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비정상회담 출연진 일리야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CD5Jcxhl_ho/
블라디보스톡 극동연방대에서는 매년 한국학 학술학회가 열린다. 극동연방대 교수진과 학생들은 물론, 러시아 한국학계에서 이름난 모스크바 대학교, 상트 페쩨르부르크 대학교 등에서 온 연구자, 교수, 기자 등이 많이 참석하고 한반도 정세, 경제, 언어, 문화에 대해 discussion을 한다. 러시아 한국학계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학술학회다.
작년 5월에는 나도 직접 블라디에 가서 참석했다. 개회식때 상트 페쩨르부르크 국립대학교 한국학과 학장이 ‘역사 추억’이라는 주제로 작은 경축사를 했다. 이 경축사 요약해서 주 포인트만 이야기하면,
- 국민 의식에 살아 있는 역사는 중요하지만 틀릴 경우가 많다;
- 역사 추억이란 자칫하면 역사 왜곡으로 변질되는 것은 상당히 쉬우니 주의할 필요 있다;
- 역사 추억은 중요하지만 미래에 대해 생각해서 나라 정치를 해야 한다.
얼핏 보면 좋은 말로 들린다. 이론적으로는 바른 말이다. 하지만 그 학장님이 예로 든 사례는 한일 관계였다. 한국사람들의 식민지 기억, 일본군이 저지른 범죄, 위안부 문제 등이 다 이해가 된다고 하면서 70년이나 지난 문제들이 한일 관계 현재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충분히 사죄하고 깊게 반성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여전히 그것을 부정하고 아이처럼 징징거리면서 팩트를 부인하는 것은 과연 미래지향 정치인지 불필요한 민족주의를 부추기는 행동인지 청중에게 질문을 던졌다. 한국 사회가 선전에 휩싸여서 역사를 왜곡한다면서 본인이 객관적인 제3자로서, 또는 한국학 학자로서 이를 주목하고 밝힐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답답하고 속으로부터 화까지 올랐다.
러시아 한국학계는 상당히 보수적이고 한반도 역사를 연구할 때 일본 자료 많이 참고하고 일본 관점을 메인으로 삼는 것을 나도 잘 알고 있다. 둘 다 제국주의 역사 때문인가. 한반도 정치, 경제, 역사를 설명할 때 러시아 일본학계와 한국학계가 의견이 비슷하고 일본 관점에 더 가까운 것은 아이러니이기도 하면서 러시아 한국학의 특징이다. 러시아에서 두번째로 큰 대학교, 한국으로 따지면 SKY의 한 학과 학장의 주장이다. 이것이야말로 역사 왜곡이 아니라면 역사 왜곡이 뭘까.
나는 개회식이 진행되는 대강당에서 맨 마지막 열에 앉아 있었다. 축사를 들으면서 바로 옆에 있는 내 친구랑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나 좀 큰 목소리로 말을 해서 그런지 학장님은 뭐가 그렇게 시끄럽냐고, 질문 있으면 하라고 했다. 그래서 자리에 일어서서 질문 했다.
그렇다면 일본제국군의 범죄를 잊으라는 말이냐는 내 질문에는 교실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내가 너무 일본을 부정적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 시켜서 35년동안 지배한 것은 맞지만 일본음 한국 발전에 있어서 얼마나 큰 기여를 했는지 잊지 말라고 했다. 철도도 깔아 주고 학교도 많이 지어 주고 재벌 시스템도 소개해 주고 병원을 많이 지어 줬다고 했다. 그래서 1945년 해방 이후에 한국 발전의 기본을 다 마련해 줬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일본이 아니었으면 한국이 현재 모습을 찾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일본 정부는 주장하는 관점 그대로였다.
그러면 철도도 깔아 주고 학교도 몇 채 지어 줬다는 이유로 위안부 할머니, 광산에서 노동을 한 한국 아이들, 이름조차 일본식으로 바꿔서 산 사람들, 이게 다 용서가 되냐고 묻자 내가 한국에서 살면서 너무 세뇌 당했다고 곧장 이야기했다. 일본의 범죄는 한국이 그려 주는 만큼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고 했다. 위안부는 대부분 자발적으로 지원해서 일을 한다는 증거 서류도 좀 있고 광산 노동자도 일본에서 연금을 받았다는 문서가 있다고 했다. 왜곡하려고 하는 의지만 있다면 아주 쉽게 왜곡할 수 있는 부분이니 현 정부는 바로 그것을 하고 있다고.
100명 넘게 앉아 있는 대강당에서 한국편을 든 사람은 나와 한국인 유학생 2명 밖에 없었다. 답답하고 숨이 막혔다. 이 수많은 “한국학 전문가” 앞에서 내가 말을 해 봤자 소용이 없기에.
시간 관계상 더 이상 논의가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큰 그림은 명확했다. 이런 생각을 가지는 한국학계 연구자들은 한국에 대해 책도 쓰고 언론 기사도 기고하고 러시아 대중 여론을 만든다. 중립적이라고 코스프레 하면서. 이래서 역사를 배우고 보다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순간이었다.
https://www.instagram.com/p/CD5Jcxhl_ho/
블라디보스톡 극동연방대에서는 매년 한국학 학술학회가 열린다. 극동연방대 교수진과 학생들은 물론, 러시아 한국학계에서 이름난 모스크바 대학교, 상트 페쩨르부르크 대학교 등에서 온 연구자, 교수, 기자 등이 많이 참석하고 한반도 정세, 경제, 언어, 문화에 대해 discussion을 한다. 러시아 한국학계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학술학회다.
작년 5월에는 나도 직접 블라디에 가서 참석했다. 개회식때 상트 페쩨르부르크 국립대학교 한국학과 학장이 ‘역사 추억’이라는 주제로 작은 경축사를 했다. 이 경축사 요약해서 주 포인트만 이야기하면,
- 국민 의식에 살아 있는 역사는 중요하지만 틀릴 경우가 많다;
- 역사 추억이란 자칫하면 역사 왜곡으로 변질되는 것은 상당히 쉬우니 주의할 필요 있다;
- 역사 추억은 중요하지만 미래에 대해 생각해서 나라 정치를 해야 한다.
얼핏 보면 좋은 말로 들린다. 이론적으로는 바른 말이다. 하지만 그 학장님이 예로 든 사례는 한일 관계였다. 한국사람들의 식민지 기억, 일본군이 저지른 범죄, 위안부 문제 등이 다 이해가 된다고 하면서 70년이나 지난 문제들이 한일 관계 현재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충분히 사죄하고 깊게 반성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여전히 그것을 부정하고 아이처럼 징징거리면서 팩트를 부인하는 것은 과연 미래지향 정치인지 불필요한 민족주의를 부추기는 행동인지 청중에게 질문을 던졌다. 한국 사회가 선전에 휩싸여서 역사를 왜곡한다면서 본인이 객관적인 제3자로서, 또는 한국학 학자로서 이를 주목하고 밝힐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답답하고 속으로부터 화까지 올랐다.
러시아 한국학계는 상당히 보수적이고 한반도 역사를 연구할 때 일본 자료 많이 참고하고 일본 관점을 메인으로 삼는 것을 나도 잘 알고 있다. 둘 다 제국주의 역사 때문인가. 한반도 정치, 경제, 역사를 설명할 때 러시아 일본학계와 한국학계가 의견이 비슷하고 일본 관점에 더 가까운 것은 아이러니이기도 하면서 러시아 한국학의 특징이다. 러시아에서 두번째로 큰 대학교, 한국으로 따지면 SKY의 한 학과 학장의 주장이다. 이것이야말로 역사 왜곡이 아니라면 역사 왜곡이 뭘까.
나는 개회식이 진행되는 대강당에서 맨 마지막 열에 앉아 있었다. 축사를 들으면서 바로 옆에 있는 내 친구랑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나 좀 큰 목소리로 말을 해서 그런지 학장님은 뭐가 그렇게 시끄럽냐고, 질문 있으면 하라고 했다. 그래서 자리에 일어서서 질문 했다.
그렇다면 일본제국군의 범죄를 잊으라는 말이냐는 내 질문에는 교실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내가 너무 일본을 부정적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 시켜서 35년동안 지배한 것은 맞지만 일본음 한국 발전에 있어서 얼마나 큰 기여를 했는지 잊지 말라고 했다. 철도도 깔아 주고 학교도 많이 지어 주고 재벌 시스템도 소개해 주고 병원을 많이 지어 줬다고 했다. 그래서 1945년 해방 이후에 한국 발전의 기본을 다 마련해 줬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일본이 아니었으면 한국이 현재 모습을 찾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일본 정부는 주장하는 관점 그대로였다.
그러면 철도도 깔아 주고 학교도 몇 채 지어 줬다는 이유로 위안부 할머니, 광산에서 노동을 한 한국 아이들, 이름조차 일본식으로 바꿔서 산 사람들, 이게 다 용서가 되냐고 묻자 내가 한국에서 살면서 너무 세뇌 당했다고 곧장 이야기했다. 일본의 범죄는 한국이 그려 주는 만큼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고 했다. 위안부는 대부분 자발적으로 지원해서 일을 한다는 증거 서류도 좀 있고 광산 노동자도 일본에서 연금을 받았다는 문서가 있다고 했다. 왜곡하려고 하는 의지만 있다면 아주 쉽게 왜곡할 수 있는 부분이니 현 정부는 바로 그것을 하고 있다고.
100명 넘게 앉아 있는 대강당에서 한국편을 든 사람은 나와 한국인 유학생 2명 밖에 없었다. 답답하고 숨이 막혔다. 이 수많은 “한국학 전문가” 앞에서 내가 말을 해 봤자 소용이 없기에.
시간 관계상 더 이상 논의가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큰 그림은 명확했다. 이런 생각을 가지는 한국학계 연구자들은 한국에 대해 책도 쓰고 언론 기사도 기고하고 러시아 대중 여론을 만든다. 중립적이라고 코스프레 하면서. 이래서 역사를 배우고 보다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