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올림픽] '일본인이었던 적 한 번도 없었다'…조국에 메달 안긴 안창림
4,995 43
2021.07.26 23:03
4,995 43

유도 재일교포 안창림, 일본에선 각종 차별, 한국에선 이방인 취급


[올림픽] 유도 안창림, 동메달 획득

[올림픽] 유도 안창림, 동메달 획득

(도쿄=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안창림(왼쪽 두 번째)이 26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73kg급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딴 오노 쇼헤이의 일본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태극기를 바라보고 있다. 2021.7.26 yatoya@yna.co.kr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재일교포들은 일본에서는 한국인, 한국에서는 일본인으로 취급받습니다."

재일교포 3세 안창림(27·KH그룹 필룩스)은 26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73㎏급에서 동메달을 따고 이렇게 이야기했다.

메달 획득으로 얻은 국내 취재진과 자리에서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경계인(境界人)으로서의 애환을 겪는 재일교포들의 이야기부터 꺼낸 것이다.

재일교포 3세인 안창림은 다른 재일교포들처럼 비슷한 아픔을 안고 자랐다.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안창림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모두 일본에서 나왔지만, 대한민국 국적을 버리면 안 된다는 부모님의 가르침에 따라 귀화하지 않았다.

그는 일본에서 살면서 단 한 번도 일본인이었던 적이 없었다.

한국인으로서 병역 의무도 지고 있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면서 대체 복무를 하게 됐다.

한국 국적을 버리지 않은 대가는 작지 않았다. 안창림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차별을 당했다.

일본에서 '국기(國技)'격의 위상을 갖는 유도에 입문한 뒤에는 더 그랬다.

안창림은 쓰쿠바대학교 2학년이었던 2013년 전일본학생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일본 유도의 차세대 에이스 재목감으로 꼽혔는데, 당시 대학교 유도부 은사는 일본으로 귀화를 권유했다.

그러나 안창림은 끝내 한국 국적을 버리지 않았다. 2014년 아예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 선수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올림픽] 바흐 IOC 위원장, 안창림 동메달 수여

[올림픽] 바흐 IOC 위원장, 안창림 동메달 수여

(도쿄=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6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73kg급 경기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안창림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으로부터 메달을 받고 있다. 2021.7.26 yatoya@yna.co.kr

안창림은 일본 유도계로부터 배신자 낙인이 찍혔다.

가슴에 태극기를 단 이후부터는 유독 일본의 견제가 심해졌다.

"다른 선수들에게는 져도 좋지만, 안창림만은 꼭 꺾어야 한다"는 말이 일본 대표팀 내에 돌았다고 한다.

일본 선수들은 안창림을 만나면 더 독하게 경기를 펼쳤다.

남자 73㎏급 세계 최강자인 오노 쇼헤이도 그랬다.

안창림은 오노에게만 6차례 맞대결에서 6번 모두 패했다. 오노의 주특기인 하체 기술에 번번이 당했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에선 정규시간 4분, 연장전 7분 9초를 합해 무려 11분 9초 동안 '혈투'를 펼쳤는데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패배를 기록했다.

당시 안창림은 억울함을 호소하다가 시상대 위에서 눈물을 펑펑 쏟아내 주변을 숙연하게 했다.

도쿄올림픽에서도 안창림의 금메달을 예상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오노의 기세가 독보적인데다, 대회 개최국인 일본이 호락호락하게 안창림에게 금메달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짙었다.

[올림픽] 송대남 코치 품에 안기는 안창림

[올림픽] 송대남 코치 품에 안기는 안창림

(도쿄=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6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73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안창림이 루스탐 오루조프(아제르바이잔)에게 승리를 거두며 동메달을 획득한 후 송대남 코치와 포옹을 하고 있다. 2021.7.26 yatoya@yna.co.kr

이런 가운데 안창림은 일본 유도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투혼을 펼쳤다.

1라운드부터 준결승까지 4경기 연속 연장 혈투를 펼치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준결승에서 아쉬운 반칙 판정에 결승 진출을 끌어내지 못했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정규시간 7초를 남기고 특기인 업어치기를 성공해 값진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창림은 나고 자란 일본 땅에서 조국 대한민국에 메달을 바쳤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4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넷플릭스x더쿠 팬이벤트❤️] 시간이 흐르는 만큼 무한히 쌓이는 상금, 혹하지만 가혹한 <The 8 Show>의 팬 스크리닝&패널토크 초대 이벤트! 2 05.06 25,094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977,782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538,721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291,91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679,877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793,55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4 21.08.23 3,547,66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397,02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55 20.05.17 3,111,76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681,52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8,056,14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04506 이슈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의 경기도 소도시를 소재로 한 자캐(가상캐릭터)커뮤에 성노동자 캐릭터가 등장하여 논란 중 13:39 0
2404505 이슈 에스파 카리나 역대 컨셉 포토(티저).jpg 2 13:36 285
2404504 이슈 요즘은 모르는 사람 많은 명탐정 코난 작가와 코난 성우의 관계.jpg 8 13:36 617
2404503 이슈 주문하신 아메리카노 시럽뺀거 나왔습니다.jpg 2 13:36 617
2404502 이슈 2000년대 초반 살짝 인기있었던 스웨덴 출신 2인조 걸그룹 4 13:35 278
2404501 기사/뉴스 '액션 스타' 스티븐 시걸, 푸틴 대통령 5번째 취임식 참석 [N해외연예] 13:35 78
2404500 이슈 햄스터의 특징.JPG 4 13:34 419
2404499 유머 변우석이 예능 적응을 잘할까 걱정 안해도 되는 이유.jpg 15 13:34 1,362
2404498 이슈 경찰서 앞에서 문 좀 열어달라고 부탁하는 중국의 순찰 로봇 3 13:33 414
2404497 유머 바오가의 기적 롱다리 루이바오🐼 9 13:33 619
2404496 이슈 명품 브랜드 펜디가 강남에 지을 거라는 아파트.jpg 11 13:33 1,158
2404495 기사/뉴스 샤이니 태민, 새 공식 팬클럽명은 '탬메이트'…"짝꿍 의미" 5 13:32 371
2404494 기사/뉴스 이찬원,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트로트화…분위기 UP('홈즈') 1 13:32 76
2404493 이슈 오늘 멜론 일간 TOP10 8 13:31 479
2404492 유머 춤추는 푸바오와 바오할부지 .x 1 13:31 327
2404491 이슈 권율→김원훈·조한철...카메오 풍년인 '비밀은 없어' 13:30 153
2404490 유머 한 학기에 26학점? 그거 거짓말이에요 22 13:30 1,785
2404489 유머 버블에 쌍욕 날린 에스파 윈터.jpg 31 13:29 2,562
2404488 이슈 방송보다 실물이 예쁜 여배우에게 주는 꿀팁 5 13:29 1,025
2404487 정보 펜트하우스 계단씬 촬영현장 계단안전매트사용 5 13:29 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