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호텔 전문 콘텐츠플랫폼 에디터의 ‘화려한 업무’
객관적인 기준으로 리뷰 작성해, 인플루언서와 차별화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비행일정 빡빡, 악플에 마음고생도
누가 공짜로 비행기 태워준다면 입석이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 같은데, 심지어 퍼스트클래스 좌석을 준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실제 항공기 퍼스트·비즈니스석을 타고 해외에 나가 특급호텔에서 투숙을 하는 것이 직업인 이들이 있다. 항공·호텔 전문 콘텐츠 플랫폼 ‘프레스티지고릴라’의 에디터들 얘기다. 프레스티지고릴라 에디터들은 전세계 주요 항공사 항공기, 특급호텔 등을 직접 체험해보고 리뷰와 영상콘텐츠를 올린다. 그리고 월급을 받는다. 정말 부럽다. 최서윤(30), 김달해(29), 심나영(25) 에디터를 만나서 그녀들의 ‘회사 생활’에 대해 물었다.
-어떻게 콘텐츠를 만들기에 해외여행 다니면서 돈을 벌 수가 있나.
왼쪽부터 심나영, 최서윤, 김달해 에디터. /프레스티지고릴라 제공
김달해(이하 김) : “항공의 경우라면 항공사의 역사, 어느 항공동맹이며 서비스의 특징, 기내식의 품질, 어메니티(편의용품)의 수준, 화장실 상태 등등이 세부적으로 들어간다. 기분 내키는대로 리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항목 매뉴얼이 있다. 그 기준에 따라 객관적인 평가를 해야 한다. 창립 초기 항공료·숙박료 등을 전액 회사비용으로 하며 객관성도 유지했다. 이젠 프레스티지고릴라의 인지도가 높아지며 협찬 요청도 들어오는데, 이때는 영상에서 반드시 협찬 유무를 밝힌다.”
-내 돈 내곤 타기 힘든 비행기를 타는 기분 어떤가.
싱가포르항공 스위트클래스 좌석. /프레스티지고릴라 제공
심나영(이하 심) : “운항 중인 항공기에 탑승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리뷰 기회가 있다. 작년 10월 아시아나항공에서 새로 도입한 비행기를 아예 프레스티지고릴라에 통째로 넘겨준 적이 있었다. 구석구석 살피고 상세한 리뷰를 해달라는 취지다. 항공기에는 일반 승객이 모르는 다양한 공간과 기능이 있다.”
김 : “두바이 에어쇼에도 갔다. 항공업체들이 앞으로 출시될 비행기를 시장에 선보이는 자리로 항공산업의 미래를 볼 수 있다. 일상 회화 수준인 영어 실력으로 갈 수 없어 한동안 과외를 받기도 했다.”
-비행과 숙박도 업무다. 분명 힘든 점도 있을 것 같다.
부산 힐튼호텔(왼쪽),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오른쪽). /프레스티지고릴라 제공
최 : “한 번은 아침에 필리핀 마닐라를 출발해 싱가포르행 항공을 타고, 저녁에 다시 마닐라로 돌아왔다. 마닐라 공항 측이 나를 마약 밀매상으로 의심하더라.”
심 : “우리는 회사원들이다. 그런데 가끔 ‘금수저’로 오해하는 시청자들이 있으시다. 악플도 많이 달리는데, 이 때문에 힘들어 퇴사한 선배 에디터도 있다. 그래도 요즘엔 팬도 생기고, 우리 직업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 때문에 콘텐츠 제작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심 : “우리가 비싼 프리미엄 항공석 리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이 우리 영상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해보고 가장 적합한 항공기 좌석을 고르실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요즘엔 다양한 저비용항공사의 국내 노선이나 국내 특급호텔 위주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고객이 항공·호텔을 고를 때 꿀팁을 준다면?
긍정적인 평가 뿐 아니라 부정적인 평가도 실린다. /프레스티지고릴라 제공
심 : “호텔도 마찬가지다. 오션뷰(해양풍광) 라고 해서 가보면 사실은 ‘횟집뷰’고, 샤워부스도 없어 욕실이 물바다가 되는 곳도 있더라. 그저 좋은 얘기만 해주면 정말 큰 맘 먹고 가시는 고객들이 낭패를 보신다.”
-원래 이 직업을 꿈꿨나?
대한항공 퍼스트클래스. /프레스티지고릴라 제공
김 : “대학생 때 취미로 여행 블로그를 운영했을만큼 여행에 관심이 많았다. 입사 면접 때 이 경력을 강조해서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심 : “관광경영학을 전공했다. 여행 산업의 관점에서 접근할 수있겠지만, 에디터로 활동하는데 전공이 중요하다고 여기진 않는다.”
글 jobsN 김충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