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지호·구민지기자] 'TRCNG'는 꿈을 선택했다. 참았다. 견뎠다. 그러다 지쳐갔다.
처음에는, 10명이 뜻을 모았다. 위약금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우엽과 태선은 싸우기로 했다. '개미지옥'에서 탈출하기로 결심했다.
둘은 경찰에 고소했다. 그리고 '디스패치'에 폭로했다. 'TRCNG'가 겪었던 13가지 현실들. 아직, 쓰지 않은 것들이 더 많다.
① 숙소 :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XXX-XXX. TRCNG의 꿈이 시작된 곳. 복층형 구조의 빌라다. 1층 2개의 방에서 8명, 2층 창고형 방에서 2명이 생활했다.
"2층은 거의 창고 느낌입니다. 천장이 낮아서 허리를 제대로 못 폈어요. 난방도 잘 안 됐고. 짐(옷), 장비 등과 뒤섞여 살았습니다." (우엽)
② 의식주 : 옷은 각자 돈으로 사 입었고, 밥은 주로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웠다. 단, 새벽 연습 때는 회사가 밥값을 냈다. 메뉴는 볶음밥 통일. 태선의 경우, 복통으로 응급실을 찾은 적도 있다.
"커피를 들고 연습실에 간 적이 있어요. '왜 니들만 마시냐'고 화를 냈죠. 버릇없다고 혼났어요. 그래서 다음에는 회사 분들 커피도 사가지고 갔습니다." (태선)
③ 단전 : TS엔터에서 볼 수 있는 특징? 공과금 미납이다. 슬리피는, '단수'로 고생했다. TRCNG는 어떨까. 단수는 물론, 전기까지 끊겼다. 2019년 4월과 10월, 두꺼비 집이 내려갔다.
"2018년 1월에는 보일러가 끊겼어요. 멤버 4~5명이 독감에 걸렸고요. 사우나에서 자고 씻고 그랬어요. 그때가 2집 활동 때였는데 참고 무대에 섰어요. 병원비는 모두 사비로 냈고요." (우엽)
④ 변기 : 화장실 변기는 총 2개. 그 중 1개가 고장났다. 나머지 1개를 멤버 10명이 사용했다. 그것마저 고장났다. 2017년 12월, 2018년 1월, 2019년 2월의 일이다.
한 멤버가 단톡방에 "형, 저희 화장실 변기가 막혔어요. 사람 불러줄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회사는 무응답. 결국 우엽의 어머니가 설비기사를 불렀다. 수리비는 모두 어머니 자비로 처리.
⑤ 전등 : TS엔터는, 자주 깜빡깜빡했다. 그래서 TRCNG의 숙소도 깜.빡.깜.빡. 2019년 1월 7일, 숙소 (세탁실과 주방) 전등이 고장났다. 15일에도 그랬다. 21일도 마찬가지. 태선이 매니저에게 말했다.
태선 : 형. 저희 전등이 안돼서 어둠 속에 살아가요.
회사 :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다 전등 ㅋㅋㅋㅋ 목요일에 한남동에서 스케줄 있으니 그때 냉큼 가서 갈아줄게.
하지만 매니저는 목요일에 오지 않았다. 세탁실과 주방은 여전히 어둠 속이라는 후문이다.
⑥ 정수기 : 어떤 글로도 이들의 열악한 환경을 대신할 순 없을 것 같다. 숙소 정수기 문제(고장)로 걱정하는 멤버 부모들의 단톡방 대화를 그대로 옮긴다.
"어제 숙소에 빨래 가지러 갔는데 너무 더워서 땀이 줄줄... 너무 더우니까 숙소에서 냄새가 나요. 정수기는 고장났는데 전원은 계속 켜져있고. 아이들이 먹다 남은 물을 먹으면 병 날 수 있어서 정수기라도 바꿔 달아 수시로 시원한 물을 먹을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어요. 이제 여름시작이라 더 더워질텐데. 회사에서 아이들 숙소 일일이 신경못쓰니까 정수기 먼저 교환하는 게 급선무같아요. 아이들 새벽까지 안무 수업하고 나면 제일 먼저 시원한 물부터 먹고 싶을텐데" (A씨, 어머니)
⑦ 에어콘 : 2019년 7월 5일, 수은주는 34도를 돌파했다. 하지만 TRCNG는 폭염을 온몸으로 감당했다. 숙소 에어콘이 고장난 것. 멤버 부모들은 아래(↓)와 같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 회사에 전부터 (에어콘 고장을) 이야기 했는데 아무 말이 없어서 제가 AS 신청했어요.
- AS 아저씨 말로는, 수리불가래요. 지금 실내 온도가 31도가 넘어서 새로 사서...
- 일단 우리가 사고 정산에서 빼라고 할까요? 이왕이면 공기청정기도 되는 걸로
- 에어콘 설치비까지 총 66만원입니다. 1명당 6만 6,000원씩 걷어요.
⑧ 폭행 : 'TS엔터' 박상현 이사는 18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엽과 태선에게 폭행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다. 이들이 고소한 것이 확인되면 무고죄로 맞고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속사 고위 임원은 칫솔로 목을 때렸다. 물론, (게임) 벌칙이라 말할지 모른다. 우엽은 철제 의자로 가격 당했다. 온 몸에 멍이 들었다. 상해 진단서도 있다. 목격자는, 멤버들이다.
⑨ 폭언 : 소속사 관계자의 욕설도 끊이지 않았다. 일례로, 'V앱' 라이브를 허락(?) 없이 시작했다고 욕을 퍼부었다. 물론 이 허락은, 의사소통 미스였다.
'TRCNG' 단톡방을 살펴보면, "XX 부장이 또 욕했다", "술 먹고 숙소에 왔다" 등의 내용이 나온다. 폭행과 폭언에 관한 한, '폭력인지감수성'이 결여된 것은 아닐까?
⑩ 룸살롱 : A라는 멤버는 2001년 생이다. 만으로 18세다. 하지만 올해 초, 그는 소속사 관계자에게 '룸살롱'을 가자는 제안을 받았다. 물론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는 없다.
"나 녹음실에서 랩하는 거 보고 있는데, XX형이 '너 스무살이지, 나랑 룸방가자' 그랬어. 여자 분도 계신데 술먹고 룸방 가자는 이야기를 해?" (A)
⑪ 중고나라 : 'TS엔터' 고위 관계자의 취미는, '에어 조던'(나이키) 수집이다. 하지만 'TRCNG'에겐 노동이었다. '조던 팔이'에 동원된 것. 신발을 박스 위에 진열하고, 사진을 찍었다.
"연습실에 멤버를 불러 놓고 (조던) 시세를 알아보라고 시켰어요. '나이키매니아'(카페) 등을 뒤졌죠. 포스트잇을 만들어 붙였고요. 판매글은 안무팀이 올렸어요."
⑫ 비용 : 'TRCNG'는 상상도 못할 환경 속에서 아이돌의 꿈의 키웠다. 소속사의 '케어'를 제대로 받지도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그들이 감당해야 할 빚은 늘어갔다.
TS엔터의 정산내역에 따르면, 2011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의 비용은 16억 4,329만 원이다. 수익은 2억 6953만 원. 합계, -13억 7,376만 원. 아이돌 3년 차에 13억의 빚을 지게 됐다.
⑬ 계약 : 'TS엔터'와 맺은 전속 계약서에 따르면, 계약 기간은 9년(앨범 최초 발매일 기준)이다. 음반 및 음원 배분율은 9:1. 정규 3집부터 8:2다. 광고 및 행사는 7:3이다.
'TRCNG'는 10명이다. 이 10명이 앨범 수익의 '1'을 다시 나눠 가진다. 즉, 음원으로 100원의 이익을 냈다면 멤버 1명에게 돌아가는 몫은 1원. 한 마디로, 99:1의 계약이다.
한편, 'TS엔터테인먼트'는, 'TRCNG' 우엽과 태선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였다. <아동학대 및 특수폭행>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생활 미지원은 다 거짓입니다." (박상현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