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리포트=김수정 기자] 대종상영화제를 불과 5시간 앞둔 현재. 참석자보다 불참자가 많은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남녀주연상 부문의 9명 배우는 물론, 홍보대사 최민식까지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외에도 인기상, 조연상, 신인상 등 주요부문 후보들이 대거 불참한다. 52년 대종상 역사상 가장 초라한 시상식이 될 모양새다.
대종상화제 하루 전인 지난 19일 각 소속사 관계자들은 20일 열리는 오후 7시 20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리는 제52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 불참 의사를 전했다. 남녀주연상 후보인 황정민('국제시장'), 하정우('암살'), 손현주('악의 연대기'), 유아인('사도, 베테랑'), 김윤진('국제시장)', 전지현('암살'), 김혜수('차이나타운'), 엄정화('미쓰 와이프'), 한효주('뷰티 인사이드') 전원이 참석하지 않는다. 해외 체류, 촬영 스케줄 등이 불참 사유다.
유료로 진행된 인기상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김수현과 공효진도 불참한다. 신인상 후보에 오른 여진구, 설현, 조연상 부문의 진구, 오달수, 라미란도 참석하지 않는다. 홍보대사인 최민식 역시 허리 부상을 이유로 불참 의사를 영화제 측에 전했다. 시상식을 겨우 2주 앞두고 대종상 섭외 전화를 받았으니, 스케줄 조율이 쉽지 않다는 게 각 소속사의 설명.
불참자가 속출하자 급기야 포털 사이트에는 '대종상영화제 불참'이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했다. 영화제로서는 제대로 망신살 구겼다. 대종상영화제 측은 후보들이 대거 불참에도 시상식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생중계를 맡은 KBS 측 역시 시상식 진행에 변동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과연 대종상영화제는 이러한 사태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까. 한달 전 조근우 대종상집행위원장은 "대리수상 불가"를 선언하며 각 부문 후보자를 2명씩 선정하겠다는 황당무계한 방침을 내놓았다. 그러니까, 상 받고 싶으면 시상식 오란 얘기다.
조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 이후 대종상 이름 앞에 '참가상', '출석상', '대충상'이란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대종상 측이 보도자료를 통해 황정민, 강하늘, 이민호의 참석 여부를 '굳이', '직접' 밝히며 참가상 논란에 스스로 불을 지피기도 했다. 물론 이마저도 황정민이 불참 의사를 전하며 또 한 번 자존심을 구기긴 했지만.
결국 대종상영화제는 상 받고도 찜찜한, 참석하는 게 더 민망한 시상식이 됐다. 어느 배우가 참가상 논란의 중심에 서고 싶겠나. 영화제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조 위원장은 기자회견 당시 대리수상 불가의 이유로 "국민이 함께하는 영화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민은커녕 후보자도 함께 하지 않는 영화제가 돼 버렸다.
대종상영화제는 매해 공정성 논란에 휩싸이고도 시상식을 강행해왔다. 발전 없이 권위만 운운하는 이들을 우리는 꼰대라 부른다. 대종상영화제, 이제는 더 추락할 자존심도, 권위도 없어 보인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