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귀화 늘어도 민족학교는 유지…"민족정체성 잃지 않으려는 몸부림"]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은 1945년 무렵 약 200만명 가량이었다. 광복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한국으로 돌아오지만 약 60만명은 일본에 남겨진다. 이 조선인과 그 후손들이 재일(在日)교포다.
일본 내 약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재일교포는 광복 70주년인 현재 여전히 많은 수가 일본으로 귀화하지 않고 조상의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1948년 '한신 교육 투쟁' 등을 통해 한국문화 및 한국역사, 한국어 교육을 포기하지 않고 일본 내 한국학교(민족학교)를 세웠고 상당수가 민족학교로 자녀들을 보낸다. 일본말을 사용하며 일본음식과 일본사회에 정착해 살고 있는 사람들. 생활 터전이 일본이 된 그들이 한국문화를 잊지 않고 민족학교를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일본에는 오사카의 건국학교, 금강학교, 교토의 교토국제학교, 도쿄의 동경한국학교 등 총 4개의 '한국학교'가 있다. 한국학교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정식으로 인정받은 정규 교육기관으로, 재외국민에게 국내 교육과정에 준하는 수준의 교육과정을 시행하게 돼 있다.
오사카 건국학교 교실 뒤편에 걸려있는 시간표. 국어 과목은 한국어를 의미한다. /사진=정봄 기자
금강학교 성시열 교장은 재일교포 학부모들이 자녀를 민족학교에 꾸준히 보내는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나 타 해외의 경우 보통 선택에 의해 이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재일교포의 경우 강제징용, 한반도의 일자리 부족 등 환경적 요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경우가 많지요. 광복이 되면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던 사람들입니다. 먹고 살기 바빠서 한국어를 못 배운 사람도 많아요."
이것이 재일교포의 아픈 상처로 남았다. 일본 내의 숨길 수 없는 차별, 한국어를 못하니 한국인으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경계인의 삶이었다.
"민족정체성으로 볼 때, 한국이 뿌리인 사람들입니다. 자신은 형편이 어려워 못 갔지만 자기 자식은 보내고 싶은 학부모들이 많이 계세요. 일본 국적 취득으로 한국 국적을 유지한 재일교포의 수도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민족학교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어떻게든 민족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죠."
교토 국제학교에서 만난 최간나 양(14)은 민족학교를 왜 다니냐는 질문에 "한국인이니까요"라는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이 밖에 다른 답변이 필요하냐는 어투였다.
최 양도 최근 한일간에 불거지고 있는 위안부 문제, 독도 영토권 분쟁 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위안부, 독도 문제로 한일간에 사이가 안 좋은 것은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두 나라의 갈등이 잘 풀리길 소망했다. 최 양은 한국 대학에 입학, 스튜디어스가 돼 한국의 항공사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다.
국인 글로벌 멘토링에서 '꼬마야 꼬마야'를 배우는 교토 국제학교 학생들. 교실에는 태극기가 걸려있다. /사진=정봄 기자
교토 국제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김정관 교사는 "일본에서도 제사를 지내고 명절에는 떡국을 먹는 사람들"이라며 "어릴 적부터 한국문화를 접하다 보니 일본 가정에서도 그렇게 하는 줄로 아는 애들도 많다"고 전했다.
재일교포 3세이자 국인 글로벌 멘토링을 후원하는 최윤 OK저축은행 대표도 "초등학교까지 민족학교를 다녔다"며 "재일교포에게 한글이란 아이덴티티(정체성)나 마찬가지여서 한국말을 하며 한국인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일본에서도 한국이라는 나라를 늘 생각하게 됐다"고 되돌아봤다.
한국인 남편과 함께 네 자녀를 두고 있는 일본인 도미쿠치 노라코 씨(50)는 네 자녀 모두 오사카 내 민족학교에 보내고 있다. 그는 "자녀들을 한국인으로 키우고 싶다"며 "아이들은 이중국적이라 이후 본인이 선택할 일이지만 한국사람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금강학교 성 교장은 한국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일본 내 민족교육은 희망이 없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한국정부가 지원해 주고 있기 때문에 오사카 내 사립학교 중에서 금강학교는 수업료가 제일 쌉니다. 한국정부의 지원 없이는 일본 내 민족교육은 끝나는 겁니다. 하지만 사실 재일교포 등 많은 수의 한국인들은 정부나 기업의 지원 자체보다는 '조국이 나를 잊지 않았다'는 사실에 더욱 큰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니 잊지 말아주세요. 일본의 재일교포들도 조국을 잊지 않을 겁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은 1945년 무렵 약 200만명 가량이었다. 광복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한국으로 돌아오지만 약 60만명은 일본에 남겨진다. 이 조선인과 그 후손들이 재일(在日)교포다.
일본 내 약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재일교포는 광복 70주년인 현재 여전히 많은 수가 일본으로 귀화하지 않고 조상의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1948년 '한신 교육 투쟁' 등을 통해 한국문화 및 한국역사, 한국어 교육을 포기하지 않고 일본 내 한국학교(민족학교)를 세웠고 상당수가 민족학교로 자녀들을 보낸다. 일본말을 사용하며 일본음식과 일본사회에 정착해 살고 있는 사람들. 생활 터전이 일본이 된 그들이 한국문화를 잊지 않고 민족학교를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일본에는 오사카의 건국학교, 금강학교, 교토의 교토국제학교, 도쿄의 동경한국학교 등 총 4개의 '한국학교'가 있다. 한국학교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정식으로 인정받은 정규 교육기관으로, 재외국민에게 국내 교육과정에 준하는 수준의 교육과정을 시행하게 돼 있다.
오사카 건국학교 교실 뒤편에 걸려있는 시간표. 국어 과목은 한국어를 의미한다. /사진=정봄 기자
금강학교 성시열 교장은 재일교포 학부모들이 자녀를 민족학교에 꾸준히 보내는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나 타 해외의 경우 보통 선택에 의해 이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재일교포의 경우 강제징용, 한반도의 일자리 부족 등 환경적 요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경우가 많지요. 광복이 되면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던 사람들입니다. 먹고 살기 바빠서 한국어를 못 배운 사람도 많아요."
이것이 재일교포의 아픈 상처로 남았다. 일본 내의 숨길 수 없는 차별, 한국어를 못하니 한국인으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경계인의 삶이었다.
"민족정체성으로 볼 때, 한국이 뿌리인 사람들입니다. 자신은 형편이 어려워 못 갔지만 자기 자식은 보내고 싶은 학부모들이 많이 계세요. 일본 국적 취득으로 한국 국적을 유지한 재일교포의 수도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민족학교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어떻게든 민족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죠."
교토 국제학교에서 만난 최간나 양(14)은 민족학교를 왜 다니냐는 질문에 "한국인이니까요"라는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이 밖에 다른 답변이 필요하냐는 어투였다.
최 양도 최근 한일간에 불거지고 있는 위안부 문제, 독도 영토권 분쟁 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위안부, 독도 문제로 한일간에 사이가 안 좋은 것은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두 나라의 갈등이 잘 풀리길 소망했다. 최 양은 한국 대학에 입학, 스튜디어스가 돼 한국의 항공사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다.
국인 글로벌 멘토링에서 '꼬마야 꼬마야'를 배우는 교토 국제학교 학생들. 교실에는 태극기가 걸려있다. /사진=정봄 기자
교토 국제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김정관 교사는 "일본에서도 제사를 지내고 명절에는 떡국을 먹는 사람들"이라며 "어릴 적부터 한국문화를 접하다 보니 일본 가정에서도 그렇게 하는 줄로 아는 애들도 많다"고 전했다.
재일교포 3세이자 국인 글로벌 멘토링을 후원하는 최윤 OK저축은행 대표도 "초등학교까지 민족학교를 다녔다"며 "재일교포에게 한글이란 아이덴티티(정체성)나 마찬가지여서 한국말을 하며 한국인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일본에서도 한국이라는 나라를 늘 생각하게 됐다"고 되돌아봤다.
한국인 남편과 함께 네 자녀를 두고 있는 일본인 도미쿠치 노라코 씨(50)는 네 자녀 모두 오사카 내 민족학교에 보내고 있다. 그는 "자녀들을 한국인으로 키우고 싶다"며 "아이들은 이중국적이라 이후 본인이 선택할 일이지만 한국사람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금강학교 성 교장은 한국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일본 내 민족교육은 희망이 없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한국정부가 지원해 주고 있기 때문에 오사카 내 사립학교 중에서 금강학교는 수업료가 제일 쌉니다. 한국정부의 지원 없이는 일본 내 민족교육은 끝나는 겁니다. 하지만 사실 재일교포 등 많은 수의 한국인들은 정부나 기업의 지원 자체보다는 '조국이 나를 잊지 않았다'는 사실에 더욱 큰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니 잊지 말아주세요. 일본의 재일교포들도 조국을 잊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