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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가난은 개인 책임?" 가난한 사람들, 왜 '작은 소비' 계속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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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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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개인 소비 문제" vs "사회구조적 문제"
서울시민 4명 중 1명 "사회·경제적 지위 높아질 가능성 낮아"
전문가 "공감 능력이 부족한 일부가 비난"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제가 가난한 게 제 소비생활 때문이라고요? 그것도 차별 아닌가요"

최근 20·30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자)를 중심으로 '소확행', '가심비' 등의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소확행은 지난 1986년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집에서 처음 등장한 단어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의미한다. 가심비는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중요시하는 소비 행태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를 지난 2018 소비 트렌드로 꼽았다.



이 가운데 최근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서는 이러한 소비습관이 가난을 부추긴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불거졌다. 배달 음식과 취미생활 등에 대한 작은 소비가 빈곤의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한 누리꾼은 지난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스무 살부터 서른 전까지 1억을 모으려면 한 달에 84만 원을 저축해야 한다"면서 "아이돌과 남자친구에게 돈 쓰는 것을 멈춰라"라고 말했다.

글을 접한 시민들은 "오히려 가난하기 때문에 작은 소비가 이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경제적 여유가 없을수록 먼 미래의 계획을 세울 여력이 부족하고, 그 때문에 눈앞의 작은 소비에 집중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올해 졸업을 앞둔 대학생 A(25) 씨는 "이런 주장을 보면 화도 안 나고 허탈하다. 정말 여유로운 집에서 자란 사람이라는 게 문장에서 드러나지 않나"라면서 "내가 현재 상황에서 30까지 1억을 모으려면 매년 2500 정도는 저축해야 한다. 그럼 매달 200만 원 이상을 저축해야 한다는 말인데 학자금 대출, 월세 및 공과금, 부모님 생활비 등을 내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게 가능할 것 같냐"라고 꼬집었다.


가난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상황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이 3일간 '총 주문금액 조회' 기능을 도입했을 때도 같은 상황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누리꾼들은 자신의 SNS에 적게는 몇백만 원, 많게는 몇천만 원까지의 총 주문금액을 인증하며 "모아놓고 보니 금액이 굉장히 크다. 충격적"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배달음식에 몇백만 원 쓰는 것 보라"며 "가난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일각에서는 "미래에 대해 기대할 수 없게 만드는 사회구조 탓"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조사결과 서울시민 4명 중 1명은 노력을 해도 계층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서울시가 발표한 '2018 서울서베이'에 따르면 '노력하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질문에 응답자 27.7%가 '낮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질문에 '보통'과 '높다'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48.3%, 24%로 나타났다. '가능성이 낮다'고 답한 응답자 수가 '높다'라고 답한 수보다 많아진 것은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최초다.

직장인 B(29) 씨는 "적금 꼬박꼬박 넣으면 목돈 되는 걸 누가 모르냐"면서 "넣고 싶어도 월세나 대출을 제하면 기껏해야 한달에 10~20만 원이다. 이것도 부모님이나 내가 갑자기 아프기라도 하면 바로 없어지더라"라고 토로했다. 이어 "상황이 이러니까 솔직히 평생 벌어도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진 않다"며 "그래서 꼭 하고 싶거나 먹고 싶은 게 생기면 그때 즐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타인에 대한 공감의 부재로 논란이 불거졌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가난한 사람의 경우 당연히 큰 소비를 못 하니 작은 소비를 많이 하게 된다"면서 "당장 식비라든지 생활비가 중요한 사람들은 그럴 여유가 없다. 저축을 하는 것도 어느 정도 상황이 되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처한 상황이 너무 절박하기 때문에 소소한 행복이라도 즐기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가난은 개인 소비의 문제'라고 비난하는 일부에 대해서는 "공감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또 '나는 돈이 있어도 안 쓰는데 쟤는 돈도 없다면서 막 쓴다'라고 타인을 비난하면서 자신의 가치관이 옳다고 생각하고, 만족감을 찾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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