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당신의 역사] 한국의 모델상 바꾼 ‘못생긴 톱 모델’
중앙일보 2015.06.1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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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해외파 패션모델 김동수
https://img.theqoo.net/bgUsF
https://img.theqoo.net/dzwbL
https://img.theqoo.net/eAGRa
https://img.theqoo.net/cTRZH
https://img.theqoo.net/Zxufb
혜화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타 신관 2층 강당에서 김동수 교수가 포즈를 취했다. 이곳은 학교 측이 김동수의 업적을 기리며 ‘김동수 강의실’로 이름을 붙인 곳이다.
‘못생긴 모델’ 김동수(58). 그는 발리·페레 등 유명 해외 디자이너의 컬렉션에 선 첫 한국 모델이었다. 모델 출신 첫 스타 강사였고, 4년제 대학 모델과의 1호 교수였다. 한국 모델 역사를 쓴 김동수는 아직도 “모델에 대한 선입견이 많은 한국 사회에서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세계가 인정한 동양의 아름다운 얼굴
“안녕하세요. 못생긴 톱 모델 김동수입니다.”
김동수는 늘 이렇게 인사를 했다. 못생긴 톱 모델이라니.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야 하는 모델이 자신의 이름 앞에 ‘못생긴’이란 말을 붙인다는 게 의아하다. 왜 그럴까.
그가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80년대 중반은 얼굴 예쁜 모델들이 주로 활동하던 때였다. 당시 실린 그에 대한 신문 기사의 제목은 ‘앗, 저렇게 못생긴 모델이 있었나. 앗, 저렇게 테크닉이 좋은 모델이 있었나’였다.
“난 그게 너무 웃겼어요. 어릴 때 형제 중에 인물이 못났단 얘긴 들었지만 나 스스로 못생겼다는 생각은 안 해봤거든요. 그리고 해외에선 하도 ‘아름답다’란 칭찬을 받아왔던 터라 그 기사를 보고 한국 정서가 세계와 참 많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죠.”
그때만 해도 한국에선 개성이란 걸 인정해주지 않았다. 무조건 인형처럼 예뻐야 했다. 하지만 그는 생각이 달랐다. “세계의 많은 디자이너와 일하면서 개성 있는 제 외모로 최고의 대우를 받았죠. 한국에서 ‘못생겼다’고 말하는 얼굴을 ‘내 상품화시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김동수 이후 한국의 모델상은 달라졌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의 모델들은 170cm 정도의 키에 큰 눈과 오뚝한 코를 가진 예쁜 얼굴의 모델들뿐이었다. 175cm의 키에 바람에 날리는 듯한 커트 머리를 하고 역동적인 포즈를 취하는 모델 김동수는 당시 한국 모델들 사이에는 충격이었다. 게다가 너무 당당하고 뻔뻔하기까지 했다. 방송과 강의에 나와서 하고 싶은 얘길 거침없이 했다. “돈 많이 안 들여도 멋 낼 수 있다. 왜 성형수술만 하려고 하냐. 하더라도 헤어나 메이크업으로 먼저 변화를 줘 본 후에 해라. 제발 개성을 찾아라”라고 말했다.
그의 등장 이후 한국 모델들의 키가 175cm 이상이 됐다. 개성 있는 얼굴도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못생긴 모델’ 김동수의 얼굴은 ‘세계가 인정하는 동양적이고 아름다운 얼굴’이 됐다.
89년에 해외여행 자율화가 되면서 워킹이나 표현 방법에도 변화가 생겼다. 김동수가 한국에서 처음 보여준 크로스워킹(X자로 발을 교차하며 걷는 워킹)이 대중화됐다. “제가 특강을 하면 학생들뿐 아니라 현역 모델들이 뒤에서 보고 몰래 따라 했대요. 그렇게 걸으면 역동적이고 몸 라인이 강조되거든요. 지금요? 지금은 각자의 개성이 더 중요해서 워킹도 다양해졌죠. 신체 비율만 좋으면 키는 작아도 되고요. 감성이 더 중요해진 거죠.”
중략
https://img.theqoo.net/lCLQA
[당신의 역사] 한국의 모델상 바꾼 ‘못생긴 톱 모델’
중앙일보 2015.06.1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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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타 신관 2층 강당에서 김동수 교수가 포즈를 취했다. 이곳은 학교 측이 김동수의 업적을 기리며 ‘김동수 강의실’로 이름을 붙인 곳이다.
‘못생긴 모델’ 김동수(58). 그는 발리·페레 등 유명 해외 디자이너의 컬렉션에 선 첫 한국 모델이었다. 모델 출신 첫 스타 강사였고, 4년제 대학 모델과의 1호 교수였다. 한국 모델 역사를 쓴 김동수는 아직도 “모델에 대한 선입견이 많은 한국 사회에서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세계가 인정한 동양의 아름다운 얼굴
“안녕하세요. 못생긴 톱 모델 김동수입니다.”
김동수는 늘 이렇게 인사를 했다. 못생긴 톱 모델이라니.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야 하는 모델이 자신의 이름 앞에 ‘못생긴’이란 말을 붙인다는 게 의아하다. 왜 그럴까.
그가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80년대 중반은 얼굴 예쁜 모델들이 주로 활동하던 때였다. 당시 실린 그에 대한 신문 기사의 제목은 ‘앗, 저렇게 못생긴 모델이 있었나. 앗, 저렇게 테크닉이 좋은 모델이 있었나’였다.
“난 그게 너무 웃겼어요. 어릴 때 형제 중에 인물이 못났단 얘긴 들었지만 나 스스로 못생겼다는 생각은 안 해봤거든요. 그리고 해외에선 하도 ‘아름답다’란 칭찬을 받아왔던 터라 그 기사를 보고 한국 정서가 세계와 참 많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죠.”
그때만 해도 한국에선 개성이란 걸 인정해주지 않았다. 무조건 인형처럼 예뻐야 했다. 하지만 그는 생각이 달랐다. “세계의 많은 디자이너와 일하면서 개성 있는 제 외모로 최고의 대우를 받았죠. 한국에서 ‘못생겼다’고 말하는 얼굴을 ‘내 상품화시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김동수 이후 한국의 모델상은 달라졌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의 모델들은 170cm 정도의 키에 큰 눈과 오뚝한 코를 가진 예쁜 얼굴의 모델들뿐이었다. 175cm의 키에 바람에 날리는 듯한 커트 머리를 하고 역동적인 포즈를 취하는 모델 김동수는 당시 한국 모델들 사이에는 충격이었다. 게다가 너무 당당하고 뻔뻔하기까지 했다. 방송과 강의에 나와서 하고 싶은 얘길 거침없이 했다. “돈 많이 안 들여도 멋 낼 수 있다. 왜 성형수술만 하려고 하냐. 하더라도 헤어나 메이크업으로 먼저 변화를 줘 본 후에 해라. 제발 개성을 찾아라”라고 말했다.
그의 등장 이후 한국 모델들의 키가 175cm 이상이 됐다. 개성 있는 얼굴도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못생긴 모델’ 김동수의 얼굴은 ‘세계가 인정하는 동양적이고 아름다운 얼굴’이 됐다.
89년에 해외여행 자율화가 되면서 워킹이나 표현 방법에도 변화가 생겼다. 김동수가 한국에서 처음 보여준 크로스워킹(X자로 발을 교차하며 걷는 워킹)이 대중화됐다. “제가 특강을 하면 학생들뿐 아니라 현역 모델들이 뒤에서 보고 몰래 따라 했대요. 그렇게 걸으면 역동적이고 몸 라인이 강조되거든요. 지금요? 지금은 각자의 개성이 더 중요해서 워킹도 다양해졌죠. 신체 비율만 좋으면 키는 작아도 되고요. 감성이 더 중요해진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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