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리뷰] '랑종' 공포 영화가 아닌, 공포 그 자체
47,020 511
2021.07.05 09:34
47,020 511

0000036973_001_20210705091110160.jpg?typ

영화 랑종 스틸 ⓒ쇼박스 제공

'랑종'은 공포 영화가 아니다. 공포 그 자체다. 영화 '랑종'(감독 반종 피산다나쿤)은 무당의 후손인 님(싸와니 우툼마 분)이 조카 밍(나릴야 군몽콘켓 분)의 기이한 행동을 보게 되고 관찰하게 되고 이 현상들을 촬영팀이 담아내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곡성'의 나홍진 감독, 그리고 '셔터'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합작으로 호러 세계관 최강자의 조합이라며 이미 화제를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랑종'에 비해 '곡성'은 가족 코미디 영화고 '추격자'는 "나 잡아 봐라~"에 그치는 정도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과장이 어딨냐 묻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나 말 그대로다. 2시간을 넘어가는 러닝 타임이지만 지루하거나 잠을 자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고 고문을 당하는 것 같은 트라우마를 안기는 작품이다.

이미지 원본보기0000036973_002_20210705091110261.jpg?typ
영화 랑종 스틸 ⓒ쇼박스 제공


정적인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는 초반부를 믿고 "생각보다 괜찮은데?"라고 느꼈다면 그것이 착각임을 얼마 지나지 않아 느낄 것이다. 정말 놀라면 소리를 지르는 게 아니라 숨을 멈추고 흐느끼게 된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된다. '억! 흐흐흑흑'이라며 극장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관객들의 적절한 추임새와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랑종'은 샤머니즘을 골자로 하고 있으나 그 외의 파격적인 주제와 장면들이 쉴 새 없이 튀어나와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관객들로 하여금 "샤머니즘이고 뭐고 알겠으니 제발 이젠 좀 그만해"라고 빌게 만든다.

이미지 원본보기0000036973_003_20210705091110350.jpg?typ
영화 랑종 스틸 ⓒ쇼박스 제공


관객들의 치를 떨게 만드는 이 서사는 반종 감독의 준비된 자세로 인해 탄생했는데 '랑종'에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극한의 공포를 유발하는 모든 장치들이 종합선물세트처럼 마련되어 있다. '네가 뭘 무서워할지 몰라서 다 넣어봤어'의 정석인 예랄까. 정말 기특해야 마땅한 유비무환의 자세가 괘씸하기 그지없는 사례다.

CCTV의 관점에서 보는 퇴마 의식 전 밍의 기이한 행동들, 어둠 속에서 꺼내는 카메라를 시점으로 따라가는 신 등 안 놀라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의 기괴한 장면들이 연출된다. 점프 스케어를 떠나 이러한 장면들은 꾸준히 지속되며 관객들의 심장을 조여온다.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중반부의 난이도 낮은 장면들에서 공포스러워했던 나 자신을 고찰하게 되는 수준까지 가게 된다.

이미지 원본보기0000036973_004_20210705091110407.jpg?typ
영화 랑종 스틸 ⓒ쇼박스 제공


나홍진 감독을 자신의 아이돌이라 표현했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작품이라 그런지, 어느 정도 '곡성'과 비슷한 지점이 표현되기도 한다. 자연 속에서 포착되는 기괴한 형상이나 형태가 나타나는 장면도 그렇고, 특히 샤머니즘 호러의 가장 큰 성공 여부라고도 볼 수 있는 빙의체의 경우 '곡성'에서 "뭐시 중헌디"를 박력 있게 외치던 배우 김환희의 명맥을 잇는 밍 역의 배우 나릴야 군몽콘켓의 연기가 압권이다.

다만 젊은 20대 여성이 빙의체가 되는 설정 아래 '곡성'에선 등장할 수도 없었던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다. '곡성'의 서사처럼 악귀에 빙의가 되면 오만 가지 욕구에 사로잡히는 듯하다. '곡성'은 어린아이가 식욕이 넘쳐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는 정도에 그쳤다면 '랑종'은 이에 성욕을 추가한다. 하지만 이 성욕의 발산에 있어 여성 주인공은 전혀 주체적인 입장이 아니며 이후 심신미약 상태인 자신이 한 행동들에 대해 인식하고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신은 불쾌함의 선을 정말 제대로 넘는다. 정말 이 영화는 중간 따위 없다. 적정의 선과 타협하지도 않고 극한으로 치닫는다.

그렇다. '랑종'은 선을 '제대로' 넘는다. 기자간담회에서 조언을 해주던 나홍진 감독이 "나는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을) 말렸다"고 할 정도니, 그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는 대충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이 영화가 상영 불가가 되지 않고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것이 신기할 정도다.

혹여나 여름밤의 무더위를 단순히 식히겠다는 취지로 도전하는 사람들에게는 강력한 자제를 권고한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고도 귀에는 흐느낌의 이명이, 마음에는 앙금처럼 끝없이 가라앉는 불쾌함이 남는 작품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에 들어갔다가는 절대 '랑종'을 보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7월 14일 개봉.

목록 스크랩 (0)
댓글 51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에뛰드] 💕뛰드공주 컬렉션💕 ‘마이 쁘띠 팔레트’ 체험 (50인) 458 00:06 26,42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93,91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018,07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88,32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339,751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73,84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3 21.08.23 8,527,96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41,41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9,32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8 20.04.30 8,531,25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30,548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30508 기사/뉴스 아일랜드 밴드 코다라인, 해체 전 마지막 월드투어로 8월 내한 18:53 20
3030507 이슈 조합이 미친것 같은 박보검과 강아지와의 만남(다이슨 광고 비하인드) 2 18:52 94
3030506 이슈 일본 섬마을 아이들이 작별하는 방법 18:52 95
3030505 기사/뉴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조기 종료…제작사 "진심 사과, 경영상 이유" 1 18:51 203
3030504 기사/뉴스 레드포스 PC 아레나, 베트남 호치민 진출…“K-PC방 알린다” 18:50 51
3030503 기사/뉴스 트와이스 4월 말 컴백 & JYP 남녀듀엣 프로젝트 예고 29 18:48 800
3030502 이슈 ‘공무원 1만’ 동원 BTS 공연, 광장 밖은 ‘안전 공백’ 2 18:47 231
3030501 이슈 [KBO] 스타벅스 매진이 가능하다?!?! feat.두산 14 18:47 901
3030500 유머 일본애니보면, 닌자같은 애들이 손을 뒤로 하고 달리는 이유 11 18:46 580
3030499 유머 내 자식이면 해준다 vs 안해준다 7 18:46 546
3030498 유머 강이지 키울 때 의외로 힘든 부분 16 18:45 1,022
3030497 이슈 연년생 하원돌보미 구하는 당근 구인 27 18:44 1,186
3030496 이슈 놀면뭐하니 이번주 예고 먹빼모임 (랄랄 이용진) 17 18:43 1,033
3030495 이슈 워너원 - 켜줘 12 18:41 343
3030494 이슈 이모카세가 주최하는 XXX.jpg 18:40 714
3030493 유머 🐶 🐱 근부자.jpg 4 18:40 425
3030492 이슈 나 고려대랑 이화여대랑 가까운줄 알았음;; 25 18:40 1,997
3030491 기사/뉴스 [단독]국내 연구진, 유기농 생리대 실험…“14개 중 12개 ‘자궁 내막 세포 변형’” 151 18:39 6,640
3030490 이슈 영국 내 액센트 비교 3 18:39 293
3030489 유머 원금 보장+수익까지 보장해주는 충격적인 금융상품 3 18:39 1,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