고 있고, 또 그들과 친분이 있는 만큼 한명만 고르기가 쉽진 않을 터였다.
“아이돌은 다 그림 같아서 한 명을 말하긴 되게 어려워요. 실물이 제일 괜찮았던 사람은... (한참의 고민 후) 닉쿤 아니었을까. 물론 얼굴도 잘생겼지만 9등신에 비율이 엄청 좋아요. 그냥 백화점에 있는 마네킹보다 더 비율이 좋을 거예요. 가장 최근에 본 사람 중에는 카이가 비율이 엄청 좋고 멋있더라고요.”

사실 그녀가 아이돌의 외적인 부분에 대해 말하기 어려워했던 또 한 가지의 이유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돌 팬이라고 하면 그들이 어리고, 또 외모가 멋있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가까이에서 그들을 지켜본 ‘성공한 덕후’ 박소현만이 볼 수 있는 이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가 아이돌을 사랑하는 이유는 열정이 있기 때문이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른 살이 넘으면 본인의 열정이나 꿈 이런 걸 잊고 살아요. 그런데 그 친구들을 보면 정말 꿈이 많고, 뭐가 됐든 하려고 해요. 안 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그 안에는 욕심도 있고 질투도 있지만 에너지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에요. 밖에서는 화려해보이고 멋있어 보이니까 아무래도 외모적인 부분을 많이 이야기하시지만 저는 일하면서 그들의 열정이 부럽다고 느끼고, 또 거기에서 힘을 받아요.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생각하죠. 이건 나이가 들수록 더 체감하게 되는 부분인 거 같아요.”
이제 박소현은 자신이 알고 있는 아이돌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능력자들> 방송 이후 많은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 섭외가 들어왔지만 모바일 방송 ‘해요TV’에서 ‘박소현의 아이돌TV’를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박소현의 애정 어린 시선과 관심, 그리고 이미 검증된 진행 실력이 열정 넘치는 신인 아이돌의 에너지와 만났을 때 과연 어떤 시너지를 낼 것인지 앞으로 그녀의 행보를 더욱 기대해보자.
iMBC 김은별 | 사진 김동환,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