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9년 GQ코리아 인터뷰 >
(부분부분 생략)
- 지난 12년을 돌아보면 서현은 열심히 일했고, 열애설이나 구설수 한번 없었죠.
- 데뷔 전에는 부모님이든 선생님이든, 잘못하면 알려주고, 공부하기 싫어도 학원에 보내고, 잡아주는 어른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데뷔하니, 모든 게 제 자신에게 달린 거예요. 스케줄이 너무 많아서 내가 어제 뭘 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날들이 이어졌고, 이렇게 살다간 십 년 뒤엔 아무 생각 없는 사람이 될 것 같았죠. 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 생각했고 규칙들을 만들었죠. 하루에 책을 5분이라도 읽자. 술을 마시지 말자. 인스턴트를 지양하자 같은. 피곤하니까 그냥 자고, 배고프니까 그냥 먹는다고 해요. 그게 쌓이면 내가 되는 거잖아요.
- 단련하듯 살았군요.
- 사람들은 애늙은이라고들 했지만, 오히려 제가 어리니까 그런 거예요. 어리니까 유혹에 빠지기 쉬웠고, 내가 나 자신을 지켜야만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들 눈엔 답답해 보였을 거예요. 인스턴트 먹으면 “언니, 그거 먹으면 죽어요” 그랬으니까. 하하.
- 과거에 서현이 아이돌 출신 외교관이 되고 싶다고 했을 때, 누군가는 “아이돌이 뭘 할 수 있겠어”라고 했겠지만, 작년에 남측 예술단의 진행자로 평양에 갔죠. 할 수 있는 영역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해내보인 셈이에요.
-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죠. 나의 뭘 보고 국가에서 그런 큰일을 맡겨줬을까 싶었고요. 어릴 때, 한국인으로 태어났으니 나라를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의미 있는 일을요. 앞으로도 제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얼마든지 돕고 싶어요
- 어떻게 그렇게 꼿꼿한 폼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 어릴 때부터 전 항상 ‘나는 소녀시대 막내야. 여기에 먹칠하면 안 돼’라고 생각했어요. 흔들릴 때도 ‘난 이런 사람이니까 이걸 지켜야 해’라고 생각했으니까.
- 언제부터 그 힘을 조금씩 빼게 됐나요?
- 규칙들로 얽어매지 않아도, 나 스스로 알아서 잘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다음부터. 내게 어떤 길이 좋은 것이고 옳은 것인지 기준이 생겼고, 내가 그걸 지킬 힘이 있다는 걸 깨닫고 나서는, 어깨의 힘을 좀 풀었어요.
- 술을 제일 많이 마셔본 건 언제예요?
- <시간> 종영 회식 때요. ‘그래, 내가 주인공이니까 끝까지 남아서 마신다’는 각오로, 거의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마셨죠. 양주 반, 맥주 반을 섞은 폭탄주 세 잔을 원샷했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렇게 마셨는데, 집에 와서도 회식 자리인 줄 알고 어머니가 “씻어야지”라고 하면 제가 “어, 손대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갈게요” 이랬대요. 그때 처음 알았어요. 술의 고통을. 막상 술을 마시면 절제를 못하면 어떡하나 했는데, 괜한 걱정이었어요. 마시고 더 싫어졌어요. 하하하.
- 현재의 서현을 가장 잘 표현하는 건 어떤 말일까요?
- 진취적인, 도전하는. 예전의 제가 절제하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은 자유로워요. 엄밀히 말하면, 과거엔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예해왔어요. 지금은 멀리 있는 인생만 보지 말고, 순간순간이 즐거워야 그게 모여서 행복이 된다고 생각해요.
- “최후의 승자는 선한 사람이다”라는 신념은 여전한가요?
-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살면 바보같이 당하고만 사는 거 아니냐고 해요.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고요. 하지만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더 믿어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에게 떳떳한 거라고 생각해요. 당장 내일 죽어도, 스스로 떳떳하게 살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 설령 내가 잘 되지 않는다 해도, 요행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게 멋진 거 아닐까요? 선하다는 건 결국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요.
ㅊㅊ ㄷㅁㅌ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