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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멘트>

불안해 보이는 작은 불 하나와 너

개떡 같은 너의 꿈을 태워버려

어서 어서 불에 기름을 부어

그럴수록 더욱 빛을 내던

그 눈치 없는 열정의 순간들과 다르게

엄마에겐 음악소리가 얼마나 슬펐을까


변명의 값은 얼만지 계산이 안 돼

누군가의 불행 그건 행복의 반대

그 반대 앞에서도 딛고 일어서는 담대

그 사이에 좋은 날은 다 갔지만

더 좋은 데로 가고 있어 벨트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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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gan>

할줄 알아 다들 할줄만 알아

혀들만이 판치는 판이라 마음 둘곳 없어

여전히 마취된채 침대 위에 뉘인 이들

귀를 잘라 훔쳐 가도 한마디 비명도 없어


어서 나를 더 찔러줘

내속에 무엇이 흐르는지 나는 봐야해

자 이제 어서 나를 더 찔러줘

이곳에서 잠들면 안돼 깨어있게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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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내 맥박이 뛸 때마다 사람들이 향에 취해

내 혈관 그 안쪽에서부터 냄새가 진해

자 나눠 줄게 날 안아봐
5년 전만 해도 손사래 치던 그 애가 바로 나야 나


웃으면서 가사를 적듯 오래 떠난 이가 향수에 젖듯

모든 게 자연스럽네 시간을 몰아 성공을 좇듯

가끔은 궁금해 우리가 원래 향기로웠는지

아니면 저 벌떼가 떠나면 다시 외로워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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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외로운 세상 너가 있어 얼마나 행운인지 다행이지

태어나 결국 여기 봄이 여기에 꿈이


left side 비틀거려 right side

나의 미끄러짐도 춤이 되었네


내가 넘어지길 바란 얼음 위에도

내가 넘어지길 바란 세상 위에도


left side 비틀거려 right side

나의 미끄러짐도 춤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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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온통 피곤한 일 날 눕혀줘 제발

시대는 닭장 같고 세상은 계란 도둑이야

힙합으로 삥땅 친 첫 rollie의 무게는

도둑 발 저리듯 내 왼손이 저릴 정도야


이제 내게 남은 귀한 건 너뿐

시대의 자화상 우리 얼굴 나쁨

떠난다면야 잡을 수 없지만

너의 입과 귀를 좀더 가깝게 고쳐볼게

그래 좀더 낫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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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ll skill skill>

아무도 내 랩을 못 알아먹었을 때부터

나라는 송사리 고래의 꿈을 꿔

커지고 싶었지 잘하고 싶었어

어떻게든 잘해 보이고 싶어서

높게도 했다가 낮게도 했다가 완전히 맛탱이 갔다가

깔끔한 척도 했던 나였지 hold up


이젠 고래보다 송사리가 낫지

그물 사이를 넘어 가고 싶은 곳에 나는 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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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두>

저 애들을 봐 온 동네 구경이라도 난 듯

내 춤을 구경하네 날이 선 무대 위에 내 정신은 아득

다들 무엇을 원하는지 손을 뻗은 체로 홀린 눈빛

날 보는 너와 내가 본 너는 이미 둘이 아닌 하나일지도

우린 다들 돈에 씐 채로 살아

필요한 건 그걸 걷어내는 살풀이 일지도

넉살아 넌 무엇에 눈이 돌아 갔냐

난 그저 흥이 좀 과한 놈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