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의 집이나 산 속에 있는 집을 갖는다는 것은 물론 매우 좋은 일이다. 단, 그 집이 친구들이 애용하는 무료 숙소로 변하기 전까지 말이다
By KATHLEEN A. HUGHES
친구들을 무척 좋아한다. 하지만 과연 내 침대에서 재우고 싶을 만큼 좋아하는 걸까?

- Roger Roth
휴가용이나 은퇴 후에 지낼 목적으로 멋진 곳에 제2의 집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이 맞닥뜨리는 딜레마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 부부는 은퇴 후에 지낼 목적으로 최근 맨하탄에 있는 복층 집을 구입했는데, 우리 역시 이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각자 꿈꾸는 은퇴 후의 삶이 다른데서 오는 부부 갈등에 대한 글을 쓰면서 우리가 최근 이 집을 구매한 것을 공개적으로 알리게 됐다. 우리 부부가 이 딜레마에 빠지기 시작한 데에 내 책임이 일부 있는 이유다.
그 글이 월스트리트저널에 나가고 난 후, 친구, 직장 동료, 심지어 그리 친하지 않은 지인들까지도 “잘 됐다! 이제 우리도 뉴욕에서 지낼 곳이 생겼네!”라는 식의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친구들은 우리가 그 집을 안 쓸 때 그 곳에 머물러도 되는지 돌려서 묻기도 하고 때로는 대놓고 요구하기도 한다. 한 마디로 공짜 숙소로 쓰고 싶다는 말이다.
“아니”라고 잘라 거절하거나, 친구들의 방문을 기꺼이 받아들이지 못 하는 일이 얼마나 불편한 상황을 만들 수 있는지 곧 깨닫게 되었다. 단단하다고 철썩같이 믿었던 우정이 금가는 소리도 들렸다.
최근 참석한 한 모임에서 친구가 부인과 함께 맨하탄에 연극을 보러 간다며 “그냥 나한테 열쇠 주면 안 돼?”라고 물었다.
까다로운 주택 조합 규칙을 들어 남편이 머뭇거리며 조심스레 거절하자, 그 친구는 “이제 너랑 다시는 이야기 안 해!”라고 말하고는
돌아서 가버렸다. 남편은 그 친구의 부인 옆에 덩그라니 남겨졌고, 미드타운에 위치한 호텔을 맥없이 권하고 있었다.
용감하거나 한심하거나
이와 같은 문제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힘든 인간 관계를 겪는 것 같다. 전미 부동산업자 협회에 따르면, 미국에 대략 7백9십 만 개의 별장이 있으며, 최근 주택가격 급락이 제2의 집 구매를 더 부채질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웨일러 몰로니 협회 대변인에 따르면 “어떤 별장은 터무니없이 싸게” 나오기도 한다. 별장 구입은 “주로 중년, 중소득층, 베이비 붐 세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용 구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친구나 다른 가족이 내 집을 공짜로 사용하려고 눈에 불을 켜기 시작했을 때, 인간 관계는 말 할 것도 없고 라이프스타일이 망가지는 것을 과연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집 주인들은 보통 1년에 39일 정도 별장에 머무른다. 다른 사람들이 그 집에 눈독을 들이는 날이 나머지 326일이 되는 셈이다.
수십 명의 별장 주인들과 인터뷰한 결과, 그들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매우 적은 수이기는 했지만, 가장 행복한 그룹은 선을 긋고 한계를 정하는 것을 상대적으로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가끔 집을 기꺼이 빌려주기도 하지만, “미안하지만 우리는 그 집을 가족용으로만 써” 혹은 “미안하지만 그 때는 안 될 것 같은데”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별장의 존재를 친구들에게 아예 알리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소수 용감한 사람들은 속으로 화를 끓이는 대신에 집 관리비를 위해서 기부 좀 하라고 주저 없이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다른 사람의 기분을 맞춰 주는데 신경을 쓰는 우리같은 나머지 사람들은 아마 열쇠를 넘겨 주고 말 것이다. 반복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생기고, 손님 맞이 준비를 하느라 꽤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고, 또 집은 상대적으로 더 빨리 손상을 입게 되며,
사생활은 찾아보기도 힘들게 될 것이다. 주택담보대출과 유지비에 추가로 엊혀지는 비용인 셈이다. 다른 사람에게 당하고도 가만히
있는 이 그룹에 속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국 선을 긋는 법을 배우거나 아니면 아수라장에서 헤매다 자주 사용해 낡아버린 집을 팔게
된다.
달고 쓰고
사별 카운슬러였던 토니 스위트씨를 예로 들어 보겠다. 21년 전, 스위트 씨 부부는 이탈리아 투스카니에 위치한 200년 된 헛간을 개조한 집을 샀다. 그리고 맨하탄 비치 (Manhattan Beach, 캘리포니아 주)와 이탈리아 양쪽 집에서 번갈아 지냈다. 이탈리아의 집은 광장이 내려다 보였으며, 두꺼운 돌담이 있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집에 침실이 여섯 개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스위트 씨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 집에 놀러 오기를 바랬다”고 회상했다. 1년에 20-30번 정도 방문 요청을 받았었다고 했다. “정말 악몽이었다. 우리가 어찌 해야할 지 모를 정도로 친구가 많아졌다.”
친구에서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친구의 친구, 친구의 자식들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교사였던 한 지인은 손님 “떼”를 이끌고 나타났다. 교회에서건 파티에서건 만나는 사람들마다 투스카니 집에 놀러가도 되냐고 물었다. “사람들이 정말 징했다”고 했다.
손님들이 올 때마다 관광지로 데려다 주면서 같은 곳을 여러 번, 계속 방문하게 됐다. 이태리 이웃들은 스위트 씨가 손님 맞이를 위해 침대보를 빨랫대에 걸고 있을 때면, 웃으면서 “오늘 또 피사 가요?”라고 물었다. (하.하.하.)
스위트 씨가 마침내 강하게 나가기까지 약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전화를 받지 않기 시작했고, 친구들을 근처 B&B로 보냈다. “늘 주는 타입이라면, 정반대 방향으로 상황을 틀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위트 씨는 규칙을 세웠다. 친구들은 스위트 씨네 가족이 그 집에 머물 때만 방문할 수 있다. 또 이태리에서 사용할 자동차를 스스로 마련해야 하며, 각자 알아서 놀아야 한다. 요리도 각자 해야 한다. (예전엔 스위트 씨가 모든 사람들을 위해 요리했었다.)
하지만 이 부부는 결국 6년 전, 이 집을 팔았다. 지금은 델 마르(Del Mar, 캘리포니아 주)에 살고 있다. 만약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만 있었다면, 아마 지금도 그 집을 갖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비용이 많이 절약됐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돈이 도움이 된다
어떤 “무료 숙소” 주인들은 마침내 친구들에게 청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레스톤(Reston, 버지니아 주)에서 부동산 투자업을 하는 탐 해독씨는 25년 동안 오션 시티(Ocean City, 메릴랜드 주)에 있는 그의 콘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빌려 줬었다. 더 이상 임대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자, 이 바다가 보이는 이 층 짜리 콘도가 그냥 비어있는 날들이 생겼다. 그래서 친구와 가족들에게 공짜로 빌려주기 시작했다.
“우리가 친구랑 다른 가족들의 편의를 봐주는 것”이었다고 해독씨가 말했다. “‘정말 재밌게 보내다 가요. 어쩌면 내년에 또 올 지도 몰라요!’라고 쓰인 카드랑 머그잔 같은 선물들을 받았었다”고 기억했다.
슬슬 기분이 상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사람들이 너무 거저 먹으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놀러온 사람들이 선물을 주고 가긴 했지만, 매우 미미했다. 1년 보유 비용이 약 3만8천 달러 정도였던 데 반해, 방문객들은 10 달러짜리 와인 한 병을 남기고 가곤 했던 것이다. 게다가 그 뒷 청소는 Haddock 씨 부부 몫이었다. “누가 이불을 갈긴 갈았어?”라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던 중에 해독씨에게 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작년에 4주에 걸쳐 제안서를 작성한 후, 친구와 가족들에게 일종의 “클럽 회원권”을 제시했다. 연회비 2천 달러를 내면, 1년에 3주간 그의 콘도에 머물 수 있는 회원권이다. 그리고 회원은 실제로 머무르는 1박 당 10 달러와 청소비를 추가로 내야 한다. 콘도를 공짜로 이용하던 사람들 중에는 그 제안을 거절한 사람도 물론 있었지만, 총 13명이 등록했다.
이 회원권으로 “지금은 1년에 3만 달러 정도 벌고 있다”고 해독씨가 말했다. “예전에 모든 사람들에게 내가 보조해 준다고 생각할 때 만큼 속을 끓이지 않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금전적인 문제를 제외하고라도, 별장 주인들은 집을 난장판으로 만든 손님들을 경험한 끔찍한 기억이 대부분 있다. 아동과 10대들이 관련된 경우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엔도버 (Andover, 매사추세츠 주)에 살고 있는 엘렌 소이어씨는 3년 전 대학생 아들이 친구 10명과 함께 브레튼 우즈 (Bretton Woods, 뉴햄프셔 주)에 있는 콘도에 머물도록 허락한 적이 있다. “연기를 어떻게 바깥으로 빠져 나가게 할 수 있냐”며 아들이 전화를 했다. 연통을 열지않고 벽난로에 불을 피운 후 였다.
그로부터 며칠 후, 어느 추운 겨울 밤 소이어씨와 남편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 140 마일을 달려 콘도에 도착했다. 하지만
휴식은 커녕 재난 지역을 찾은 꼴이 됐다. 침대는 어질러져 있었고, 소이어씨가 아끼던 폼 베게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화장실 캐비넷에서는 코르크가 나왔으며, 그녀의 면도기는 다른 샤워실에 있었다. 전자렌지용 팝콘 봉투는 발코니에 쌓인 눈
속에 얼어붙어 있었다.
불만 목록
입에 탁구공을 물고 나타난 애완견 불독을 보고 소이어씨는 코트도 벗기 전에 그 공을 빼내야 했다. “너무 화가 나서 지금은 통화도 못 하겠다”고 아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는 열 다섯 가지의 불만 사항을 나열한 이메일을 보냈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하나의 방법은 제2의 집을 외진 곳에 구하는 것이다.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사지 말던가. 하와이나 플로리다, 뉴욕과 같이 인기가 많은 장소에 집을 구하는 순간 B&B 깃발이라도 달아야 할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곳이라면, 초대장 한 장 보내지 않아도 자주 집이 북적거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산타 모니카(Santa Monica, 캘리포니아 주)에 사는 시나리오 작가인 리처드 터글씨는 10년 전 주피터 섬(Jupiter Island, 플로리다 주)의 부모님 집을 물려 받았다. 침실이 두 개 있고, 5분만 걸으면 해변이 나오는 집이었다. 가끔 그 집을 임대하기도 하지만, 그가 그 곳으로 휴가차 떠날 때면 친구들이 하나 둘 따라 붙는다. 사실 그가 먼저 같이 가자고 한 사람은 없었다. 늘 친구들이 “너 언제 주피터 섬으로 가니? 너가 갈 때 우리도 같이 가자”라고 말을 꺼낸 것이다.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봄에 걸쳐 여덟 명의 무임승차객들을 맞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매년 그 무임승차객 명단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직 그는 이 집에 친구들이 놀러 오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방문객들이 어떻게 감사의 표시를 하는지는 눈여겨 본다. “선물로 자전거를 두고 가면, 환영”이지만 “목욕탕에 머리카락만 흩어두고 가면, 절대 아니다.”
일일이 설명하기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불청객들이 한계 수위를 넘기기 전까지는 집 주인들이 자신의 한계가 어디인지를 정확하게 모른다는 것이다.
“집 주인이 주도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 저자인 잰 예거씨가 말했다. 그에 따르면 누군가로 하여금 거절 할 상황을 만드는 것은 “매우 무례하고 건방진” 일이다. “진짜 친한 친구라면, 다른 사람이 그 집에 머물기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짜 그럴까? 그 경계선이라는 것이 때로는 애매하지 않느냐 말이다. 한 두 번 방문하는 것은 괜찮지만 서너 번 째가 되면 곤란해 질 수 있는 것처럼.
코스타리카에 위치한 팜스 프라이빗-레지던스 클럽 개발자인 밥 스펜스씨는 샌 프란시스코, 레이크 타호(Lake Tahoe), 오레곤에 별장을 소유하고 있다. 그동안 서른 명 가까이 되는 친구들이 이 곳에 공짜로 머물렀다. 스펜스씨 부부는 자신들이 얼마나 까다로운 사람들인지 여실히 드러내는 “환영사”를 만들었다. “샤워를 하고 나면 고무 룰러를 사용해 청소할 것”과 같은 규칙들을 나열한 종이를 코팅해서 집 안에 두었다.
나름 괜찮은 듯 보였다. 하지만 자꾸자꾸 그 집을 쓰겠다고 한 친구들이 몇 명 있었다. “더 이상 안 되겠는 데”라고 친구에게 말한 적도 있다.
“아무래도 좀 어색해진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신세를 지려고 했다가 실패한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내 이웃은 최근 하와이에도 집이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너네 집에 놀러갈 까 하는데”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대답은 “어머 정말 잘 됐다. 내가 호텔 알려줄께” 였다.
“그 말을 이해하는데 1분 정도 걸렸다”고 내게 털어놓았다. “내가 놀러 오는 것은 좋지만, 그 집에 머무는 것은 원치 않았던 것이다.”
내가 제2의 집을 소유한 지 아직 채 1년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벌써 팔고 싶은 심정이다. 우리 집은 매우 까다로운 규칙이 있는 맨하탄 조합에 속해있고, 누가 얼마나 방문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규정하는 임대 동의서에 싸인도 해야 했다. 아래층에 사는 이웃은 “당신이 알고 지낸 모든 사람들이 여기에 놀러 오기를 원할 것”이라며 내게 조심하라고 했다.
만약 당신이 나를 알고 있고,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제발 나에게 그 집에서 머물게 해달라는 부탁을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그 건물에 사는 이웃들도 좋아하지 않고, 세탁기와 건조기도 집 안에 없다. 그리고 변기가 넘쳐서 아파트 아래층으로 흐를지도 모른다. 그리고 솔직히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을 내 침대에서 재워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랫층 사람이 신경쓰인다.
미리 사과한다. 정말 미안하다.
– 글쓴이는 캘리포니아 롤링 힐즈에 거주하는 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