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 앵커 ▶
석달을 넘긴 미얀마 사태.
MBC가 국내 언론으로는 처음, 부대를 탈영한 미얀마의 군 장교를 인터뷰 했습니다.
군부의 학살 행위에 반대 하는 군인들이 절반은 넘을 거라면서 그들도 나처럼 용기를 내라는 마음에 얼굴까지 공개했습니다.
신정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미얀마 동부 샨주 528경보병 여단의 장교였던 '린 텟 아웅' 대위는 지난 3월 목숨을 걸고 탈영했습니다.
17살 때부터 13년이나 몸 담았던 군을 떠나기로 결심한 이유는 국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린 텟 아웅/미얀마군 대위] "2월 1일 쿠데타 직후부터 불복종 운동을 준비했습니다. 쿠데타 세력과 결코 함께 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거짓을 일삼고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파괴하는 테러리스트 같은 집단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군부가 발포와 약탈, 고문 같은 잔혹한 만행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린 텟 아웅/미얀마군 대위] "'털어라, 남기지 말고 다 가져와라'고 했습니다.
군인들은 본인은 물론 자기 가족 몫까지 훔쳤습니다. 통행하는 시민을 붙잡아 고문했고 여성들은 성폭행했습니다."
일반 사병들은 자신은 물론 가족의 신변에 대한 불안으로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린 텟 아웅/미얀마군 대위] "군부는 규정을 들이대며 협박합니다. 통제를 벗어나면 본인뿐 아니라
아내와 자식까지 모조리 잡아들이겠다고 하면서, 식구들을 볼모로 잡고 위협합니다."
자신처럼 탈영한 군인이 많지는 않지만, 동료들의 절반 이상은 군부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증언했습니다.
[린 텟 아웅/미얀마군 대위] "실제 탈영한 군인은 전체 2~3%입니다. 하지만 군인 절반 이상은 군부가 패배할 것이라 믿고, 민주화 운동에 동조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도 아버지와 형의 안위가 걱정되지만, 동료 군인들을 독려하기 위해 인터뷰에 나섰습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미얀마 시민들이 지치지 않겠냐는 질문에, 민 텟 대위는 시민들의 정신력이 군인보다 강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결속력과 의지 면에서 군부는 시민들을 못 이깁니다.군인들은 죽는 걸 두려워하지만, 시민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마음가짐이 다르기 때문에 시민들이 지거나 역사가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
MBC뉴스 신정연입니다.
https://news.v.daum.net/v/20210504203111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