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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0번 환자 찾아라” 이탈리아 ‘코로나 봉쇄’ 속 “초현실적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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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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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확진 229명·사망 7명…중·한·일 이어 4위
‘적색구역’ 12곳 보름간 봉쇄, 전 주민 자가격리
허용된 슈퍼마켓·약국 뺀 모든 상점 문 닫아
주민 “두려움 속 집에 갇혀…초현실적 상황”

‘중국 봉쇄’ 3주간 확진 없다가 갑자기 폭증
‘0번 환자’ 추적 깜깜…“EU 자유이동은 유지”



24일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주의 한 지방도로에서 국가헌병대(카라비니에리) 대원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된 소도시 코도뇨로 향하는 갈림길의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코도뇨/AP 연합뉴스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진앙이 된 이탈리아가 보건 비상사태의 원인과 확산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0번 환자’를 찾지 못하고 미궁에 빠졌다.

24일 이탈리아 보건부 발표와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하루에만 북부 롬바르디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 4명이 숨지면서 전체 사망자가 7명으로 늘었다. 확진자 수는 229명에 이른다. 사망자는 모두 68~88살의 고령자들로, 대부분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이날 현재 이탈리아는 중국 본토와 한국, 일본(크루즈선 격리 포함) 등 아시아 3개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나라가 됐다. 사망자도 중국, 이란(12명), 한국(8명)에 이어 네 번째다.

이탈리아 중앙 정부는 24일 지방 정부들과 화상으로 연결한 확대 비상대책 회의를 열어,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 중인 북부 롬바르디주와 베네토주의 12개 도시를 최소 15일간 외부와의 교통을 차단하고 모든 주민에게 자가격리를 요청했다고 현지 일간 <라 레푸블리카>가 24일 보도했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중앙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보건 비상사태 대응에 협력과 조율을 강조했으며, ‘적색 구역(레드 존)’으로 지정된 지역의 주민들은 세금을 감면해주기로 했다. 해당 주민들은 마을 바깥출입이 금지되며, 영업을 허용받은 슈퍼마켓과 약국을 제외한 모든 상점과 박물관 등 문화시설들도 문을 닫았다. 유치원에서부터 대학교까지 모든 학교도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프로축구리그 세리에 에이(A) 경기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 경기는 취소됐거나 관중 없이 치러질 예정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말께 로마에 체류하던 중국인 관광객 2명이 최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곧바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선제 대응에 나섰다. 이후 3주가량 이탈리아 국내에선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방화벽 효과’를 누리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21일 북부 롬바르디아주와 베네토주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한두명씩 나오더니, 주말을 지나면서는 걷잡을 수 없이 늘기 시작했다.

24일 이탈리아 북부 도시와 마을 12곳이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봉쇄된 가운데, 롬바르디주의 소도시 코도뇨에 있는 한 대형 슈퍼마켓이 문을 닫아 사람이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코도뇨/EPA 연합뉴스

이탈리아 정부는 확진자 누구도 최근 중국 여행 경력이 없다는 점에 당혹해 하며 역학 조사에 힘을 쏟고 있다. 아직까진 국내 최초 전파자인 ‘0번 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보건 당국과 일부 역학 전문가들은 현재 확진자들이 이미 2~3차 감염자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라 레푸블리카>는 전했다. 중국 항공편을 차단하기 앞서, 비교적 가벼운 증상만 보이거나 단순 감기 환자로 오인된 전파자가 검역 당국의 방어막에 걸러지지 않은 채 입국했을 수 있다는 가설이다.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지난 20일 롬바르디주의 소도시 코도뇨에 사는 38살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되기 전까지 가족과 지인, 의료진까지 감염시키며 지역사회에 코로나19를 급격히 퍼뜨린 ‘슈퍼 전파자’ 구실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여행 경력이 없는 이 남성이 어떻게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코도뇨의 한 동물약국 약사는 24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사람들은 외출이 두려워 집에 갇혀 있고, 인적이 끊긴 거리에 나선 극소수의 사람들도 마스크를 착용한다”며 “이건 초현실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 정부는 24일 총리 주재 전국대책회의에서 유럽연합(EU) 시민의 역내 자유이동을 허용하는 ‘솅겐 조약’의 한시 유보와 육로 국경 통제도 검토했으나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안사>(ANSA) 통신이 보도했다. 정부 당국자는 “그런 조처가 합법적으로 가능하지만 실질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어떤 경우에도 그런 조처가 효율적 예방을 보장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앞으로 한동안 관련부처 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대책회의를 매일 열기로 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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