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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어린 두 아들 두고 이대로는"…말기암 엄마의 마지막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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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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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HPBsh

"남겨진 아이들을 생각하면 아직 산소호흡기를 뗄 수 없어요, 가정을 버린 아빠가 아이들을 위해 최소한의 의무를 다 하도록 끝까지 싸울 겁니다."

19일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자궁경부암 4기 말기암 환자 A씨(40·여). 시한부 판정을 받은 그는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겨우 버틸 정도로 건강상태가 좋지 못하지만, 또 다른 상황에 맞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바로 양육비를 주지 않는 남편, 나쁜 아빠에 맞서서다. 남편은 암투병 중인 A씨와 이혼 후 5년 전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지만 처음 1번을 제외하고 단 한번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후 지난해 11월께 병원에서 더 이상의 연명치료가 어렵다는 소견을 듣게 된 A씨는 호스피스 병동이 아닌 자택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엄마 없이 남겨져야 할 어린 나이의 두 아들을 위해서 남은 시간을 병원에서만 보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첫째는 초등학교 4학년, 둘째는 2학년이 됐다.

A씨는 이혼 후 투병 생활에도 직장을 다니면서 아들들을 키워야 했다. 그동안 쌓지 못했던 엄마와의 시간들을 아이들에게 남겨줘야 했다. 아이들이 엄마 없이도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도록 비용 마련도 서둘러야 했다.

사실 그는 병원에서 작년 10월 말기암 판정을 받은 뒤 12월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소견을 들었다. 그로부터 3개월을 버티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동안 성치 않은 몸을 부단히 일으켜세워 아이들과 여행도 가고, 늘 함께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정작 아직 아이들을 위한 비용 마련은 녹록치 않았다. 2013년 자궁경부암 2기 판정을 받았다. 둘째 출산 1년 뒤의 일이다. 그럼에도 남편은 직장을 다니지 않고 간호조무사 일을 하며 생활비를 대고 있는 A씨의 돈을 쓰기 바빴다. 결혼 생활 후 이어진 폭력도 멈추지 않았다.

결국 남편의 폭력과 방관을 견디다 못해 2015년 이혼했다. 법원은 그해 남편에게 매달 5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남편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후 A씨 병세는 날로 악화됐고, 직장을 더 이상 다닐 수 없는 상태에서 병 치료비 등으로 빚만 늘어갔다.

A씨에게 이제 남은 희망은 '아빠의 양육비' 뿐. 이때 우연찮게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한 A씨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양육비 피해자들을 위한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배드파더스(Bad Fathers·나쁜 아빠들) 단체를 알게 됐고 도움을 청했다.

현행법상 부모 중 한 명이 양육권을 가졌을 경우, 다른 한명은 매달 양육비를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양육비 지급은 양측 협의 하에 성인 후, 군 제대 후 등 시점을 조정할 수 있다. 미지급시 이행명령 및 강제시행 등의 법적 절차를 통해 양육비 지급 의무 이행을 명령할 수 있다. 이행 명령 위반시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다. 또 감치명령 신청도 가능하다.

A씨는 뒤늦게 법률적 도움을 받게 됐으나, 기약 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할 뿐이다. 생전 아이들에게 무사히 양육비가 지급되는 것을 봐야만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텐데,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탓이다.

남 변호사는 A씨 남편의 등록 재산을 추적한 데 이어 채무 이행을 위한 법적 절차에 착수키로 했다. 배드파더스도 법률적 도움 외에 또 다른 지원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남 변호사는 "자녀가 성인 전까지 양육비를 지급해야 하지만, 마땅히 직업이 없는 상황에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으려고 고의로 재산을 감추는 등 행위로 재산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지급을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A씨와 같은 상황에 처한 엄마, 아빠들이 상당히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A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돕기로 했다"면서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절차를 진행해 양육비가 지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A씨는 "남편으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고, 배드파더스 단체를 알게 되면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무책임한 아빠, 엄마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내 아이 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책임과 의무 속에서 안정적으로 커 나갈 수 있도록 양육비 미지급에 관한 처벌이 강화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정과 아이들을 버린 남편이지만 최소한의 의무를 이행토록 엄마로서의 마지막 역할을 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https://m.news.naver.com/read.nhn?oid=421&aid=0004550361&sid1=102&backUrl=%2Fmain.nhn%3Fmode%3DLSD%26sid1%3D102&light=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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