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유머 이재익 PD의 브레이브걸스 역주행 소감.JPG
4,848 18
2021.04.07 00:41
4,848 18

HElqh.jpg





긴 장마가 끝나고 가을바람이 조금씩 일던 어느 날이었다. 필자가 진행하는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시사특공대>는 아주 가끔 가수들이 출연해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는데, 2020년 9월13일 방송 출연자가 브레이브걸스였다. 데뷔한 지 10년이 되도록 뜨지 못했지만 한번도 포기하지 않은 집념의 걸그룹. 멤버 교체도 많았고 결성 당시 함께 활동하던 걸그룹들은 모두 가요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는데도 이름처럼 용감하게 버티고 있던 그들이었다. 매니저에게 새로 나온 노래를 건네받고 별생각 없이 들어봤는데, 어라? 노래가 왜 이렇게 좋아? 나만 좋은가? 같이 일하는 작가들도 같은 반응이어서 섭외를 결정하고 브레이브걸스를 초대했다.

감동받았다. 그들의 모습에서는 밥벌이의 숭고한 정신이 느껴졌다. 이를테면, 박봉에도 꿋꿋이 범인을 쫓는 형사나 실연의 아픔을 숨기고 사람들을 웃겨주는 개그맨, 혹은 태풍으로 작살난 논밭을 묵묵히 살려내는 농부를 볼 때 느끼는 그런 감동 말이다. 그들은 화려한 조명이 있는 무대도 아니고 청취율 팍팍 나오는 <컬투쇼> 같은 프로그램도 아닌, 시사 프로그램 일요일 방송에 나와서 최선을 다했다.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왔다가,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 진 그 위에서 어디에다 무릎을 꿇어야 할지 고민하는, 이육사의 시 ‘절정’의 주인공마냥! 그들은 버틸 만큼 버티고 언제 해체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에서도 가수로서 해야 할 몫을 할 뿐이었다. 관객도 없는 스튜디오에서 카메라를 보며 노래하고 춤추고, 썰렁한 내 개그에 한껏 웃어주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방송 내내 나는 진심으로 기도했다.



‘이 용감한 소녀들에게 제발 기적이 일어나기를.’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989475.html#csidx1e7c69e97457ba99df92349edf7b05b onebyone.gif?action_id=1e7c69e97457ba99d

목록 스크랩 (0)
댓글 1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쿠X유세린🩵 유세린 이븐래디언스 브라이트닝 부스터 세럼 체험단 50인 모집 387 03.09 47,33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62,437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22,06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54,93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260,29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4,92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09,76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28,05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0 20.05.17 8,639,43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0,10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06,967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16531 유머 고대 백제인 외모 복원.jpg 4 20:18 315
3016530 기사/뉴스 덱스, 고윤정과 때아닌 추격전에 '멘붕'.."왜 이렇게 빨라" 1 20:18 142
3016529 이슈 조금전 루이비통쇼 도착한 26 올림픽 피겨 금메달🥇 알리사 리우 2 20:17 285
3016528 이슈 롯데 두바이 신상 6 20:17 610
3016527 팁/유용/추천 사람인 지원자통계 기능 추가됨 (대학·학과·학점까지 공개) 2 20:17 267
3016526 이슈 소속연예인이 딱 두명인데 그 두명이 대박인 기획사.x 20:16 668
3016525 기사/뉴스 아이유 "'소속사 식구' 우즈 밀어주기 오해 생길까..타이밍 봐"[팔레트] 1 20:16 233
3016524 이슈 14,900원 중식 뷔페 6 20:16 612
3016523 이슈 증언들 | 메인 예고편 | 디즈니+ 20:16 106
3016522 유머 아이바오 푸바오 루이바오 후이바오 생후 비슷한 시기 몸무게 비교 8 20:15 355
3016521 기사/뉴스 [속보]이란, 트럼프에 "제거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위협 15 20:15 598
3016520 이슈 윤하 첫번째 리메이크앨범에서 제대로 윤하스타일로 편곡되서 반응 좋은 2곡 20:15 75
3016519 기사/뉴스 日, 세계 첫 유도만능줄기세포 치료제 승인… “난치성 질환 새 지평” 20:14 80
3016518 이슈 아역 배우 때가 워낙 레전드였어서 그 이후로는 작품으로 크게 주목 못 받았던 다코타 패닝이 연기로 극찬받은 영화.jpg 4 20:13 986
3016517 기사/뉴스 [단독] 삼정KPMG서 3개월 새 회계사 2명 숨져… 과로 주장도 15 20:11 1,421
3016516 유머 경찰: 당장 차 옆으로 세우고 일어서세요 20:11 416
3016515 이슈 윤산하 인스타그램 업데이트🐱 1 20:11 181
3016514 유머 보다보면 눈물 고이는 그림들 12 20:10 932
3016513 이슈 미친 대진표 짜진 여자 아시안컵 8강 대진표 근황.jpg (중국vs대만) 5 20:08 740
3016512 이슈 지금 케이팝 프로모션 중에 제일 신박한 듯 20:08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