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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IF] 알츠하이머, 이젠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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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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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없이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

치매 원인 물질 망막에도 쌓여… 달라지는 빛 파장 촬영해 진단
피 한 방울로 발병여부 가려내고 VR 등 IT 기술 더한 방법도 나와


미국 미네소타대 로버트 빈스 교수는 지난 11일(현지 시각) "망막을 촬영해 알츠하이머를 조기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망막은 눈으로 들어온 빛을 전기 신호로 바꿔 뇌로 전달한다.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은 뇌뿐 아니라 망막 혈관에도 쌓인다. 빈스 교수는 이 단백질에 빛을 쐈을 때 빛의 파장이 미세하게 바뀌는 현상을 감지해 치매 진단에 성공한 것이다. 망막의 혈관 수 변화를 감지해 알츠하이머를 진단한 연구가 있었지만, 그보다 훨씬 작은 분자 단위에서 정밀 진단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빈스 교수는 "가벼운 인식 장애가 있는 19명의 망막에서 단 10분 만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찾아냈다"며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환자들의 검사 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ACS 케미컬뉴로사이언스'에 실렸다.

치매는 아직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 길게는 10여년에 걸쳐 병세가 악화하기 때문에 조기에 찾아내 발병 속도를 늦추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뇌 영상 촬영, 척수액 검사 등 현재의 진단 방식은 대부분 치매 증상이 나타난 뒤에야 진단이 가능하다. 뇌 영상의 경우 회당 2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 최근 들어 눈을 들여다보거나, 피 한 방울만으로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가상현실(VR) 등 IT(정보기술)를 접목한 치매 진단법도 등장했다. 환자에게 고통을 주지 않고 고가(高價)의 장비도 필요없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고통 없이 치매 진단하는 기술들

빈스 교수는 뇌 속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이면 뇌와 연결된 눈 망막에도 이 물질이 생기는 것에 착안했다. 빛의 모든 파장 영역을 한 번에 촬영할 수 있는 초분광(超分光) 영상 기술로 망막에서 수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크기의 베타아밀로이드를 찾아낸 것이다. 이 기술은 과거 파키스탄에 은둔해 있던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찾아낸 미 군사 위성에 적용된 기술이기도 하다.

서울대 묵인희·황대희 교수는 지난 9월 이상원 고려대 교수와 공동으로 치매 환자들의 혈액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4종류의 단백질이 치매 여부를 알려주는 바이오마커(몸 안 변화를 알아내는 지표)임을 알아냈다. 이 단백질의 농도로 실험 대상자들의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축적량을 예측했더니 PET(양전자단층촬영) 결과와 83.6% 일치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최재용 연구원은 지난 8월 학습과 기억 형성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뇌 속 신경전달물질 글루타메이트의 농도를 분석해 치매 여부를 알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VR과 같은 IT도 조기 진단에 활용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데니스 찬 교수는 지난 5월 경도인지장애를 가려낼 수 있는 VR 테스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테스트는 머리에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따라 특정 장소를 찾아간다. 치매에 걸리면 길을 찾는 뇌 부위가 가장 먼저 손상된다는 점을 응용한 것이다.

빈 라덴 잡던 기술로 치매 징후 알아내

치매 진단 기술 발전과 더불어 치료제 개발도 탄력을 받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 화이자 등 거대 기업들이 개발 성과를 내지 못하며 신약 연구를 중단했지만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새롭게 개발 붐이 불고 있는 것이다.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오젠은 최근 "내년 초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 물질 '아두카누맙'에 대한 판매 승인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성공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평가에 따라 임상 3상을 중단했다가 최근 개발을 재추진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중국과학원과 상하이 뤼구제약이 공동 개발한 치료제 '주치이'가 시판 허가를 받았다.

[최인준 기자 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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