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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시험날짜 착각해서 4학년 시험 본 2학년 트위터리안 모음(feat.팥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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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2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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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를 뒤집어 놓은 실시간 대학원 납치 과정 쭉 모아봤음 

배경색 있는 글씨는 원덬이 쓴거임



본편 들어가기 전에 알고가는 글쓰신 분 스펙

-이공계열

-2학년인데 3학년 수업 들음

-복전도 함



사건의 발단...


오늘의 (닉네임이라 지움)... 시험 26일 다음주인데 22일 오늘인줄알고 시험치러감 그것도...눈 뜨니 시험 십분전이라 15분 거리 5분만에 돌파함 갔더니 ㅁㅁ과에요? 물어보길래 넹! 하고 뛰어들어감 공지 뜬 시험장소랑 시간이랑 학과까지 같길래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앉아있었음



시험지를 받았는데...와 미쳤다싶었음 분명 이 수업에서는 안 배운 내용과 말이 안 되는 난이도인데 그냥 내가 공부를 안해서그랬나??싶어서 그냥 현재 듣고 있는 다른 3학년 수업에서 배운걸로 열심히 풀어봄 시험지 내면서...조교님께 이거ㅁㅁ시험 맞나요? 하고 여쭤봄 시험 치기전에 물을걸 제길


조교님...팔에있는 내 학번 보고 ...??? 아뇨...하심 이거 4학년 ㅁㅁ수업 시험인데... 네...? 한번 확인해봐요 이 강의실에서 시험치는거 맞아요? 네...네...맞는데...잠시만요 확인해볼게요 <(이쯤에서 손떨림...)


조교님...안색 실시간으로 변하시다가 문득 날짜를 보시더니 26일 시험? ...오늘은...22일인데?! 하심 일단 서술형 빼고 다 풀었으니...성적 포함은 안되겠지만 채점은 해봐주신다고 가봐도된다고하심 감사합니다...하고 거의 울면서 나오다가 교수님 마주침


교수님...키 와방 크고 무섭게생기심 약간 리디에 나오는 조폭(죄송합니다교수님)같음... 두번째로 나가서 그런건지...험악하게 인상을 구기며 다가오심 뭐야 너도 찍고 나왔어? 다리풀릴뻔했음 진짜눈물날뻔해서 달달떨리는목소리로 대답함 ...2학년인데 시험날짜를 착각해서...4학년시험봤어요...


죄송합니다...날짜확인잘할게요...죄송해요... 그제야 과잠 학번 확인하시고 2학년인데? 4학년시험을 봤어? 하고 물으심 진짜그냥 도망치고싶었음 ...네.. 풀었어? 네... 어...그래 가봐 네... 하고 그냥 튐


...이상 오늘 아침부터 4학년 시험친 2학년된이야기...진짜 어이가없다 본시험 놓친줄알고 울뻔했는데 아니었음 교수님 덩치도 크고 험악하신데 다가오면서 저러셔서 너무무서웠음 울뻔했음2 지금은 집 터덜터덜 와서 쉬는중...



이렇게 마무리되는 듯 싶었으나.... 몇시간뒤...



교수님께 문자 왔음 확인하자마자 폰떨어트림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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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보고싶어서 안달나심



글 쓰신 분: 집착광공을처음마주치는도망수가이런심정일까


BjzcV.jpg

4시 이후로 찾아뵙겠다고 했음에도 2분 전부터 위치 확인하는 교수님. 두근거려서 못참으신듯


이 글의 다음에 올라온 글

살려ㅈ세


말을잘못함여러분은세치혀를조심히놀리십시오 아 저 (담당교수님) 교수님 학부연구생 문의드려둔게 있습니다 그래? 기다려 하고나가심 이트윗은 교수님이안오시는동안 작성되었습니다 어딜가신거에요



그리고 시작된 팥차


와중에 교수님 나한테 팥차줘놓고 입에맞나? ...넵 그래? 팥차 선물받았는데 내 입엔 안맞아 입에맞으면 이따 좀 가져가 저기요뭘주신거에요


팥차=하데스가 페르세포네한테 준 석류


He's coming



잠시후 교수님이 돌아오고 다시 면담이 시작된듯 


오늘 한끼도 못먹어서...대화하다가 꼬르륵 소리 울려퍼지는바람에 지금 같이 밥먹으러감 밥먹으러얘기하기로했어요 다들저녁챙기세요 저는 최후의만찬일것같지만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교수님와 밥먹으러 간다고 함 근데 메뉴가



아싸 보쌈

보쌈임 기막히는 메뉴선정

@: 이것만 알려주고 가세요 교수님 두 분 중에 누구 고르셨어요 지금도 돗치스키중입니다. 학생 의사가 제일 중요하니까 천천히 생각해보라고 하셨다네요 제 의사는 안들어가고싶은건데

와중에 어떤 교수를 선택했는지 물어보는 질문에는 천천히 생각해보라고 하셨다고 함 (참고로 돗치스키는 일본어로 어느쪽이 좋아?)

일단...폰은 이미 꺼졌고 감사하게도 조교님께 빌린 노트북은 이제 반납해야하니까요 트위터하라고 주신건 아니고 교수님 말씀중에 기록해두고싶은거 있으면 하라고 빌려주신거지만 인생은 언제나 뜻대로 흘러가지않죠 이따 뵙겠습니다

조교님이 노트북도 빌려줬음


교수님: 보쌈 좋아해 ㅁㅁ학생? 나: 막국수 좋아합니다! 막국수 get

막국수 get 했다고 좋아하시지만 저것은 다 교수님이 주는 석류

연구실에서 사탕 팥차 배터리를 get하고 영혼을 내어줌 왜 계피사탕이어야만했을까

점점 늘어가는 석류알(팥차는 못챙겨왔다고 함)


다행히 가방 들고온데다가...시간늦었다고 밥먹고 쫑내주실듯? 충전은...어케된거냐면 폰 진동 부우웅 울리길래 부모님전환가? 구원인가? 하고 폰 꺼냈는데 폰이 꺼진거였어서 슬적 부탁드린거랍니다 제가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그냥 배터리없다고 충전맡겼을리가X

차타구 집가는중 짱맛있었다 또올예정

아놔 해명합니다 친구랑 또올예정임 지금은 아직 차 안이랍니다 내일 시험두개가있어서...도서관갈것

이미 대학원생으로 잡혀들어갔음이 분명함에도 해맑은 글쓴이



그리고 드디어 시작된 교수님과의 면담 후기

우선...연구실 방문했을때부터의 일기를 써야겠음 들어갔을땐 ㄱㅊ았음 ㅁㅁ학과 ㅁㅁㅁ학생? 넵 교수님 맞습니다 2학년? 넵 일단 앉아 하고 차를 주셨는데 이게 그 문제의 팥차였음 뭔지도 모르고...일단 차를 한입 마심 구수하고 달짝지근하면서도 왠지 건강해지는듯한...취향아닌맛

이건...! 뭐지진짜? 하고 미묘한하관으로 눈만웃었음 입에맞나? ...넵 그래? 선물받았는데 내 입맛은 아니야 입에 맞으면 이따 좀 챙겨가 쓰다가 기억났는데 팥차 안 챙겨왔다 크윽 첨먹었을땐...교수님이 날 벌주시려고 일부러 이런걸주셨나했음 그래도 긴장200%라 홀짝홀짝 차 마시면서 대화시작함

무슨 과목 시험 보고왔어? 아 ㅁㅁㅁ학 시험 보고왔습니다 이 과엔 그런 과목 없는데? 복수전공이 ㅁㅁㅁㅁ이라... ㅁㅁㅁㅁ복전을 한다고?

걍 손에 들린 종이 보고계시다가 갑자기 고개들고 물어보시는거에 넘당황해서 넵.맞습니다.하고 묻지도 않으신 복전 이유를 말하기시작함 제가 물론 전공에 가장 관심이 있긴 하지만 저쪽에도 원래 관심이 있었고...구구절절 그럼 ㅁㅁㅁ도 어느정도 하나? ...아직 부족하지만 기초를 배우고있습니다

그러면서 학과생활이나 취미 관심분야같은 사소한것들...얘기나누기시작 딱히 걱정하던 루트는 아닌것같아서 안심하던 나는 급기야 강아지 자랑을 시작함 사진도 보여드림 교수님도 음.하고 끄덕이면서 들어주시는데 간만에 사람만나서 떠드는게 넘 신나는바람에 혼자 계속 떠들다가 결국 마음을 놓음

그래서는안됐었다 -현재(닉네임)의 회고록에서발췌

강아지 발바닥 이야기가 끝나고...교수님이 갑자기 종이를 내 쪽으로 밀어주심 못알아볼순없었음 그건 내 시험지였음 풀이용지까지 내야하는줄 모르고 구석에 그려둔 토끼까지 부정할수없는 내 시험지

3학년 과목 듣는다고 했지? 무슨 과목 듣나? ㅁㅁㅁ듣습니다 ㅁㅁㅁ에서 이런걸 배우나? ㅁㅁ 관련해서 설명하시다가 나중에 배우게 된다고 언급하신 적이 있습니다 구구절절 설명하면서...시험지를보는데 틀린게 절반 솔직히 그래도 어느정도 맞았으니 부르셨으려나ㅋㅋ했는데 ...

아 나 재능있을지두ㅋㅋ하는 마음 절반과...혼나려나 하는 마음 절반으로 갔는데 단숨에 후자로 내리꽂히는순간이었음 이제 혼나겠구나 하는 생각에 단숨에 긴장돼서 좀 눈치보고있는데 풀이과정 남겨둔 풀이 용지 주시면서...풀이했던 부분 하나를 짚어서 왜 이렇게 했어? 물어보심

질문에 너무 눈물이 났는데...그 이유가 난 애초에 4학년 그 수업을 들은적이 없음 듣고 있는 3학년 수업도 솔직히 안 배워본 분야였어서 매번 질문드리고 따로 찾아보고 해서 겨우 수업 쫒아가고있음 그래서...난 걍 풀이를 얼레벌레 해놨던거임 확률 문제 나오면 경우의 수 다 그려보거나

부피 문제 대충 머리나 눈대중으로 계산해서 억지논리 끼워맞추는것처럼... 배웠던 전혀 다른 식이나 논리들을 가져다가 계산한거였고? 그렇게 푼 답이 맞을리가 없었음 왜 이렇게 했냐는 질문이...어떻게 이딴 방식을 꺼내왔냐 니가 초딩이냐? 라고 묻는것같았음 진짜

하지만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어떻게든 내가 왜 이렇게 했는지를 설명하면 조금은 이해해주지 않으실까? 생각이 들었음 나는 그래서는 안됐었다

우선 침착하게 시험봤을때의 기억을 되살려서 끼워넣었던 억지논리들이나 검색 질문으로 알아봤던 것들을...기억해내고 설명하기 시작했음 이 부분에서는 이걸 대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이건 이 이론에서 따왔는데 그렇게 되면 이 부분이 빠지니까 틀린 것 같습니다 근데 이어진 교수님 말이

그럼 그 부분을 어떻게 보완해야겠어? ... 이거듣고 그냥 혀 깨물고싶었음 교수님은 대졸이지만 전 고졸이에요 저 말하는 감자에요 교수님 그걸 알았으면 제가 그 자리에 있었겠죠 등등 하고싶은 말이 많았지만...꾹 참았음 애초에 가정된 상황이 다르므로 아예 다른 이론이 필요할것같습니다...

그리고 저 말을 들은 교수님의 대답 네가 전문가야? 어떻게 새 이론이 필요할거라고 확신해? 필요하다면 어떤 이론이 필요하지?

이쯤에는 무섭기도 무서웠지만 너무 오기가 생겼음 담당 교수님도 수강 과목 교수님도 아니신 분이 학부생을 불러서 왜 이러시는건지...듣고싶은 답이 대체 뭔지 당시 생각으로는...내 멍청함을 내 입으로 직접 토로하는걸 듣고싶어하시는것같았음 마치 수에게 뭘 해줬으면 좋겠는지 말해보라는 공처럼

교수님이 원하시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내 멍청함을 낱낱히 토로하는 것 혹은 내가 죄송하다고 비는것...둘 중 하나인것같았음 당시엔...그래서 울컥해버린 사회초년생은 학부생주제에 건방진 대답을 해버림 지금 목표: 타임머신 개발해서 그때의 내 입 막고 기절시키러가기

내가 한 대답은...ㅋ...ㅋㅋ...갑자기 쪽팔리지만... 전문가가 아니니 전문가가 되려 배우는 과정이고 지금 제 지식 수준에서는 새 이론이 아니면 설명이 안 되기 떄문입니다 였음...그런 뒤 속으로 이 부득부득 갈며 내가 쓴 이론을 문제에 못 쓰는 이유를 구구절절 말하기 시작함

애초에 질문은 어떤 이론이 필요하느냐였지만...난 고작 2학년 학부생 찌끄레기고? 새 이론을 생각해낼 머리도 되지 않음 게임 너무 많이 해서 굳어버린 머리로 할 수 있는 건 어케든 말 갖다붙여서 내 논리나 그렇게 한 이유를 어떻게든 납득시키는것뿐이었기때문에...

전공책을 두고와서 집에 돌아온 허망한 데학생... 어쨌든 당시에도...저 얘기 하고 곧바로 후회했음 왜냐하면 상식적으로 1. 교수님이 바라고 있는 게 저 두개라고 생각했다면 그에 맞춰 대답하는게 옳은 일이었음 2. 아직 비전공자인 내가 전공자에게 논리를 납득시킬 가능성은 낮음

3초만에 후회루트로 진입한 나는...슬슬 눈치를 보기 시작했음 ...물론 그런 문제는 이 분야의 다른 연구자들도 떠올릴 수 있을 문제이니 이미 연구되어서 정립된 이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입을 다묾...더 말해봤자 구구절절 변명에 멍청한데 오기만 가득한 학생이 될 게 분명했음...

여기서 교수님 대답이...나한텐 진짜 확인사살이었던게 당연하지 학부생 머리에서 나올만한 문제가 학계에서 안 나왔을리가 있겠어? 아 진짜 오답이었구나...걍 잠깐만 참을걸 생각이 들고 이쯤에서 눈시울 좀 뜨거워졌는데...난 어른이니까2꾹 참았음 그냥 네 맞습니다 교수님 하고 고개숙였는데

교수님이 그 문제를 보강한게 이 이론이라고 갑자기 설명을 시작하심 이 식을 이렇게 넣고 이렇게 가정하면 문제도 보완하면서 네가 말한 이론도 쓸수있다며 식 하나를 풀어주시는데?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음 하지만 교수님께 따로 시간 받아가며 공부할 기회는 별로 없긴 하니까...들음 문제는 다음임

교수님: 그럼 이제 풀 수 있지? 다시 풀어봐 
????????????? 여기서요? 이렇게요? 갑자기요?

하지만 교수님은 자비로우셨음 공식 설명해주신 종이는...안뺏어가심 어차피 공식도 눈앞에 있고 모든 문제는 대입하면 풀리긴 하니까...열심히 쫌쫌따리 대입해서 풀었음 그런식으로 틀린 문제들을 하나씩 풀고 또 틀린것들은 피드백받아서 적어옴...

그리고 나온...문제의 그 발언
ㅁㅁ학생 이 분야 더 깊이 공부해보고싶은 생각 없?
아직도 궁금함 무슨 대답을 했어야하는지

아놔 없어인데 잘려버렸음 내 미래처럼 어쨌든...난 그때 매우 쫄아있었고+그래도 이렇게 따로 배울 기회를 받고 문제를 풀었다는 사실에 조금 뿌듯해진 상태였어서 이 분야를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 차근차근 기초 공부를 하고있습니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이때로 돌아가서 날 기절시킬것이다

대화가 이때부터 급진전됨 이 분야로 빠질거야?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이것저것 더 공부해봐야 확실히 길을 정할 것 같습니다 복수전공으로 빠질 가능성은? 그쪽도 생각하고 있지만 제가 지금 하고 싶은 분야는 이쪽과 저쪽 전공을 모두 알아야 해서 이것도 더 공부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교수님: 그럼 졸업하고 대학원 입학할 생각은?


저 말 듣고 아득해짐 아득해졌다기보단 정신이 현실로 돌아왔다는 표현이 더 맞긴 함 폰이 죽기 전 봤던 대학원 가는 것 아니냐며 날 놀리던 지인들과...무수한 인용들이 떠올랐음 어떻게든 돌려서 아직 미래가 명확하지 않다는 뜻을 전달하는데...한번 더 물으심 학부연구생부터 시작하는 건 어때?


그리고 여기서 난 그 발언을 해버림 아 저...ㅁㅁㅁ(담당교수님)교수님께 학부연구생 문의드린 게 있습니다 (=살려주세요) 그래? 기다려.

그렇게 교수님은 한동안 돌아오지 않으셨고... 난 조교님과 저 지금 도망칠까요? 아니 넌 못가ㅋㅋ하고 장난을 치며 약 20분간 교수님을 기다렸음 그리고 돌아온 건 둘이었다 나간 건 하나였는데도

돌아오신 건...뭔가 합의가 제대로 되지 않은 듯한 교수님 두 분이셨음 두분은 날 앞에 두고 내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함 제 의사는요

그렇게 뭔가 이야기를 나누시다가...여전히 합의가 안 되신 모양인지 직접 물으심 어느 부분부터 배워보고 싶어? 학생 의사가 제일 중요하니 편하게 대답하게 도망치고싶습니다.

물론 저렇게 대답하진 않았구요 또다시 구구절절 말을 시작했음 저는 아직 배우는 과정에 있는 한낱 학부생이고...아직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그만한 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그냥 지금 배우는 기초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했다 스루 나의 말

교수님들...정말 보지는 않으시겠지만 만약 보신다면 한 번 여쭙고 싶습니다 어째서 제 대답에 대한 답이 그걸 누구에게서 배우고 싶어? 였나요

여기서 대답을 잘못하면...망할 거란 확신이 들었음 한 분은 담당 교수님이시고 한 분은 나의 4학년 공부를 이끌어주실 교수님 게다가 학부연구생을 신청했던 건 정말 배우고 있던 내용을 직접 실습해보고 이해하고 싶다는 의도였지 대학원에 가고 싶다는 의도는 아니였음

어떻게든...이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한 번 변명을 시도함 저는 대학에 다니며 ㅁㅁ분야도 공부할 생각이 있고 ㅇㅇ분야도 공부할 생각이 있으며 가능한 다양한 경험을 해본 뒤에 나아갈 길을 정하고 싶습니다 교수님: 맞는 말이야 학부연구생도 다양한 경험이지

이 시점에서...나는 차라리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치거나 갑자기 닌자가 나타나 날 기절시켜줬으면 했음 난 무교지만 속으로 간절히 기도함 제발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내려주세요 그리고...기도에 대한 응답이 돌아옴 꼬르륵

하늘은 언제나처럼 날 구원해주지 않았지만 구원이 셀프라는 말이 있는것처럼 언제나 날 구하는 건 내 자신임 아침밥부터 점심까지 싹 거른 내 자신이...날 구원한거임

두 분 모두...트월킹하는 오리를 본것마냥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날 보심 ...꼬르륵 다시 한 번 들려온 소리에...교수님들도 이제 내 배 상황을 이해하신 것 같았음 조금 머쓱한 표정으로...밥 먹으러 가서 마저 얘기하죠? 하심 옳은 선택이셨습니다 조금만 더 있었으면 옆에 화분 뜯어먹을뻔했어요

이건 별 관련은 없는 이야기지만...교수님들 식사 메뉴 정하시는 것도 너무 교수님들다웠음 나가서 먹을까요? ㅁㅁ쪽으로 가죠 ㅁㅁ에는 학생들이 많을텐데 이야기를 나누려면 적은 곳이 낫지요 그럼 ㅇㅇ쪽으로 갈까요? 그렇게 합시다 ㅇㅇ에 유명한 것들이 1 2 3 있는데 3은 학생한텐 좀 그렇죠?

사실 식당이랑 메뉴 정하는데 5분 넘게 걸림 점점 화분으로 눈길이 갔지만...애써 허벅지 꼬집으며 참음 밥 먹고 갈거니? 하시는거 내일 시험 두개라 식사 마치면 가야할것같다고 냉큼 물고...교수님도 그럼 퇴근하신다고 짐 챙기시는동안 팥차 다 드링킹하고 노트북 반납한 뒤 폰을 받음

교수님들은 내게 선택지를 주셨음 보쌈이 좋나 한식이 좋나 고기에 눈먼 나는 냉큼 기회를 물었음 보쌈이 좋습니다 교수님

교수님: 보쌈 좋아해 ㅁㅁ학생? 나: 사실 막국수 좋아합니다! 그렇게 막국수를 쟁취함 사실 지금 와서 고백하자면 이건 나름대로 머리를 굴린 결과였음 보쌈집에서 막국수만 시켜먹을수는 없음 당연히 보쌈도 시켜야함 그럼 난???고기에 막국수까지 얻어먹는거임

진짜 이건...지금 생각해도 신의 한 수가 틀림없음 크으 그렇게 나는 교수님 차를 타고...보쌈맛집으로 가서 보쌈(中)+막국수+미린다 파인애플맛을 얻어먹음 이 시점에서는 사실 너무 배고파서 두려움이나 눈치따위 보이지 않았음 그래도 물 따르고 수저 놓아드리는 이성은 지킨 유교걸

이 뒤로는 사실...별 일은 없음 학부연구생이 되면 하는 일이라거나...대학원의 장점에 대해 설명해주셨고 자격증 추천을 받았으며 복수전공 생활이나 가장 관심있는 분야와...면접 때 말씀드렸던 교내 자격증 공부 현황을 물어보심 그거3학년부터딸수있잖아요 사실제게관심이없으신거죠

물론 저렇게 말씀드리진 않았구요 최근 관심있는 분야나...하고 있는 동아리 활동 등에 대해서 신나게 얘기함 사실 요즘 시험기간이라 도서관 개관시간부터 폐관시간까지 박혀있는 탓에 이렇게 누군가와 관심 분야를 얘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뻤음 대학원얘기빼고

기억에 남는 상황 요즘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나? 지질학과 천문학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건 아예 다른 과 아닌가? (표정 안 좋아지심) 이미 복수전공이 있어서 전공으로 할 생각은 없고 그냥 전문적으로 배워 보고 싶은거라 교양으로만 들을 것 같습니다 그렇군 (표정 환해지심)

@: 우린 그걸 전공이라고 불러 @@: 대체 왜 배우고싶은게 그렇게 많아 그렇지만 같은 학비를 내고 배우고 싶은 분야들을 다 배운다...? 이건 개이득이죠 생각을 해보세요 이만원내고 넷플 왓챠 웨이브 다 볼수있다고하면 보는게맞지

기억에 남는 상황2 이전에 타 과 건물 잠깐 들렀다가 마주친 교수님과의 이야기를 슬쩍 드리면서 아직 저는 가고 싶은 분야가 너무 많고 결정하려면 지식이 더 필요하다고 살짝쿵 떡밥을 깔았는데(당시 전과 권유하심)

(예전 글)
아니 타과건물에서 길 잃어서 아무나 붙잡고 제가 타과생이라...ㅠㅠ하고 길 여쭤봤는데 교수님이신데다가 이쪽 과 학생들한테 관심많다고 커피한잔하면서 얘기좀나눌까요? 하셔서 얼떨결에 교수님 연구실 잡혀옴 뭐야 뭐냐고

살려즈세요 교수님연구실왠지따뜻하고포근해서싫어엇

... 풀려났어요 커피사탕도 잔뜩 받음... 다음에 또 오래...



교수님은 호락호락하지 않으셨음 두 분이 합심해서 디펜스를 까심 그건 여기에서도 충분히 배울 수 있어 대학원 진학하면 마음대로 연구할 수 있네 < (꾸준) 마치 미모사처럼... 슬적 건드리면... 냉큼 대학원 이야기로 돌아가심 결국저는 여기보쌈이정말맛있어요 이야기로 돌아갔답니다

교수님들과의 밥탐은 이야기와 함께 대강 여기서 끝난답니다 이 뒤에는 별 게 없는 게 도서관 가서 봤던 시험 기억 못한부분 함 읽고 내일 과목 공부하려고 보니...전공책이 없어서 집에 와서 강의 다시 들으며 글을 썼어요 별볼일없는 대학생의 롤러코스터같은 일상인데 많이들 봐주셔서 감사하다네요

이제 소소하지만 지인분들 혹은 지인의 지인분들께 들은 질문 답... 
Q. 어느 계열인가요? 
A. 이공계열입니다. 
Q. 3학년 수업은 왜 들으시나요? 
A. 많은 사연이 있는데 사적인 게 얽혀있어서...다만 커리큘럼상 2학년때 들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미리 듣고 있습니다!

Q. 보쌈은 누가 사셨나요 
A. 전공 교수님이 사주셨습니다! 다른 교수님은 다음에 한 번 사주겠다고 하셨다네요 
Q. 지질학 천문학은 왜? 
A. 천문학은 어릴 때부터 쭉 관심이 있었어요! 우주에 대한 것들을 보면 막 두근거리지 않나요ㅠ 지질학은 현재 하고 있는 동아리들 중 하나와 관련이 있습니다!

Q. 복전도 이공계인가요? 
A. 네! 전 룸메가 같이 하자고 꼬셔놓고 도망갔습니다. 올해부터 듣고 있는데 사실 이 쪽 분야도 계속 좋아해왔어서 즐겁게 듣고 있습니다. 
Q. 2학년이면 01?
A. 세상엔 보통 생각하는 해당 학년의 나이가 아닌 사람도 있으니까요! 신상 관련은 쉿


Q. 공부만 하시나요 
A. 저는 겜창입니다 사실 중독에 가깝죠 이 계정도 원래 게임계정입니다 
Q. 시험 강의실 들어갈 때 이상한 걸 못 느끼셨나요 A. 이시국이라 애초에 시험만 대면으로 보는 과목이 많아서 동기들 얼굴을 거의 모릅니다^~ㅠ게다가 인원수가 많아서 두 반으로 나누어 보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다고는 생각했지만 제가 공부를 잘못한거라고 생각해서...그냥 보고왔습니다 여러분은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시면 바로 조교님께 말씀드리시길 바랍니다...
Q. 대학원 가시나요? 
A. 사실 딱히 이 일이 아니었어도 갈 생각은 있었답니다 다만 이렇게 직접적인 제의를 받을 줄은 몰랐고
더군다나 이런 일을 계기로 제안받을 줄은 몰랐으며...저는 아직 건드려보고 싶은 것들이 많은 것에 비해 실력도 의지도 부족하고 분야도 명확히는 정하지를 못해서 계속 배우면서 정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가고 싶다고 들여보내 주는 곳은 아니겠지만요...

Q. 교수님과 대면 안 떨리셨나요 
A. 역질문을 들었을 때는 정말 떨렸지만...이번엔 제가 실수를 했던 참이라 많이 긴장했어서 그렇지 연구실에서 개인적으로 대화하는 건 좋아합니다! 고등학교 때도 점심시간마다 교장실에 가서 수다도 떨고 그랬던 기억이 있네요!

Q. 그래서 어느 분에게로 가실 생각이신지 
A. 사실 제가 지금 가고 싶은 분야는 옆 전공이랑 더 관련이 있는 것 같아서...그쪽을 호시탐탐 노리는 중이긴 합니다 좀더 알아봐야겠지만요! 아직 어디라고 확실히 정할 만큼 목표가 뚜렷한 사람이 아닌지라^~ㅠ

Q. 교장실은 어떤 계기로 
A. 새 동아리를 만들었는데 이미 동아리들이 많아서 담당 맡아 주실 선생님이 없으셔서...교장선생님께 부탁드린 사람은 없겠지 싶어서 들렀답니다 지금까지도 간간히 연락이 오긴 하세요!

Q. 목표 
A. 가능한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강아지와 행복하게 살기...사실 비슷하게 살고 있습니다 
Q. 조언 
A. 뭘 조언할 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지만... ..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삽시다 저 같은 사람도 얼레벌레 이것저것 해가며 행복하게 살고 있답니다 안 해 보고 후회하기보단 해 보고 후회하자구요

Q. 꿈 
A. 어릴 때는 기린(왠지 모르겠습니다)이랑 명왕성에 가 보는 거였고...지금은 연구원 쪽이 꿈입니다 궁금한 분야를 직접 연구하고 증명하는 것에 로망이 있기 때문에 
Q. 규칙적인 생활 
A. 요즘 도서관 개관 시간에 맞춰 다니면서 많이 규칙적으로 변했습니다. 원래는...
새벽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산책만 한 바퀴 하고 들어와서 다시 자고...점심때쯤 깨고... 
Q. 체력관리
A. 따로 관리는 안 하지만 본가에 있을 때는 강아지가 하루 n시간씩 절 끌고다녔습니다. 강아지가 저보다 셉니다.

오늘의 교훈: 세상에서는 차라리 주작이었으면 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 그리고 님한테는 한달에 다섯번정도 그게 일어남 
저기요


이 분 인생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재밌었다


+저 썰 풀던 도중에 교수님한테 온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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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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