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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남자들도 알았다…레깅스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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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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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레깅스 입기 두고 엇갈린 시선
“뭘 입든 개인의 자유” VS “눈 둘 데가 없다”
기능성에 스타일까지 찾는 젊은 세대 증가


일상복으로 어색하지 않으면서 운동복처럼 편하고 활동성이 큰 ‘애슬레저 룩’이 대중화되면서 레깅스 주가가 오르고 있다. 한때 ‘몸에 너무 밀착돼서 민망하다’며 여성의 레깅스 패션을 두고 갑론을박 했던 것도 옛말. 요즘은 남자들도 레깅스를 입는다.

“남자들의 레깅스 착용,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 운동하는 남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레깅스 패션’에 대한 질문이 종종 올라온다. 워낙 신축성이 좋아 활동하기 편한 레깅스를 입고 운동을 하고 싶지만, 너무 몸에 달라붙는 스타일이다 보니 남의 시선이 의식된다는 고민이 많다. 답변은 둘로 갈린다. 찬성하는 쪽은 ‘뭘 입든 자유다’ ‘운동할 때 근육 형태가 잘 보여서 레깅스만 입는다’ ‘몸 좋으면 다 멋져 보이기 때문에 상관없다’ ‘한 번 입으면 편해서 끊을 수 없다’ 등의 의견이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솔직히 불편하다’ ‘시선을 둘 데가 없다’ ‘굳이 입어야 하나’ ‘내복 같다’ 등이다. ‘반바지를 덧입거나 긴 상의를 입으면 상관없다’는 조건부 찬성 의견도 있다.

남성에게 타이트하게 달라붙는 '쫄바지'는 일종의 금기였다. 2011년 방영된 KBS 개그콘서트 중 '발레리노' 코너. 사진 유튜브 캡처


유튜브에서도 남자들의 레깅스 패션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유명 헬스 유튜버 김계란은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 ‘피지컬 갤러리’에 운동 중 남자들의 레깅스 패션에 관한 토론 콘텐트를 제작해 올리기도 했다.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면 대체로 찬성하는 쪽이 많다. ‘운동용으로 만들어 놓은 옷을 운동할 때 입는 데 무슨 상관’ ‘동작이 자유롭고 편해서 애용한다’는 의견들이다. ‘데드리프트 등 하체 운동을 할 때 피부가 기구에 쓸리지 않아서 편하다’는 레깅스의 기능적 장점을 말하는 이들도 있다. 남성 헬스 전문지 맨즈헬스 영문판에선 지난해 초 ‘반바지나 긴 셔츠 없이 레깅스만 입을 수 있나요?’라는 설문을 한 적이 있다. ‘그렇다’고 대답한 쪽이 49%,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쪽이 51%로 결과는 막상막하였다.

반바지와 레깅스가 일체형으로 출시된 '디스커버리' 제품. 사진 무신사


그런데 실제로 운동하는 남자 중 레깅스를 입는 사람들이 많을까? 서울 강남구 역삼동 ‘포이나짐’ 홍민기 헬스 트레이너는 “운동에 몰입하는 젊은 층은 복장에도 신경을 쓰기 때문에 레깅스를 입는 비율이 조금씩 늘고 있다”며 “다만 길게 내려오는 티셔츠를 입거나 반바지를 덧입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홍 트레이너는 덧붙여 “레깅스가 워낙 신축성이 있고 쫀쫀하게 몸을 잡아주기 때문에 동작이 자유로울 뿐 아니라 자세가 좋은지 관찰하기에 좋다”며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남자들은 정강이 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레깅스를 입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축성이 좋은 레깅스는 활동의 자유를 준다는 점에서 기능적이고 편한 운동복으로 주목받는다. 이는 남성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사진 젝시믹스


운동복 시장에선 남성 레깅스 시장의 잠재적 가능성을 높이 사고 있다. 지난 5월에만 벌써 두 개의 레깅스 전문 브랜드가 남성 라인을 내놨다.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는 지난달 초 남성 레깅스와 짧은 반바지(쇼츠)를 포함한 총 4가지 스타일을 출시했다. 남성 고객이 부담 없이 레깅스를 착용할 수 있도록 쇼츠를 함께 출시한 것. 안다르 관계자에 따르면 론칭 한 달 만에 일부 사이즈가 빠르게 동나는 등 소비자 호응도 좋은 편이다. 레깅스와 쇼츠를 함께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여성용 레깅스를 주로 내던 레깅스 전문 브랜드들이 점차 남성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 안다르


액티브 웨어 브랜드 ‘젝시믹스’도 남성 라인 ‘젝시믹스 맨즈’를 지난달 15일 출시하고 운동 매니어로 유명한 가수 김종국을 메인 모델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남성들이 운동할 때 입기 좋은 상·하의 20개 품목 중 레깅스는 일상생활용, 트레이닝용, 러닝용 3가지로 출시됐다. 출시 한지 한 달이 채 안 됐지만 전체 매출 중 남성 라인 매출이 10%에 달한다. ‘나이키’ ‘언더아머’ 등 전통 스포츠 브랜드에서도 남성용 레깅스를 출시하고 있다. 나이키는 신소재를 사용해 기존 스판덱스보다 신축성과 복원력, 통기성을 높였다. 언더아머도 트레이닝용부터 러닝용까지 기능성 소재를 사용한 남성용 레깅스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가수 겸 운동 매니아로 유명한 김종국을 모델로 기용해 남성용 레깅스 라인을 공격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젝시믹스'. 사진 젝시믹스


이들 브랜드가 출시한 남성용 레깅스에는 여성용에선 볼 수 없는 섬세한 부분들이 추가됐다. 웨이트 트레이닝 등 과격한 운동을 주로 하는 남성들을 위해 신축성을 더욱 높이고 허리 부분을 밴드 처리하는 등 착용감에 신경을 쓴 것은 기본. 남성의 와이존이 부각되지 않도록 다른 소재를 덧대 디자인한 것도 특징이다. 짧은 반바지와 함께 입는 경우가 많다는 것에 착안해 레깅스 와이존 부분에 초경량 매쉬 원단을 더해 통기성을 높인 디자인도 보인다.

레깅스를 입는 남성이 조금씩 늘고 있는 이유로는 우선, 운동 트렌드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취미 생활에 몰두하는 젊은 층일수록 어떤 운동을 하더라도 갖춰 입고 제대로 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들은 또 운동복에서도 스타일을 찾는다.

남성이 즐기는 스포츠 종류가 늘어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온라인 패션 편집숍 ‘무신사’의 김유나 마케터는 “기존의 농구‧축구‧피트니스 등에서 요가‧필라테스‧러닝 등으로 범위가 확장되면서 관련 운동에 최적화된 운동복으로 레깅스가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젝시믹스를 운영하는 엑스 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여성을 중심으로 애슬레저 룩 열풍이 불면서 국내에도 다양한 레깅스 브랜드가 출시됐고,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남성들도 스타일리시한 운동복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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