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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영화 호텔 뭄바이의 실제 사건 현장(뭄바이 연쇄 테러)에 있었던 한국인의 체험 수기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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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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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저녁, 한없이 평화로워 보이던 호텔.

건너편 길가에는 여전히 연인들이 팔짱을 끼고 걸어 다니고, 100 여 미터쯤 떨어진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의 앞 광장에는, 어느 나라나 그렇듯이 왁자지껄한 음악을 틀어 놓고 춤추고 떠드는데....

저녁 무렵의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 뭄바이의 관광 명소다. 여기서 유람선을 타고 주변 작은 섬으로 놀러 가기도 한다.

진한 아라비아 향의 커피 내음과 함께 울려퍼진 총성은 열흘간의 뭄바이 테러사건의 전주곡이 되었다.

커피숍 안쪽 벽에 박힌 세발의 AK 소총 탄은 마치 쓰리스타 계급장처럼 일열로 가지런히 박혀 있었고, 언듯 비치는 장정 서너명의 그림자와 거친 발자국 소리는 영문도 모른체 앉아서 차를 마시던 사람들을 혼비백산 하기에 충분했다.

커피숍 중앙에는 두개의 큰 원형 기둥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일제히 기둥 뒤로 달려가 엎드렸다. 커피숍 바닥은 카페트가 깔려 있어서 그나마, 엎드려 있기에 문제는 없었다. 대략 보아 하니, 우리 4명, 인도인 한 열명, 그리고 백인이 한 열명 정도... 직원을 포함하여 대략 23~4 명 정도가 있었다. 다행히 총탄은 좀 높이 천정쪽으로 박혀, 다친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출입문이 박살나, 휑하니 뜷려 있는 상황이라, 언제 누가 실수든, 고의든 총을 들고 들어 온다면 우리들의 생도 그걸로 끝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은 파고드는데....

모두들 놀라, 기둥뒤에 숨어 머리를 바닥으로 박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우리 4명이 출입문에 바리케이트를 쳐서, 우연히라도 누가 들어 오는것을 막자고 했다. 우리 넷은 기둥 뒤에서 일어나, 탁자와 의자를 끌어 모았다. 그리고, 출입문으로 옮겨서 차곡차곡 바리케이트를 쳤다.

그러는 와중에도 간간히 총성은 들려오고, 겁을 먹은 다른 사람들은 누구하나 기둥 뒤에서 나와, 거드는 사람이 없다. 이렇게 넷이서 탁자와 의자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나니, 한결 마음이 든든하다.

잘 알다시피, 커피숍 탁자라는게 원형에다 가운데 다라 하나만 달랑 달린 테이블에, 어디 포차에서나 볼듯 한 의자들 뿐이라 바리케이트가 좀 허술 하긴 한데, 그 이상 뭐를 어떻게 할 방법은 없었다.

다시, 기둥뒤에 돌아와 엎드려서는 이때부터 수첨을 꺼내들고 총성이 나는 시간과 추정되는 방향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10:XX 3 층-->1층 1발

10:XX 1층 --> 3층 2발

지금처럼 스마트 폰이 있었으면, 폰으로 기록 저장 하면 되는데... 그 당시는 폴더블폰이 최신형이라...

이렇게 기록을 하고 있으니까 오 사장이 나에게 묻는다. "그건 기록해서 뭐하시게요?"

내 나름대로는 적는 이유가 있었다. 테러범들이 실탄을 휴대 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AK 소총의 30발 들이 탄창 두개 정도를 감안 하면, 대략 5~60 발 정도면 상황이 끝나지 않겠는가... 하는 그런 기대를 걸고 실탄 발사수를 헤아려 본 것이었다.

그때까지 경찰은 도착 하지 못하고, 대략 10시 45분까지 발사한 실탄이 79 발이었다. 일부는 3층에서 1층으로 경고 사격을 가하고, 일부는 투숙객들을 사살하고 있는 듯 보였다. 간간이 비명 소리도 들려온다.

10시 40분이 넘어서면서 일부 무장 경찰이 호텔로 들어오고나서는 양상이 달라졌다. 테러범은 3 층에, 경찰은 1 층에, 우리는 2층에.....

이때부터 테러범들은 수류탄을 1층으로 던졌다. 쾅! 하는 폭음.... 그것이 내가 헤아린 80번째 폭음이었다. 이 수류탄 소리를 듣고나서는 더이상 기록이 의미가 없다는걸 느꼈다. 어느 3~4 명에 의한 우발적 테러가 아닌, 대규모의 계획 된 테러라는 직감이 들었다.

시간은 밤 11시를 넘기고 있었고, 경찰은 몇명이 출동 했는지 몰라도, 1층에서 위로 올라 가지 못하고 있고, 테러범도 3층에서 내려 오지 않은채 서로 공방이 시작 됐다. 탕!..타타탕!!...쾅 !....

이때 까지 서로 공방은 하면서도 큰 타격은 주지 못했다. 호텔은 오래된 호텔이라 구조가 매우 복잡하다. 서로 마주 보고 총을 쏠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간간히 테러범들중 일부가 방을 돌아 다니면서 고객들을 사살 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비명소리...

또, 누군가는 출세한 비즈니스맨으로, 이 먼곳까지 왔다가 허망하게 죽임을 당하는구나 하는....

그러던 중,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았더니, 신관 19층에 있는 총영사관 사무관이었다. 신관에 지금 21 명이 그대로 숨어 있고, 현재 안전 한 상태인데, 이곳에 몇명이 있고, 상태가 어떤지를 묻는다.

그래서, 여기에 4명이 같이 있고, 현재까지는 우리도 무사 하다고 했더니... 다섯명이 아니냐고 묻는다.

혹시 우리랑 같이 동행은 안했어도 그 안에 있을지 모르니 확인해 달라고 하는데... 정말 우리 말고는 한국인이 없다고 하자... 푸네로 귀환한 사람, 신관에 억류된 사람, 커피숍에 있는 우리... 다 확인 했는데 오직 한사람의 안전이 확인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이 와중에 사고가 생겼을 수도 있는데...

그날, 공교롭게도 총영사관에서 주최한 행사인데, 만에 하나라도 불상사가 생긴다면, 이거야 말로 나라가 발칵 뒤집어 질 문제였다. 그리고는 신신 당부 한다. 제발, 제발 아무일이 없어야 한다고...

그러면서, 이 테러가 지금 뭄바이 중앙역과 오베로이 호텔, 그리고 우리가 있던 타지 호텔 등 세곳에서 동시에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그리고, 뭄바이 경찰력으로는 도저히 진압이 어려워, 델리에서 SWAT 팀이 오고 있는데, 그들이 와야 어떤 결론이 날것이라고 한다. 이때가 11시 반 쯤이었나...

총성과 수류탄 소리가 간간히 들릴 뿐...

당시 CCTV 에 포착된 뭄바이 중앙역의 테러범

호텔앞 도로에는 여전히 차들이 크락션을 울리며 다니고, 행인들은 느릿한 8자 걸음으로 돌아 다니고, 광장에서는 여태 춤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니 도대체 이 상황에서 왜 주변 통제는 안하는지... 왜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령은 안 내리는지....

도무지 이해 하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인도였다.

우리도 이젠 좀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기둥뒤에서 나와, 창가쪽 탁자에 앉아 바깥을 보면서, 정말 이해 안되는 상황에 대해 얘기를 나주고 있었다.

이때쯤, 바깥엔 경찰 증원 인력이 도착 했는지, 구식 총을 든 수백명의 경찰들이 화단이며 보도며.. 사이사이로 호텔 안으로 진입 하는게 보였다.

우리는 그것을 보며... 상대가 자동 소총과 수류탄으로 무장 했는데... 훈련도 제대로 안되고, 옛날 2차대전때나 쓰던 장총 들고 기어 들어 온들 뭐가 달라지랴 하는 마음으로 혀를 끌끌 차고 있는데....

갑자기 창문 밖, 위에서 아래로 뭔가 떨어지는 것을 얼핏 보았다.

그 예감.... 누가 뭐라 할 새도 없이 일제히 머리를 숙여 없드렸다. 쾅~~~~!!

테러범들이 경찰이 진입하는 걸 저지 하기 위해 위에서 아래로 수류탄을 던진 것이었다. 수류탄은 땅에 닿기전, 우리가 내다 보던 창문틀 아래 2미터 쯤 아래에서 폭발했고, 우리가 내다 보던 창문은 유리가 수십갈래도 갈라졌다.

그렇지. 우리는 군대를 갔다 왔지. 총소리에도 익숙하고, 수류탄도 던져 봤으니까...

여전히 인도인, 외국인들은 기둥 뒤에 숨어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우리 행동을 보면서, 마치 사춘기 소년들 쳐다 보듯 하고 있다.

이렇게, 시간은 흐르고, 우리들은 SWAT 팀이 빨리 와서, 죽든지 살든지 결판이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제 시간은 흘러... 12시를 넘기고 있고......

***** 다음에 3편으로 *** 이어서 쓸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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