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국토부에 GTX-A·B·C 정거장 신설요청 공문
국토부, B노선 '동역사역' 추가검토…"비용부담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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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해철 기자 = 서울시가 정부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정거장 신설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반기 기본계획 수립이 예정된 GTX-B노선에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을 추가해달라고 전달했다. 서울시가 B노선 정거장 신설을 공식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이와 관련 검토에 나설 계획이지만, 정거장 신설 여부는 '미지수'다. B노선의 사업성이 낮기 때문에 정거장 추가에 따른 비용까지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 때문이다.

◇서울시 "시청·동역사·왕십리역에 GTX 정거장 추가" 요청

21일 국토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국토부에 GTX-A·B·C 사업과 관련해 정거장을 추가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A노선에는 시청역, B노선에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C노선에는 왕십리역을 각각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는 내용이다.

서울시가 도시교통실의 검토를 거쳐 GTX 정거장 신설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GTX 사업 목적이 수도권에서 서울 도심으로 빠른 진입을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이라며 "최적의 환승 기능을 갖춘 지점에 정거장을 신설해 교통편의를 높여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서울시가 정거장 신설을 요청한 시청역(A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B노선), 왕십리역(C노선)은 모두 서울지하철 2호선으로 환승이 가능하다. 시청역에는 1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는 4호선과 5호선, 왕십리역에는 5호선과 분당선, 경의·중앙선도 함께 지난다

특히 2호선은 서울 전역을 도는 유일한 순환 노선으로 강북, 강남의 주요 지역을 연결한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2호선 일평균 이용객은 157만8539명으로, 전체노선 중 이용객이 가장 많았다.

이에 GTX 정거장을 신설한다면 서울 도심에 대한 수도권 시민의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앞서 서울시 광화문광장 추진단은 지난 2019년 A노선에 광화문역을 신설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비용 문제로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C노선과 관련해 성동구청의 왕십리역 신설 요구를 국토부에 전달한 바 있다.

◇GTX 정거장 신설 검토한다지만…비용 부담에 '불투명'

국토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B노선의 기본계획 수립을 마칠 계획이다. 정거장 추가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2019년 8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B노선의 정거장은 Δ송도역 Δ인천시청역 Δ부평역 Δ부천종합운동장역 Δ신도림역 Δ여의도역 Δ용산역 Δ서울역 Δ청량리역 Δ망우역 Δ별내역 Δ평내호평역 Δ마석역 등 13개다.

국토부 관계자는 "상반기 안에 B노선의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연말까지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고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서울시 의견이 반영될 수 있을지는 검토를 해봐야겠지만, 사업성이 낮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비용 문제로 정거장 신설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A~C노선 3개 노선 중 B노선의 사업성(B/C 0.97~1.0)은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지하구간에 정거장을 새로 지으려면 1500억원 넘는 비용이 필요하다.

정거장을 추가하면 비용이 많이 늘어나는 탓에 사업성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A노선과 C노선도 마찬가지다. A노선은 2023년 말 개통을 목표로 한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거장을 추가할 경우, 비용이 늘어날뿐만 아니라 개통 시기도 애초보다 늦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기본계획 수립을 마친 C노선은 올해 말까지 사업자 선정을 마치고 실시협약을 체결한다. 국토부는 사업자 부담으로 C노선에 3개 정거장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GTX 정거장 추가에 필요한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 아니겠느냐"며 "정부와 서울시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지원에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거장 신설을 위한 여력은 부족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