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서울의 한 병원이 23년간 TV가 10대 밖에 없었음에도 50대분의 수신료를 냈다며 KBS에 환불을 요구했다. KBS는 그동안 병원이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TV 보유 대수를 증명하지 못하면 23년치를 소급해서 환불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 동대문구 A병원은 1998년 처음 개업해 약 23년간 매달 TV 50대에 대한 KBS수신료를 납부했다. 운영하는 동안 병실 수가 10~12개로 조금씩 달라져 TV는 병실마다 한 대씩, 최대 12대만 있었다고 병원은 주장했다.
일반주택이 아닌 영업장의 경우 TV 한 대당 2500원씩 수신료가 청구된다. A병원은 매달 TV 50대에 해당하는 12만5000원을 납부해 22년 7개월동안 총 3387만5000원을 냈다. 이 중 약 2500만원은 존재하지 않는 TV 40대 가량에 대한 수신료라고 병원은 주장했다. 1998년 정형외과로 시작한 이 병원은 중간에 일반의원으로, 의원에서 요양병원으로 업종을 바꾸며 지난 7월까지 병실 수를 최소 10개에서 최대 12개로 운영했다.
A병원은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요양병원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 7월 업종을 다시 정형외과로 바꾸며 입원실을 모두 없앴다. 입원실이 없는데도 전기 요금이 많이 나오자 고지서를 살펴보고 개업부터 지금까지 매달 TV 50대의 수신료를 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병원 측이 문제를 제기하자 지난 10월13일 KBS 담당자가 병원을 방문해 TV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병원 관계자는 “앞으로는 수신료를 징수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난 기간 납부한 수신료는 돌려주기 어렵다고 했다”며 “처음에 50대로 등록된 이유를 알려달라고 물었지만 당시 기록이 없다고만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