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어린이의 공포심을 방송 소재로 활용했다는 지적을 받은 KBS 2TV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게 권고 조치를 내렸다.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는 20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대해 주의를 당부하며 행정지도인 권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지난 3월 15일 방송에서 가수 개리가 27개월 된 아들 하오 군 앞에서 복싱을 하다 기절하는 모습을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보여줬고, 놀란 아들이 겁에 질려 울을 터뜨리는 모습 등을 담았다.
방송심의소위원회는 "방송에서 어린이가 출연하는 경우, 방송 소재로 전락해 어린이의 정서 보호에 소홀해질 가능성이 크므로, 공적 매체인 방송은 어린이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전방위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칼로 손목의 동맥을 그어 살해하는 장면 등을 근접 촬영해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한 MBC 드라마 '더 게임:0시를 향하여' 2월 19일 방송분에 대해선 법정제재인 주의를 의결하고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사람을 반복하여 칼로 찌르는 장면 등을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한 1월 22일 방송분에 대해선 행정지도인 권고를 결정했다.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잔혹한 살상 장면과 직접적인 신체 훼손 장면을 근접 촬영해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은 지나치며, 특히 방송사 자체 심의과정에서 충분한 사전심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한 제재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2명의 치어리더가 가슴 등을 흔드는 춤을 춘 뒤 구걸을 하자, 관객 역할의 출연자들이 환호하면서 무대로 돈을 던지는 장면 등 여성을 성 상품화하는 장면으로 간주될 수 있는 내용을 방송한 tvN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에 대해서는 '의견진술'을 청취한 후 심의하기로 했다.
한편 방통심의위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위반의 정도가 중대한 경우 '과징금', '법정제재' 등의 징계를 내린다. 지상파, 보도, 종편, 홈쇼핑PP 등이 과징금 또는 법정제재를 받는 경우 방송통신위원회가 매년 수행하는 방송평가에서 감점을 받게 된다. 위반 정도가 가벼우면 '권고'나 '의견제시' 등 행정지도를 한다.
윤성열 기자 bogo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