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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배달음식 시킬 때 제발 이것만은 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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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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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배달원으로 일하며 겪은 일들... 작은 배려가 필요합니다

[오마이뉴스 유휘찬 기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하던 일을 잠시 쉬고 국내를 여행하던 중이었다. 친분이 있는 이모님으로부터 전화 한 통이 왔다. 이모님의 지인분이 올 겨울에 일손이 필요한데 두어 달 정도 도와줄 의향이 있냐는 물음이었다.

어차피 여행이 끝나면 다시 일은 구해야 하는 상황이고, 근무지가 집에서 거리가 있는 전라북도 무주였는데, 타지에서 생활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나는 평소 운전하는 것을 좋아해서 택시를 탈 정도의 거리면 카셰어링 어플을 이용해 차를 몰곤 했는데, 승용차로 치킨을 배달하는 일이란다.

고민하는 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번 여행을 마치고 원하시는 날짜까지 근무지에서 가까운 역으로 가기로 했고 사장님께서 마중을 나오시기로 했다.

충북 영동역에 도착해 근처 까페에서 시간을 때우며 만나기로 한 사장님과 연락을 취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치킨으로 유명한 'P'사 브랜드 스티커가 부착된 낡은 경차 한대가 내 앞에 섰다. 차에 탑승해 한 시간 정도를 달려 전라북도 무주에 위치한 무주 덕유산 리조트 내부의 한 치킨집으로 들어오게 됐다.


리조트 내부의 객실을 외우고 치킨을 포장하고 배달하는 나의 근무가 시작됐다.

근무 환경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편에 속했다. 사장님과 직원분은 친절하게 나를 맞이해 주셨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배달 실력도 나날히 발전해 가장 빠르게 치킨을 배달할 수 있는 코스를 익히고, 늦은 시간에 배달을 할 경우, 초인종을 누르면 혹여 객실 안에 있는 자고 있는 영유아를 깨울까봐 노크를 하는 배려까지 할 여유도 생겼다.

그런데 늘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일을 하면서 받은 한 가지 스트레스가 있었다. 다름아닌 노크를 한 후 손님이 문을 열어 주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최상의 상황은 노크 후 손님이 기다렸다는 듯이 뛰쳐나와 문을 열며 밝게 인사한 후 깔끔하게 결제한 뒤 문을 닫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의 손님은 노크 소리를 들은 후 "나가요"라는 대답과 함께 그때서야 벗고있던 옷을 입고 지갑을 찾기 시작한다. 평균적으로 1~3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런 상황은 배달원 입장에서 한두 번은 웃으며 넘어갈 수 있지만, 매번 반복되다 보면 스트레스에 한몫을 한다. 배달음식은 조리 후 숙소나 집까지 도착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을 알기에 그 전까지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있을 수 있다. 나도 어느 정도 공감한다.

하지만 입장 바꿔 생각하면 내가 느긋이 있다가 급하게 옷을 입고 지갑을 챙기는 1~3분 정도의 시간 동안, 문 앞에서 배달원은 음식이 든 봉투를 들고 멍하니 서 있어야 한다. 이는 단지 음식이 오기 전에 간단히 옷을 갖춰입고 지갑을 찾아두기만 하는 작은 배려로 해결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배달원들은 목적지가 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첫번째 집에서 그러한 배려가 있다면 두번째 집, 세번째 집이 음식을 받는 속도는 조금이라도 빨라진다.

고객의 작은 배려가 배달원과 가게가 더욱 기쁘게 배달하고 맛있게 조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남성 손님의 경우 아무리 남성 배달원이 많더라도 속옷 차림으로 음식을 건네받진 말길 바란다. 최소한 다른 사람을 존중한다면 옷을 벗고 배달원을 마주하진 않길 바란다. 아무리같은 남자여도 그런 상황에서 손님의 벗은 몸을 보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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