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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유용/추천 10년 넘게 우울증 앓은 덬의 우울감 탈출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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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5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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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우울증 관련된 글 보고 생각나서 적어봄
나는 중학교 때부터 우울증 진단 받았고
가벼운 우울감 계속 있었는데
20대 초반에 우울증 심해질만한 사건 여러번 겪고
우울증 심해져서 2-3년 동안 병원 계속 다니며 괜찮아진
30대 초반 덬이야.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방법이었지만
혹시 지금 우울증이 심하거나 한 덬들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아 적어봐.

1. 나의 우울증 증상
기분이 심하게 다운되고 짜증이 심해지며 감정 조절이 안 된다.
갑자기 막 울 때도 있고 그냥 아무 의욕도 없이 하루종일 바깥 외출 안 할 때도 많았음.
담배를 피울 때는 하루 3-4개피를 피우다가 우울감이 심해지면 2갑까지도 피울 때도 있음.
폭식을 할 때도 있고 갑자기 식욕이 사라져서 물과 허기를 채우는 정도로만 먹으면서 한 달 넘게 보낸 적도 있음
글이 안 읽히고 집중력이 극심히 저하됨.
내용 이해 잘 안 되고 기억력도 저하되어서 기억이 잘 안남.
얘기를 하든 뭘 보든 뭘 읽든간에.
수면장애를 심하게 겪음.
자려고 눈을 감으면 환각처럼 떠오르는 이미지(숫자나 글자가 섬광처럼 번쩍거리면서 이미지일 뿐인데도 눈이 아프다는 느낌이 들 정도)가 보여서 잠을 못잠.

정도가 나아질 때는 (약간 경조증 증상)
쇼핑 중독(지갑에 있는 돈, 카드에 있는 돈을 다 씀)
폭식(외출을 하면 음식을 미친듯이 사들고 와.. 거기에 배달 음식을 엄청 시킴.. 물론 다 못 먹고 버림)
집 밖에 외출 못 하던 사람이 하루종일 걸어다녀

2. 나아진 방법들
1) 병원 다니기
우울증 환자 뿐만 아니라 기타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병원 꾸준히 다니는거야.
병원도 다니면서 자기한테 잘 맞는 선생님을 찾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병원을 그동안 7군데 정도 다녔는데 그 중에 제일 잘 맞는 병원에서 나는 약 완전히 끊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나와서 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호전이 됐어. (그 병원에 1년 반정도 다님)
병원을 옮길 때는 내가 먹고 있는 약이나 먹었던 약들 처방전 찍어둔 거, 혹은 약 봉투를 가져가서 이 약을 어느정도 먹고 있다는 얘기를 해야해. 그래야 옮긴 병원에서도 그것에 맞게 처방전을 지어주셔.

일단 병원에 가는게 너무 중요한게 처음엔 집 근처 가까운 병원에 다니는 것도 너무 힘들었어. 일주일에 한 번 병원을 가는 것도 귀찮아서 예약도 여러번 미루고 했었는데 약 처방 받은거 먹으면서 좀 기운이 생기니까 병원에 다니는 거 고작 일주일에 한 번인데 외출을 한다는 생각으로 좀 가뿐하게 다니게 되었어. 나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사람들 구경도 하고.

나는 원래 서점 구경하고 마트 같은 거 구경하는거 되게 좋아했거든. 나간 김에 마트도 가서 보고 서점에 가서 책도 보고 하니까 좋더라구. 그러면서 차츰차츰 외출을 늘려나가기 시작했어.

2) 일상의 루틴 정하기

이게 안 되는 사람이 정말 많은 거 같아.
나도 외출 안 하면 안 씻고 양치도 안 하고 그냥 방도 어지른 채로 막 살았음.. 청소 빨래? 설거지..? 전혀..

보통의 나는 청소하는 거 집안일 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고 꾸미는 것도 좋아하는데 그럴 기운이 없으니 누워서 하루종일 있기만 하게 되더라.

그럴 때 나의 루틴을 정했는데
일단 일어나면 세수하기. 양치 꼭 하기.
그리고 거울을 꼭 봤어.
거울을 보면 내 모습이 좀 대놓고 보이는데
그게 너무 꼴보기 싫은 거야.
그래서 대충 물 세수할 거 좀 잘 씻게 되고
로션도 바르게 되고 하더라.

그렇게 하나하나 해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리고 집에 있더라도 옷을 꼭 갈아입었어.
속옷도 갈아입고 상하의도 갈아입고..
그리고 갈아입으면서 세탁기도 돌리고.

그렇게 하나하나 늘려가는거야.
컵을 쓰면 설거지통에 대충 놓을 것도 씻어서 엎어놓고..

외출하면 널부러진 신발도 잘 정리해서 신발장에 넣어놓고
그렇게 품이 안 드는 일부터 하나하나 해나가기 시작하니깐
조금씩 주위가 정돈되고
예전엔 힘들었던 것들도 하나하나 더 할 수 있게 됐어.

3) 하루에 한 번 맑은 공기 마시기.
예전에 살던 집이 반지하 같은 곳이라 환기가 잘 안 되고 햇빛이 잘 안 들어왔는데 잠깐이라도 나가서(우체통에 우편물 본다던가 하는) 햇빛도 쪼이고 공기도 마셨어.

뭔가 그렇게 사람을 리프레시하게 만들어주는 것들이 필요할 것 같아. 지금은 루틴이 되서 아침에 일어나면 창문 열고 환기부터 해.
맑은 공기를 마시지 않으면 하루종일 답답한 기분이 들어서..

4) 사람 구경하기
나가서 사람 구경하는 거 의외로 되게 좋아. 우울증이 심할 땐 교류가 없었거든. 연락하는 것도 귀찮아서 연락도 거의 안 했고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도 피했으니까..
나는 병원에 가는 날이라도 꼭 걸어 다니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구경했어. 노래도 안 듣고 그냥 세상 소리를 듣는 것이 좋더라고. 이것도 좀 괜찮아진 후에야 가능했지만.. 그냥 사람들 말소리, 자동차 소리 같은 것들.. 듣는 것이 되게 좋더라.

3. 조금 나아진 후
학생이었기 때문에 학교에 다닐 때도 우울감이 심해지면 학교를 안 가서 성적이 엉망이었어. 항상 집에만 있고 .. 학교에 가게 되도 집중을 못하니까 역시 성적이 엉망이었고..

사실 심할 때의 기억이 거의 없고 자세하게 기억이 나질 않아. 우울증이 제일 심할 때의 14~17년도까지의 기억은 띄엄띄엄 있고 그냥 죽지 못해 산다에 가까웠어. 죽을 용기도 없어서 맨날 사고 나서 죽었으면 좋겠다 같은 생각을 했지. 그래도 조금 괜찮아지니까 아르바이트도 다니고 했음.. 몸이 좀 혹사될 땐 우울한 생각이 덜 해서 일할 땐 좀 멀쩡한 사람인 것처럼 하기도 했고 ㅋㅋㅋㅋㅋ 일단 거의 집에만 있었지만 나가야만 하는 일종의 루틴이 또 생긴거니까 그걸로 좀 힘을 얻기도 했고 .. 그 와중에도 병원은 늘 꾸준히 다녔어.

1) 주위 사람들에게 우울증 오픈
나와 가까운 주위 사람들에게는 내가 우울증으로 병원을 다니고 있고 약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오픈했어. 물론 내가 일상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고 좀 놀라는 사람들도 있긴 했지만 나는 이렇게 내가 우울증을 오픈해서 좀 다행이었다고 생각해.
나는 우울하면 연락 다 끊고 쳐박히는 스타일이고 남들한테 내가 우울한 얘기를 잘 안 하는 편이었어.
자살 사고(생각)은 간간히 있긴 했지만 내가 우울증이 심해진 계기에 주변 사람의 자살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자살을 하게 된다면 주위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어질까에 대한 인식이 늘 있었어서 그 부분에 대해 더 신중히 생각을 했어.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내가 이러이러한 상황이고 이 병을 벗어나기 위해 이런 노력을 해왔고 앞으로도 이렇게 노력을 할 것이기 때문에 도와달라고 얘기를 했고 내가 우울한 모습을 보일 때는 내가 알아서 대처할 거니까 터치하지 말고 내가 도와달라고 할 때만 도와달라고 요청을 했어.

물론 부모님은 딸이 계속 정신과 약 먹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도 계속 얘기를 했음!
그 후에도 계속 이 것때문에 싸울 때도 있었고 병원에 왜 가느냐고 하면서 말다툼을 할 때도 있었지만 내가 많이 괜찮아진 지금은 부모님도 정신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셨어..

아마 우울증 겪는 덬들도 이 부분이 제일 힘들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중학교 때 엄마가 처음 정신과에 데려갔기 때문에.... 물론 그 때 약 한 번 먹은 걸로 다 나은 줄 알고 계셨지만 .. 병원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계속 깨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ㅠㅠㅋㅋㅋㅋ


2) 새로운 도전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있어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

나는 조금만 실패해도 그걸로 우울감이 심해지곤 했거든.
뭔가 내 맘대로 안 되면 내가 못나서 그렇다는 생각에 빠졌고
어떠한 실패도 용납할 수 없었음.

이 부분은 진짜 많이 나아졌는데
이건 상담을 통해서 괜찮아졌어.
뭔가 생각의 방식을 바꿔야 해.
조금의 실패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성공도 칭찬해주는 것으로!
이게 너무 힘들더라고.

막 면접을 떨어지고 하면
내가 못생겨서 그렇구나
내가 말을 못해서 그렇구나
내가 공부를 못해서..
내가 학점이 안 좋아서..
같은 생각들을 했었는데

그래도 오늘 이렇게 면접을 다녀오다니
정말 많이 발전했다.
이렇게 힘든데 면접을 다녀온 나 칭찬해주자.
이력서를 그래도 다 써서 제출했구나.
오늘 하루도 열심히 했다 하면서
나를 정말 많이 칭찬해줬어.

밥을 먹어도 칭찬하고
옷을 입어도
샤워를 하고
외출을 해도
심지어 쓰레기를 내놓아도 칭찬해줬음

뭔가 그렇게 칭찬을 하니까
조금 위축되어 있던 나 자신이 용기를 얻기 시작했고
실패 보단 일단 도전을 하는 것에 의의를 두게 되었어.

그렇게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고
계약직 일도 다녀보게 되고
여행도 가보게 되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보기도 했어.

그 결과로 지금은 다른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생각보다 적성에 잘 맞아서 이 쪽으로 공부를 계속 할 생각이야.

4. 우울증이 도질 때

요즘의 나를 보면 우울증 환자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많이 괜찮아졌지만 우울증이 다시 도질 때가 있어.
우울증이 다시 도지면 느낌상으로 알 수가 있음
평소대로 하는 루틴이 너무 힘겹게 느껴지고
집중력이 막 저하되고 기억이 흐려지고..
그러면 나는 바로 병원을 찾아가서 상담을 받아.
약을 받아올 때도 있긴 한데 일단 상담만 받아도 조금 마음이 괜찮아지더라.

이게 좀 갈릴 수가 있는데 나는 어느정도 이 병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와서 그런가. 우울증이 재발했다는 생각이 들면 좀 우울한 기분과 분리가 되는 기분이 들더라고. 이게 내가 이상한 사람인 것이 아니라 우울증 때문에 그렇구나 하는!

그렇게 또 병원을 다니고 상담을 받다보면 어느새 또 일상적인 루틴을 되찾은 나를 발견할 수 있어!

5.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완치란 건 없는 병인 것 같아. 우울증은.. 꾸준히 관리해야 하고 꼭 나아지겠다는 의지가 너무너무 필요한 병이야.
나는 너무 우울한 채로 오래 살아서 우울하지 않은 것이 어떤건가 싶을 때도 많았는데 이렇게 꾸준히 관리하며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는데 이젠 우울한 기분이 드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고 낯설게 느껴져!
갑자기 적으려니 부족한 부분도 많고 빠진 부분도 있는 것 같지만, 아무튼 정말 작은 희망 같은 게 제일 중요한 거 같아.
나는 정말 죽고 싶지 않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주고 싶지 않았거든.
그런 마음들로 시작해서 하나하나 해오던 것이 이렇게 커져서 이젠 일상을 살아가는데 큰 무리가 없을 정도로 나아지게 되었어.

아마 더쿠에도 이런 어려움을 겪는 덬들이 많을거야. 내 주위에도 있으니깐 말야.. 뭔가 마음에 있는 작은 희망이나 소망을 절대 놓지지 말았으면 좋겠어!

오래오래 건강한 모습으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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