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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는 지난해 10월 쿠팡에서 '나이키 에어 줌 페가수스 37 플라이이즈' 신발을 구매했다가 환불을 받았다. 신발에 얼룩이 덕지덕지 묻은 데다 마감처리가 덜 돼 실밥도 튀어나온 상태였기 때문. 이를 수상쩍게 여긴 A씨는 진품 여부를 확인했고 '가품'이란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가 쿠팡에서 구입한 신발의 제품명은 'CK8605-100'이었고 실제로 받은 제품은 'CZ2343-006'이었다. 신발에 부착된 바코드도 읽히지 않았다.
#. B씨는 지난해 쿠팡에서 '닥터마틴 1460 워커 8홀 무광블랙' 신발을 구입했다. 해당 제품이 정품이라는 판매자의 글을 믿고 구매했지만 도착한 제품은 색상부터 밑창까지 정품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B씨는 환불받고자 쿠팡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판매자와 이야기해야 한다"는 말뿐이었다. 그는 "쿠팡에서 상품 관리가 잘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이커머스로 짝퉁을 구매하면 본인만 고생"이라고 토로했다.
쿠팡이 가품 구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비판받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쿠팡에서 구매한 유명 브랜드 신발, 향수가 가품이라는 소비자들의 피해글이 잇따랐다. 쿠팡에서 가품을 판매한 업체들은 '정품'이라는 허위 사실마저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같은 전담인력 투입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쿠팡과 같은 오픈마켓은 가품 판매에 대한 제재 기준을 정확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운영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이재경 변호사는 "오픈마켓이 어느 범위까지 불법판매품(가품)을 걸러내야 하는지 문제가 있지만 이를 따져볼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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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결과 '크로스백 클래식 플랩 아크릴 비즈 고트스킨'은 샤넬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상품으로 확인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쿠팡에서 판매 중인 디올 '토트백 레이디 까나쥬 카프스킨 스몰'도 디올 매장에선 찾을 수 없었다.
이 같은 사례를 보면 쿠팡 내 가품 추정 상품은 브랜드별로 다양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판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쿠팡 홈페이지 상품 설명란과 사진만을 보고 물건값을 입금하기 때문. 심지어 상품 설명란엔 '진품보증 실시' 등 업체 측에서 정품 인증 글을 게재해 소비자들이 현혹될 수 있는 상황이다.
쿠팡에선 '레플리카' 'ST처럼 대놓고 가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레플리카, ST는 가품을 의미한다. 실제 쿠팡 홈페이지엔 '명품ST' '명품 가방ST' '명품 레플리카' '명품 의류 레플리카' 등의 연관 검색어가 존재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쿠팡에도 가품 판매 심의 부서가 존재하지만 대체로 제품 후기를 본 후 문제가 있는 판매자를 제재한다"며 "가품 판매 초기부터 단속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쿠팡 관계자는 "가품 등록 및 판매를 엄격히 금하고 판매 중인 상품이 위조로 확인되면 즉각 판매 중지는 물론 판매자를 퇴출시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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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품 판매는 상표법 위반 행위다. 상표법 제66조 제1항1호에는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거나 타인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 상표권 침해라고 명시한다.
가품을 진품이라고 속일 경우 형법상 사기죄다. 가품을 만들었으므로 상표법위반죄도 성립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가품은 오픈마켓 플랫폼의 골치"라며 "가품 판매가 근절되도록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쿠팡이 상표권 침해로 이어지는 가품 판매에 대해 법적으로 책임질 가능성은 낮다. 가품을 정품이라고 허위로 명시하지 않으면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엔 위반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입점 판매자의 고의·과실로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해도 중개업자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는다.
정소영 기자 wjsry21emd@mt.co.kr
https://news.v.daum.net/v/2021010816163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