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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대한항공이 내놓은 노른자 땅, 헐값에 사려는 서울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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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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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옆 송현동 땅 매각 추진
업계 "땅 가치 최소한 6000억"

서울市 "4000억대면 충분
인수대금은 2년뒤 주겠다"
2000억대에 매각 압박說도

개발 인허가권 가진 지자체가
기업의 사유재산 침해 `논란`


대한항공이 매각을 추진 중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용지. [매경DB]


대한항공이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매각을 추진 중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용지를 각종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가 '헐값 매입'을 하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가 시장 예상가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요구하면서 대한항공 측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피해로 곤경에 빠진 항공업계가 무급휴직과 임금 삭감 등 각자 자구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서울시가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구조조정 국면에서 자기 잇속만 챙기려 한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1일 항공업계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송현동 용지(연면적 약 3만7000㎡) 매입과 관련해 대한항공 측에 사실상 1000억~2000억원 수준의 가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과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원하고 있다"며 "여러 정황을 따져보면 많아야 2000억원에 사겠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이어 "서울시가 공개 입찰을 하지말고 별도 계약을 맺자고 한다"며 "이미 확보된 예산도 없이 일단 매각하면 2년 뒤에 돈을 주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송현동 용지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 남은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기 때문에 예상 가격이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경복궁 인근에 위치한 이곳은 20년 넘게 방치돼 왔던 땅이다. 삼성생명이 2002년 1900억원에 이 용지를 매입해 개발을 추진했지만 각종 규제에 묶여 무산됐고, 2008년 대한항공에 2900억원에 팔았다. 송현동 호텔사업은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이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이 용지에 7성급 한옥호텔을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서울 중부교육청이 학습권 침해 등을 이유로 불허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행정소송까지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그러나 한진칼 대주주인 KCGI가 2018년 말 한진그룹에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요구하자 한진그룹은 지난해 2월 일종의 자구계획인 '비전2023'을 통해 대한항공이 소유한 송현동 용지를 매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그 후 1년간 매각 작업이 진행되지 않았고 올해 초부터 KCGI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과 '3자 연합'을 구성해 압박해오자 지난 2월 대한항공은 이사회를 열고 송현동 용지 매각 안건을 의결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는 이 용지를 매입해 소나무숲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고 나섰다.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지난달 중순 한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송현동 용지는 역사 문화적 가치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며 "공적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게 대다수 시민 의견"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공적 활용을 위한 매입 의사를 대한항공에 전달하고 매매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 위기를 틈타 서울시가 저가 매입을 시도하고 있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루빨리 한 푼이라도 더 확보해야 하는 대한항공 처지는 고려하지 않은 채 공적 활용 목적을 강조하며 가격을 후려치고 있다는 것이다. 가격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서울시가 원하는 대로 매각하면 경영진이 배임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특히 송현동 용지를 눈여겨보고 있는 원매자들 사이에서는 서울시가 인허가권을 빌미로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송현동 용지는 입지나 희소성 등 그 자체로서는 투자 매력이 상당하지만 추가 수익을 내려면 결국 개발에 대한 인허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가 공개적으로 공원 조성을 위해 매입하겠다고 언급한 것 자체가 '제3자가 사면 인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매입가를 결정하지 않았다"며 "계약 시기(2021년 하반기~2022년 상반기)에 1년 이내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매입가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 예상가인 6000억원은 과하다는 입장이다. 2019년 기준 이곳 공시지가는 3098억원이고 당시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율)인 64.8%를 적용해도 4782억원에 불과하다는 취지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송현동 용지 매각을 위한 매각주간사 선정에 착수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회계법인 등 10여 곳이 참여했고 대한항공은 조만간 주간사를 선정한 뒤 매각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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