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허지웅이 루머유포자 맞대면한 후기
8,034 26
2019.11.24 23:04
8,034 26
사흘 전 일이다. 일년 넘게 진행되어온 송사 하나가 마무리되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극우 사이트에 나에 대한 황당한 글을 지속적으로 올려온 사내가 있었다. 흔한 일이니 그냥 넘기려 했다. 그러나 글의 내용이 지나쳤고 내가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죄질도 사회에서 격리되어야 할만한 악성이었으며 무엇보다 글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올리는 게 문제였다. 한번은 경찰서에서 사내를 만난 적이 있다. 변호사는 대질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내 눈으로 꼭 한 번 사내를 보고 싶었다. 사무실에서 사내를 기다리면서 나는 사과를 받고 싶다, 사과를 받고 소송을 철회하자는 생각을 했다.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고 있는데 문이 열리고 사내가 들어왔다.

사내는 눈이 엄청나게 컸다.

키가 나만하고 시커멓게 탄 얼굴에 너무 큰 눈을 두리번 거렸다. 나는 이런 일을 벌이는 사람은 의외로 평범하게 생겼을 것이고, 그런 평범한 의외성이야말로 삶의 원리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 사내는 이토 준지 만화에서 튀어나온 사람 같았다. 아저씨가 나를 어디서 언제 봤다는 거냐, 이유가 뭐냐, 사과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느냐, 말을 다하고 사내의 입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남자는 그 큰 두눈을 거의 깜박이지도 않았다. 마침내 입이 열렸다. 우리 봤잖아요.

그걸로 끝이었다. 나는 믿을 수 없다는 심정이 되어 사무실을 나섰다. 동시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남자의 태도가 너무 확고했기 때문이다. 혹시 내가 범죄를 저지르고 기억에서 지워버린 게 아닐까.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죄책감인지 공포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감정이 밀려들었다. 사흘 전 사내가 10개월의 실형에 처해졌다는 통보를 받고 나는 참 복잡한 심경에 사로잡혔다. 사내는 왜 내게 사과하지 않았을까. 이 사내는 형을 살기 보다는 병원에 보내져야 하는 게 아닌가. 10개월 후 세상 밖으로 나오고 나면 나를 찾아오지 않을까.



출처 http://ozzyz.tumblr.com/post/147032111750
목록 스크랩 (0)
댓글 2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플로렌스 퓨x앤드류 가필드의 따스한 로맨스! <위 리브 인 타임> 로맨스 시사회 이벤트 60 00:05 4,922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98,26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026,97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89,96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343,994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76,49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3 21.08.23 8,530,03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42,63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50,88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8 20.04.30 8,531,25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33,155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32638 이슈 경상도견이라 사투리 써야 알아듣는다는 크래비티 형준이네 송개나리.twt 2 16:10 124
3032637 이슈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시즌3> 메인 포스터 & 예고편 16:10 139
3032636 기사/뉴스 절벽서 아내 살해하려던 의사 남편, 범행 때 남긴 말…미국 '충격' 4 16:09 532
3032635 기사/뉴스 ‘왕사남’ 1500만 돌파…17살의 단종 전하 아닌 박지훈, 풋풋하네 16:09 113
3032634 이슈 오늘 개봉한 밀라 요보비치 액션 영화 <프로텍터> 후기 2 16:08 272
3032633 유머 봉투가 생산 되지 않을만큼 아노미 상태에서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로 버릴 생각을 한다는.. 착한 한국 사람들.twt 8 16:07 634
3032632 이슈 오타쿠들 난리난 라이즈 은석.twt (더쿠 애니방하는 덬들 반가워할 것) 7 16:07 404
3032631 기사/뉴스 '누수' 본다더니 '속옷' 봐 관리실 직원 '경악' 16:06 280
3032630 정보 시간 속에 갇힌 펭수🐧 어린이박물관 정식 개관 기념 한양탐험기! 3 16:04 164
3032629 이슈 나하은 근황.jpg 5 16:03 1,496
3032628 이슈 "혈액순환 문제, 침 맞으면 낫는다” 한의원 믿고 8년 다녔는데…알고보니 ‘암’이었다 20 16:03 1,483
3032627 유머 거북선을 못 잊은 일본 3 16:02 909
3032626 이슈 20년만의 내한으로 팬들 난리난 J-POP 황제 13 16:02 1,505
3032625 기사/뉴스 [속보] 성관계 촬영 후 “성매매 혐의로 신고” 협박한 20대 여성…징역 7년 구형 20 16:00 887
3032624 기사/뉴스 [속보] 극단 선택 시도 청주여자교도소 30대 재소자 나흘 만에 숨져 2 15:59 1,590
3032623 유머 나 이런거 해보고 싶어!!! 근데 레이는 뭐 없나? 7 15:59 891
3032622 기사/뉴스 “햄버거 먹어보고 싶다” 섬마을 어르신 바람, 맥도날드 푸드트럭 불렀다 37 15:59 1,916
3032621 이슈 중소라서 주목 못받는게 너무 아쉬워서 모아본 중소여돌 비주얼 멤들....jpg 4 15:58 579
3032620 이슈 일본에서 새로 나온 카드캡터 체리 옷입히기 인형.jpg 12 15:57 1,555
3032619 이슈 의외로 전세계 항공을 마비시킬 수 있는 나라 48 15:57 3,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