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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병원에서 뒤바뀐 아들 그 후

무명의 더쿠 | 06-09 | 조회 수 29380
뒤바뀐 아이 90% 이상 친부모에, 기른부모 선택한 경우도

과거에도 이숙희씨처럼 산부인과의 실수로 아이가 바뀐 사건은 많았다. 그나마 혈액형 문제로 친자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던 사건들이다. 혈액형에 문제가 없어 끝까지 진실을 모른 채 산 가족까지 합하면 병원 실수로 뒤바뀐 아기들은 세상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상에 알려진 국내사건 중 하나는 1980년대에 TV를 통해 드러난 쌍둥이 딸 이야기다. 이발소를 운영하는 ㄷ씨는 쌍둥이 아빠였다. 그런데 이란성 쌍둥이라고 해도 둘은 전혀 닮지 않았다. 또 쌍둥이 중 한 아이는 소아마비였다. 어느 날 ㄷ씨의 쌍둥이 딸 중 건강한 딸이 “아빠!” 하고 부르며 이발소에 왔다. 머리를 깎던 손님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한 동네에 사는 자신의 친구 ㄹ씨의 딸과 ㄷ씨의 딸이 정말 똑같이 생겼다고 했다. 결론은 이랬다. ㄷ씨와 ㄹ씨의 부인들은 한 동네에 살면서 같은 날 한 병원에서 출산했다. ㄷ씨는 쌍둥이를 낳았다. 그런데 간호사의 실수로 쌍둥이 중 한 아이와 ㄹ씨의 아기가 바뀌었다. 양쪽 부모는 이 사실을 모른 채 한 동네에서 살다가 그나마 한쪽이 쌍둥이였기에 뒤늦게나마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의 부모들은 이렇게 헤어진 친자식을 찾으면 90% 이상이 아이를 되찾아온다고 한다. 그런데 1994년에 드러난 사건은 친자식을 찾았지만 비슷한 사연이 있는 여느 가족과 달리 기른 자식을 계속 데리고 사는 경우다. 1970년대 중반에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에서 아들을 출산한 두 산모가 역시 병원 실수로 자신의 아들이 아닌 남의 아들을 안고 퇴원했다. 양측 부모는 자신이 키우는 아들이 친아들이 아닐 것이라고는 꿈에서조차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렇게 17년의 세월이 흐른 후 그 한쪽 부모 중 한 사람인 이영순씨는 아들 기호(가명)가 루프스라는 희귀병에 걸린 것을 알게 됐다. 그런데 기호의 담당의사는 이씨에게 “기호가 입양한 아들이냐. 신장이식을 해야 할지도 모르니 친부모나 형제들에게 연락해 달라”고 하는 게 아닌가. 그렇지 않아도 병원을 왕래하면서 기호의 혈액형이 이씨 부부 사이에서 나올 수 없는 A형이라는 사실에 의아해하던 이씨는 소송을 통해 자신이 아들을 출산한 대학병원으로부터 입원 당시의 다른 산모들의 분만기록?을 받아낼 수 있었다. 500명의 아이들 중 사내아이와 부부 사이에서 나올 수 있는 B형과 O형을 추리니 23명이었다. 이씨는 일일이 주소지를 추적한 끝에 친아들 상훈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상훈을 키운 부모는 상훈을 친부모에게 돌려보내고 싶어하지도 않았고, 자신들의 친아들인 기호를 데려가고 싶어하지도 않았다. 상훈 또한 기른 부모의 뜻을 거역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씨는 기호는 기호대로 뒷바라지하되 호적이라도 제자리를 찾게 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그렇게 십수년을 지냈다. 2009년 현재 상훈은 결혼해 가정을 일구며 양쪽 부모집을 왕래하고 있다고 한다. 또 이씨 부부는 결혼하지 않은 기호를 여전히 돌보며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일도 있었다. 역시 출산 때 병원에서 서로 뒤바뀌면서 운명이 바뀐 두 남자아이. 학생이 된 후 혈액형 문제로 자식이 뒤바뀐 것을 알게 된 부모는 자기 자식을 되찾았다. 그런데 한쪽은 경제적으로 윤택한 가정이었고, 한쪽은 가난했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집안의 엘리트 부모 밑에서 성장하던 아이는 갑자기 비좁은 한 방에서 여러 형제가 함께 자는 것을 비롯해 모든 것이 낯설었다. 기른 부모는 아이에게 자주 전화를 걸라고 했고, 아이는 실제 그렇게 했다. 반면에 가난한 가정에서 성장했다가 뒤늦게 부자인 친부모를 만난 아이는 친부모의 집으로 들어간 후 친동생과 허구한날 다투었다. 어린시절에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억울함 때문이라고 부모는 판단해 더욱 감쌌다. 하지만 이 부모는 기른 아들도 애틋하고 안타까웠다. 결국 부자인 부모는 기른 아들의 친부모에게 연락해 자신들이 경제적 여유가 있으니 기른 아들의 학업을 자신들이 마치게 해주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가난한 부모는 감사해 하며 받아들였다. 부자 부모는 기른 아들과 자신의 둘째아들을 함께 유학을 보냈다. 함께 살던 시절에 우애가 돈독한 형제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떨어져 살아야 했던 첫째아들은 끼고 살면서 그동안 못준 사랑을 쏟았다. 이 사례는 보는 시각에 따라 경제적으로 윤택한 쪽은 두 아들을 얻은 것이지만 가난한 쪽은 두 아들을 잃은 것이 된 것일 수 있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1994년에 이영순씨 사건을 맡았던 신현호 변호사는 “1992~95년에 비슷한 사건만 10여건을 맡았는데 4건은 병원이 없어져서, 또 1건은 병원기록이 소실돼 친자식을 찾지 못했다”며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병원의 실수로 아이들이 바뀌는 일은 지금도 종종 있을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바닥과 발바닥 인장을 찍고 팔찌를 채운다고 해도 언제든지 착오는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기 집에서 출산하는 게 아닌 이상 아기가 뒤바뀌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뿐이지 않을까. 퇴원 즉시 유전자 검사를 하는 방법이다. 모든 부모가 자신의 아기가 친자인지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검사를 의뢰해야 한다면 정말 이런 요지경 세상도 없을 듯하다. 낳은 정과 기른 정에 대해서도 다시금 곱씹게 하는 세상이다.

원문보기:
http://weekly.khan.co.kr/khnm.html?www&mode=view&art_id=44.0907291436&dept=#csidxcbfdd9478692bc18598459b36beba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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