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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국민 분노케한 '조선구마사'..역사자문 박사도 "강한 우려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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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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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포스터. 홈페이지 캡처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포스터. 홈페이지 캡처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제작진 측이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사과문을 냈다. 그런데도 비난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최근 중국이 한복, 김치 등을 그들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동북공정'을 펼쳐 반중 정서가 확산한 상황에서 국민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어서다.


역사자문 학자 "제작진에 우려 표했다"
이번 논란은 드라마 엔딩 크레디트에 '역사 자문'으로 이름을 올린 이규철 박사에도 불똥이 튀었다. 네티즌 사이에선 "역사자문을 받은 드라마라는 사실이 놀랍다"는 반응과 "제작진이 관련 조언을 받더라도 내용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 나서서 해명하지 않는다는 건 동북공정에 동조한다는 뜻"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15세기 조선 시대사 연구를 해온 이 박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몇 안 되는 전공 역사학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원칙대로 자문했다"며 "현재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했고, 그 외 다른 부분도 다양하게 지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영 전 최종 결과물을 볼 수 없었고, 역사자료에 입각한 학자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이 안 돼 아쉬움이 크다"며 "현재는 저도 제작진과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자본 연관' 의혹은 계속
지난 22일 첫 방송 된 조선구마사는 술상에 중국 음식과 소품을 올리고, 극중 인물이 중국 전통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장면을 내보내 논란이 일었다. 중국 자본이 드라마 제작에 투입됐다는 의혹이 일자 제작진 측은 "이 작품은 순수 국내 자본으로 만든 드라마"라며 "최근 이슈가 됐던 중국 협찬이나 제작 지원 사례와 달리 100% 국내 자본으로 제작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제작사와 작가가 중국 자본과 연관돼 있다는 의혹은 이어지고 있다. 제작사 YG스튜디오플렉스의 모회사인 YG엔터테인먼트에 텐센트와 상하이펑잉 등 중국 자본이 투입됐고, 박계옥 작가는 최근 중국의 쟈핑픽처스와 작품 계약을 맺었다는 정보가 인터넷에서 ‘정황 증거’로 제시되면서다. 중국에 본사를 둔 쟈핑픽처스는 한국 유명 작가들과 계약을 맺고 한국과 중국에 드라마를 동시 방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앞서 박 작가와 YG스튜디오플렉스는 지난 2월 종영한 tvN 드라마 '철인왕후'에서도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극 중 조선의 기생집에서 충녕대군이 구마사제에게 월병, 피단 등을 대접하는 장면. 사진 SBS '조선구마사'

극 중 조선의 기생집에서 충녕대군이 구마사제에게 월병, 피단 등을 대접하는 장면. 사진 SBS '조선구마사'



"좌시할 수 없다"는 한국 네티즌들

한국 네티즌들은 "이런 사례를 방관해선 안 된다"며 직접 행동에 나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ㆍ문화체육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제작을 지원하는 광고주에게 직접 항의하는 식이다. 실제 명인제약, 블랙야크, 삼성전자, 시몬스 등 업체들이 광고 편성을 중단했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역사 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중지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하루 만에 15만 5000여명이 동의했다.


중국에도 퍼진 조선구마사 논란

조선구마사는 중국에서도 화제다. 한국에서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조선구마사와 중국 드라마 출연진의 모습을 비교한 사진 등 조롱 섞인 글도 SNS에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왜 그들의 전통적인 한복과 머리 스타일을 버렸나" "그들은 중국식 전통의상(한푸)과 머리 스타일을 더 예쁘다고 생각한 것이냐"와 같은 댓글이 이어졌다. 극 중 중국 음식이 등장한다는 이야기에 중국 커뮤니티에서는 "한국인은 중국문화를 훔치면서도 중국 풍조를 배격하려 한다" "그럴 거면 한문도 금지해라" "허구작품에서 진실을 찾는 사람이 문제다"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중국과 한국의 문화ㆍ역사 왜곡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치와 한복의 '원조 논쟁'이 대표적이다. 지난달엔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가 윤동주 시인, 김연아 등의 국적을 중국, 민족은 조선족으로 표기해 논란이 됐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최근 성공한 퓨전 사극 작품이 많아지면서 고증보다 재미를 추구하는 드라마 제작 경향이 강해졌다"면서 "역사적 상식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더해야 하는데 연출진의 근본 없는 상상력이 화를 부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풍의 연출은 드라마 맥락상 등장할 수 있지만, 박계옥 작가의 이전 작품인 ‘철인왕후’ 등에서 누적되어 온 시청자의 비판"이라고 이번 논란을 분석했다.

권혜림·최연수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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