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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조선시대 역사에 남은 최고의 고인드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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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3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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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열의 술이부작(述而不作) 사건


술이부작 사건은 우암 송시열이 친구였던 윤선거의 묘비명을 써주면서 술이부작 한 문장을 덧붙여서 생긴 논란이다.



윤선거는 생애 한가지 큰 오점이 있었는데 병자호란 당시 강화도가 함락당하면 선비 셋과 다 같이 순절하기로 약속했으나,

함락후 다른 선비들과 윤씨의 부인이 약속대로 자결했음에도 본인만이 왕의 곁에서 죽겠다며 강화도를 빠져나왔다가 결과적으로 살아남았고

윤선거 본인또한 이 일을 평생 부끄러워하며 추천받은 벼슬자리도 여러번 마다하고 은거해 성리학 연구와 후학양성에만 틀어박혀 평생을 지낸다.

송시열은 이 사건을 보며 윤선거를 속으로 경멸했으나 그럼에도 윤선거가 죽을때까지 친교를 유지했다.



그리고 윤선거가 죽기 전 유학자 윤휴가 송시열의 주자론을 비판하면서 관점차이로 절교하게 되는데

송시열, 윤휴와 둘다 친구였던 윤선거는 윤휴를 너무 욕하지 말라고 옹호해서 송시열과의 관계는 더욱 나빠지게 된다.



이후 윤선거가 죽고 아들이자 송시열의 제자였던 윤증은 대유학자이자 스승인 송시열에게 아비의 묘비문을 써줄것을 부탁했고 송시열은 승낙해 글을 써서 보낸다.

그런데 송시열이 보낸것은 박새체가 쓴 윤선거의 행장(죽은 사람의 행적과 성품에 대하여 기록한 글)에다 술이부작 하나를 덧붙인 글이였고 이후 크게 논란이 되기 시작한다.



술이부작이란 단어는 역사책등에서 '쓰는이가 다른 내용을 덧붙이지 않고 사실을 있는대로 적었단 뜻'으로 쓰는 말이였지만

묘비문에서 이런 표현을 쓴다는건 "난 여기서 얘가 칭찬한 내용에 동의하지 않지만 문체는 좋네. 내가 더 써줄 글은 1도 없고 그래서 복붙. Ctrl+V"

라는 뜻의 안 써준 것만 못한 고인모욕이나 다름없는 말이였다.



아무리 생전에 안 좋게 생각했어도 죽은 직후엔 되도록 좋은말만 해주는게 예전이나 지금이나 도리인데도

대유학자란 사람이 살아있을땐 친하게 지내다가 죽고나니 이런 글을 써서 보내줬으니 논란이 안 될 수가 없었다.

그 정도로 싫었으면 애초에 묘비문 써주는걸 거절하는게 맞는 것인데 굳이 써서보낸 송시열의 인성도 문제였다.



아버지의 묘비에 모욕의 글이 적혀있단 사실에 아들인 윤증은 지은이인 송시열에게 몇 번이고 묘비문을 고쳐줄 것을 요청했으나 들어주지 않았다.

지은 사람만이 수정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윤선거의 묘비문엔 송시열이 보낸 글이 그대로 박혀 송시열과 윤증의 사이가 틀어지는 이유가 되었고,

유학자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커져간 끝에 서인이 노론과 소론으로 갈라지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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