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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자고 일어나니 남이 된 부부, 그 앞에 펼쳐진 '기막힌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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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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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러브 앳>

[오마이뉴스 이학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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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브 앳> 영화 포스터
ⓒ (주)크리픽쳐스
학창 시절 첫눈에 반한 올리비아(조세핀 자피 분)와 결혼에 성공한 라파엘(프랑수아 시빌 분)은 그녀의 도움을 받아 집필한 소설이 성공을 거두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라파엘은 올리비아를 뒷전으로 한 채 인기와 명성을 좇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자신의 꿈이었던 피아니스트를 포기했던 올리비아는 성공 가도에 오른 뒤 나날이 변해가는 라파엘의 모습에 상처를 입는다.
두 사람이 심한 말다툼을 벌인 다음 날, 눈을 뜬 라파엘은 이제까지 살던 세계와 전혀 다른 평행세계에 온 사실을 깨닫는다. 스타 소설가의 화려한 삶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중학교 문학 교사가 되어버린 라파엘. 그런데 올리비아는 라파엘의 존재를 전혀 모른 채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꽃피워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유명 피아니스트로 살아가고 있다. 라파엘은 올리비아가 다시 자신을 사랑하게 되면 원래 있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품고 다시 한번 그녀의 마음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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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브 앳> 영화의 한 장면
ⓒ (주)크리픽쳐스
1980~2000년대 전 세계에서 미국과 영국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큰 인기를 구가했다. 줄리아 로버츠, 맥 라이언, 드류 베리모어, 산드라 블록, 톰 행크스, 휴 그랜트 등을 간판으로 삼아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 <귀여운 여인>(1990),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1993), <당신이 잠든 사이에>(1995),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1998),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1998), <유브 갓 메일>(1998), <노팅 힐>(1999), <런어웨이 브라이드>(1999), <왓 위민 원트>(2000), <브리짓 존스의 일기>(2001), <나의 그리스식 웨딩>(2002), <러브 액츄얼리>(2003) <첫 키스만 50번째>(2004), <마법에 걸린 사랑>(2007), <프로포즈>(2009) 등이 사랑을 받았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CG와 슈퍼히어로 장르가 지배하는 2010년대에 북미에서 대히트를 기록한 로맨틱 코미디 작품은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이 거의 유일하다. 영국에선 워킹 타이틀이 만든 <어바웃 타임>(2013) 정도가 기억난다. 장르의 스타도 부재하다.

그러나 세계적인 히트작이 없다고 장르가 사라진 건 아니다. 지금도 각국에서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여전히 로맨틱 코미디를 사랑하는 관객층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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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브 앳> 영화의 한 장면
ⓒ (주)크리픽쳐스
영화 <러브 앳>은 '평행 세계'란 판타지적 상상력을 발휘한 프랑스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위고 젤랭 감독은 "만약 아내가 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이란 생각에서 현실 세계와 평행 세계를 넘나드는 시나리오가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첫사랑에 빠지길 꿈꾸거나 여전히 첫사랑을 기억하는 관객 모두에게 진정 자신의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은 누구이며, 상대방에게 나는 어떤 존재로 행동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부연한다.

주인공이 초자연적인 상황에 부닥친 후 점차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게 되는 <러브 앳>의 전개는 반복되는 시간에 빠진 남성을 소재로 한 <사랑의 블랙홀>(1993)에 뿌리를 둔다. 말하자면 <사랑의 블랙홀>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 거짓말을 못하게 되는 <라이어 라이어>(1997), 또 다른 선택의 삶으로 간 <패밀리 맨>(2000), 여성들의 속마음을 듣는 <왓 위민 원트>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위고 젤랭 감독은 판타지적인 설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사랑의 블랙홀> 외에 <어바웃 타임>, <이터널 선샤인>(2005), <그녀>(2013), <멋진 인생>(1946)을 보며 영감을 받았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많은 미국, 영국 영화를 참고하여 <러브 앳>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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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브 앳> 영화의 한 장면
ⓒ (주)크리픽쳐스
초자연적인 설정과 기본적인 플롯만 본다면 <러브 앳>의 독창성은 떨어진다. 그렇다면 <러브 앳>은 <사랑의 블랙홀>의 아류에 불과할까? 그렇지 않다. 영화는 소설을 활용한 액자식 구성을 통해 고유함을 획득한다.

극 중에서 라파엘은 SF소설 <졸탄과 섀도우>로 유명세를 얻는다. 소설은 현실 세계와 평행 세계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기능할 뿐만 아니라 영화 중간에 삽입되어 인물의 심리도 표현한다. SF소설이기에 극에 색다른 분위기를 불어넣는 역할도 맡았다.

<러브 앳>의 가장 흥미로운 구석은 현실 세계와 평행 세계에서 라파엘과 올리비아의 직업과 상황이 역전된다는 점이다. 영화는 평범한 라파엘이 유명한 올리비아를 다시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다룬다. 동시에 그녀의 꿈을 인정하는 변화를 그린다. 현실 세계에서 라파엘의 그림자(섀도우)에 머물렀던 올리비아는 평행 세계에선 오롯이 삶의 주인공이 된다. 극 중 소설 <졸탄과 섀도우>와 영화의 스토리가 교차하는 액자식 구성은 이런 변화를 한층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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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브 앳> 영화의 한 장면
ⓒ (주)크리픽쳐스
<러브 앳>의 프랑스 원제는 < Mon inconnue >으로 '나의 낯선 여성'이란 뜻이다. 라파엘은 올리비아와 부부였지만, 평행 세계에선 마주친 적도, 사귄 적도 없는 남이 되어버린 기막힌 상황을 잘 담은 제목이다.

영어제목은 첫눈에 반한다는 표현 'love at first sight'를 바꾼 < Love at Second Sight >이다. '두 번째 만남에서 사랑에 빠지다'는 영어제목은 영화 속 라파엘과 올리비아의 평행 세계 속 모습을 의미한다. 반면에 우리나라 제목 <러브 앳>은 영어제목을 단순히 줄인 수준에 불과하다. 수입사가 제목에 더욱 신경을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위고 젤랭 감독은 "현대적인 대사와 상황이 담긴 진짜 코미디이면서 불필요한 통속성은 뺀 진정한 로맨티즘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힌다. 분명 <러브 앳>은 지금까지 보았던 프랑스의 로맨틱 코미디와 결을 달리 한다. 미국과 영국의 로맨틱 코미디 문법을 활용하여 프랑스의 감성과 분위기를 스크린에 담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영화의 정체성과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장점이 결합된 판타스틱한 영화"란 해외 평가는 실로 적절하다. 조만간 <러브 앳>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소식 내지 위고 젤랭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 소식이 들리지 않을까 예상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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