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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마흔에는 할 수 있을까"…'미친 집값'에 결혼 미루는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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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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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미혼 4인 "치솟는 집값, 절망스럽다"
지금 대한민국의 청춘은 아프고 힘들다. 취업난은 코로나19로 설상가상이다. '미친 집값'은 최악이다. 취업을 했어도 집 때문에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청춘들이 숱하다. 결혼을 포기하니 연애도 사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건수는 21만4000건. 전년 대비 10.7% 줄면서 1970년 혼인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0년 전에 비해 초혼 연령도 남성은 1.4세 상승한 33.2세, 여성은 1.9세 높아진 30.8세를 기록했다.

UPI뉴스가 2030 청년 네 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결혼을 하고 싶어도 현실적인 이유로 미뤄야하는 지금의 상황도 슬프지만, 앞으로도 그런 처지가 변할 것 같지 않은 것이 더 절망스럽다"고 했다.


서울 강동구에서 2년째 카페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김한석(가명, 29세) 씨는 결혼과 연애를 포기했다. 창업 준비까지 하는 상황이라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고 했다. 자연스레 자신감이 뚝 떨어졌다. 

"누군가를 만나려면 돈이 들잖나. 만날 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연애하느라 돈을 써 버리면 미래준비에 지장이 생길 게 뻔하다. 한푼도 안쓰고 모아도 부족할 것 같은데 연애, 나아가 결혼에 돈을 들일 여유가 없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연애를 할 자신감도 점점 떨어져서 최근엔 아예 잊고 지낸다."

김 씨는 함께 가난을 극복할 의지가 있는 상대방을 만나더라도 쉽게 결혼하진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정말 나와 잘 맞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고민이 된다. 창업하고 장사가 안정되어야 연애를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어디 그게 쉽나. 코로나 때문에 창업 후 몇 개월 만에 장사 접는 사람들도 수두룩하고 나 역시 그렇게 될 수도 있잖나. 부모님께 손벌릴 생각은 없으니 결혼하고자 한다면 돈 많은 여친을 구하는 방법뿐인데, 내 외모가 차은우 급도 아니고, 그 사람들이 날 뭐하러 만나주겠나."

정부 정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겠냐는 물음에 김 씨는 "출산율 대책에 쓸 돈으로 제대로 된 일자리나 좀 늘려주면 좋겠다. 2030 일자리가 부족해서 소비가 줄어드는 것이 걱정된다. 미취업자가 많아지면 내 커피 마셔줄 사람들도 줄어들지 않겠나"고 답했다.

이민석(가명, 32세) 씨는 서울 강서구에서 차량 부품 수출사업을 몇 달전 시작했다. 이 씨도 "현재로서는 결혼 계획이 아예 없다"고 했다. 모든 것에는 정해진 때가 있는데 아직 자기에게는 결혼의 때가 오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종합적으로 준비가 안 됐다. 적당한 상대도 찾아야하고 돈 마련해서 집도 구해야 하는데 결혼하면 애도 낳아야 되는데 무슨 돈으로 키우나. 주변에도 부동산 폭등 때문에 결혼 미루는 사람들이 많다. 만약 결혼하게 되더라도 몇 년은 지나야 될 것 같다. 일단은 사업이 잘 돼서 돈 버는 것이 먼저다."

그는 집값 안정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서울 내 재개발을 더 활발히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집값 잡는 방법은 공급을 늘리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본다. 재개발 대상인 집들의 가격은 오를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기간 후에는 재개발 하지 않은 집들의 가격은 점점 내려갈 것이라 생각한다."

"그 기간이 얼마나 될 것 같냐"는 물음에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이래저래 8년 정도는 걸릴 것 같은데 40 되기 전에는 결혼 할 수 있을까"라고 힘없이 반문했다.

서울 여의도 증권사 7년 차 윤재원(35) 씨도 미친 듯 치솟은 집값에 절망하고 있다. 또래보다 잘 벌어도 소용이 없다고 한탄했다.

"작년에 코스피가 미친 듯이 뛰면서 성과급으로만 억대를 받았다. 그러면 뭐하나. 세금만 절반 가까이 내는 동안 서울 집값은 더 미쳐 날뛰었는데. 부모님은 돈도 잘 벌면서 왜 결혼을 서두르지 않냐고 하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다."

최근 암호화폐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며 그의 결혼 계획은 마음속에서 더 멀어졌다. 그는 "코인에 성과급 일부를 넣었는데 수익률이 마이너스 상태다. 이 정부는 집값은 못 내리면서 코인 가격은 잘 잡았다. 손실 난다고 책임질 것도 아니면서 규제만 늘리고 있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최영선(가명, 31세) 씨는 3년째 학원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아이와 나이 차이가 적은 아빠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부동산 문제와 같은 현실적 문제로 최소 5년은 더 걸릴 것 같다고 한숨을 토했다. 부모님께 손 벌릴 처지도 아니다. 

"부모님께 손 벌리기도 미안하다. 지금 나한테 금전적으로 지원해주시면 노후준비는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날 도와주면 동생도 도와줘야 되는데 그러면 부담이 2배나 커진다. 부모님께 손 벌릴 생각은 아예 못하고 있다."

최 씨는 정부가 임대주택 공급을 더 늘리길 원했다.

"LH사태로 공공임대주택에 부정적인 시각이 늘었지만 그럼에도 물량을 늘려야 한다고 본다. 서울이 아닌 경기도 쪽으로 집을 구하더라도 몇 억은 들어가는데 지금 그 정도 돈이 없고 앞으로 5년 후에도 내 집 마련이 될 것이란 보장이 없다. 차라리 비리 척결만 확실히 한다면 임대주택이 나에겐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될 것 같다."

UPI뉴스 / 김해욱 인턴기자 hwk1990@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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