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자탕집에서 상대방 접시에 고기를 넣어준 '호의'를 "성관계의 묵시적 동의"라고 해석했던 1심 판결이 2심에서 깨졌다. 해당 사건의 피고인 박씨는 오늘(17일)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박씨 측은 "피해자가 성관계에 동의한 줄 알았다", "강제로 벗기기 어려운 스키니진을 입고 있었다"면서 무죄 주장을 펼쳤지만, 2심 재판부는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이라며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강간에 직면한 피해자의 공포를 무시하는 주장"이라며 꾸짖었다.
2심은 1심 판결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1심이 "당시 피해자가 현저한 저항을 하지 않았다"고 한 것을 두고 "유형력(어떤 힘) 행사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하면서다. 대신 "피해자가 무리하게 저항했다가는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바로 잡았다.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로톡뉴스의 단독 보도 <접시에 고기 덜어준 '호의'를 성관계 '동의'라고 해석한 법원>로 알려져 전국민적 공분을 샀다. 피고인 박씨는 랜덤 채팅을 통해 피해자를 만났고, 감자탕집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이후 피해자의 집 근처 주차장에서 성관계를 이어갔다. 새벽 4시. 심야였다.
1심을 맡았던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1부(재판장 전국진 부장판사)는 '강간죄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전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피해 여성의 의사를 무시하고 성관계를 한 점이 인정된다"면서도 "상대방의 반항을 현저하게 곤란할 정도로 폭행⋅협박하지 않았다"고 했다.
현행법상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폭행⋅협박 등의 요건이 있어야 하는데, "밀치거나, 고개를 젓는 정도로는 그렇게 볼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대신 피해자가 박씨의 접시에 감자탕 고기를 넣어준 점 등을 두고 "성관계를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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