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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기사의 부실함을 꼬집던 댓글의 종말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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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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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다음 뉴스 댓글창 폐쇄 흐름
이용자들 “혐오적 기사 생산했던 언론, 댓글 뒤로 숨고 있다”

[미디어오늘 정철운·박서연 기자]

10월31일부터 카카오가 운영하는 다음 연예뉴스 댓글창이 폐지됐다. 당장의 관심사는 트래픽 변화였다. 카카오 관계자는 11일 "뉴스 트래픽을 외부에 공개한 적은 없다. 뉴스 정책 개편과 트래픽의 상관관계를 보기에는 개편 기간도 너무 짧다고 내부에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연예뉴스 트래픽의 경우 정책보다는 이슈의 영향이 훨씬 크기 때문에 설령 트래픽 변화가 나타났더라도 개편과 연관 짓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제 관심사는 댓글 폐지가 불러올 '나비효과'다.

동아일보는 10월28일자 사설에서 "표현의 자유를 핑계로 누리꾼들이 익명성 뒤에 숨어 댓글을 달도록 허용하고, 이를 통해 트래픽 증가라는 상업적 이득을 누렸다"며 포털을 비판한 뒤 "카카오가 연예기사 댓글만 우선 폐지하기로 한 점도 매우 아쉽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거취를 두고 벌어진 '실검 전쟁'이나 '드루킹 여론 조작' 사건에서 보듯 정치적 여론 조작은 연예 기사의 악성 댓글처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될 문제"라며 정치섹션 댓글 폐지를 주장했다. 동아일보만의 논조는 아니다.

카카오는 10월25일 기자간담회 질의응답 과정에서 "연예 기사 대부분이 개인에 대한 이야기로 집중 되기 때문에 순작용보다는 역기능이 더 많다고 판단했다. 기사를 쓰는 분이나 보는 분들 모두 다 공감할 것"이라며 "연예뉴스 댓글을 먼저 잠정 폐지하고 그 이후에는 이용자들의 반응을 보고 순차적 개선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언론이 정치 섹션을 비롯해 여러 섹션에서의 댓글 폐지를 지속적으로 주장할 경우 카카오가 이런 논조를 정책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앞서 카카오는 댓글 폐지 취지에 대해 "개인에 대한 악플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이유로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으며, 정치인 악플도 많다는 지적과 관련해 "일관된 관점은 사람이다. 사람에 관련된 것을 선제적으로 조치하고 그 이후에 정치적인 현안이나 사회적 사건에 대해서는 열어둔 상태"라고 답한 바 있다.

네이버는 2018년 10월 댓글 제공 여부부터 노출 기준을 언론사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언론사 댓글 선택제'를 시행했다. 지금까지는 언론사가 요청하면 네이버가 반영했으나 내년부터는 언론사가 직접 뉴스 섹션 별로 댓글창을 열지 말지 판단하는 권한을 갖게 된다. 네이버는 지난 4월부터 AI를 통해 악성 댓글을 차단하는 '클린봇' 기능을 스포츠뉴스와 쥬니버에 적용하기 시작해 10월 말부터 연예뉴스로 확대 적용했다. 이 같은 흐름은 점점 포털사업자가 댓글 관리에서 '손을 떼는' 방향을 향하고 있다.

https://img.theqoo.net/zVuWF

결국 설리씨의 죽음으로 촉발된 악플에 대한 문제의식은 연예뉴스 댓글 폐지로, 그리고 포털 전체의 댓글 폐지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구글은 댓글 창이 없다는 사실도 댓글 폐지가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주장하기 쉬운 상황이다. 바야흐로 '댓글의 종말'이다. 변화의 연쇄작용으로 언론사 아웃링크에서의 댓글 창도 사라질 수 있다. 영국 BBC와 가디언에는 댓글 창이 없다. 이번 댓글 폐지에 대한 뉴스이용자들의 판단은 엇갈린다.

뉴스이용자 A씨는 "댓글 차단에 환영한다. 누군가를 도마 위에 세워놓고 인신공격이 심해 문제라고 느껴왔다. 이번 기회에 잘 없앴다"고 말했다. 뉴스이용자 B씨는 "다음이 댓글을 막아도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충분히 악플을 쓸 수 있기 때문에 효과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으며 "댓글 보는 것도 포털에서 뉴스를 읽는 이유 중에 하나인데 결국 다음 연예 뉴스를 안 보게 되고 네이버로 가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이용자 C씨는 "악플이 차단되는 건 순기능이지만 댓글로 인해 온라인에서 형성되는 여론도 의미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게 없어진 것 같다"며 "사람들이 해당 사안과 기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뉴스이용자 D씨는 "다음이 설리 악플과 관련해 아예 댓글 기능을 배제하는 식으로 악플 논란의 중심에서 빠져나가려고 하는 것 같다"며 "근본적 해결책은 오히려 선플을 독려한다든지 악플을 중화시킬 수 있는 캠페인"이라고 말했다. 뉴스이용자 E씨는 "네이버나 다음은 공적 자원이 투여된 적 없는 민간기업이다. 연예인 댓글 문제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댓글 폐지는) 공익적 측면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이번 결정으로) 이용자들 표현의 자유가 제한됐는데, 공인과 이용자 중 누구의 기본권이 더 침해됐는지 논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 폐지, 명예훼손과 혐오 없애는 '만능 버튼' 아냐

댓글 폐지는 설리씨와 같은 피해자를 막고 명예훼손과 혐오를 없애는 '만능 버튼'이 아니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댓글은 생활영역의 정치이며 사회적 정보가 모일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라며 댓글 폐지 논의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지금껏 우리는 연예인을 너무 공인화시키면서 욕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존재하는 가운데 문화처럼 권리침해가 이어졌다"고 지적하며 "법원이 (악성 댓글) 위축 효과를 위해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해외는 악성 댓글에 따른 이용자의 법적 리스크가 크지만 우리는 간단한 벌금 수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댓글 서비스 이용자가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댓글을 달면 사회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위법성의 무게'를 인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서 피해당사자들의 적극적인 권리침해 대응은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플랫폼사업자도 예외는 아니다. 독일에선 댓글로 명백한 허위사실을 남길 경우 24시간 이내에 ISP사업자들이 이를 삭제해야 하고, 위반할 경우 최대 5000만 유로(약 650억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황용석 교수는 "댓글 정책은 사업자의 자율영역이지만 모든 서비스는 사회적 기능을 하고 있다"며 "완결적 해결방안으로 댓글 폐지에 접근하는 것보다는 이용자 약관을 강화하거나 유튜브 노란딱지 같은 기술적 접근을 통해 악성 댓글 이용자 차단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기사에만 댓글창을 열어두는 식의 방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NN이나 뉴욕타임스의 경우 댓글을 달 수 있는 기사를 한정해 선택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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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민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는 "설리씨 사건의 파장이 크기 때문에 다음의 연예 댓글 폐지에 대해 받아들이는 분위기인 것 같다. 다음이 연예뉴스에 한정해 댓글을 폐지했지만 이후 다른 뉴스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정치나 사회 이슈에 대해서도 악플뿐만 아니라 댓글을 쓰거나 읽는 행위가 원천 차단됨으로써 사람들이 이슈나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나눌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해야 할 역사가 '인터넷 실명제' 논란이다. 한 때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공론장이 실패했다는 회의론이 높아지면서 인터넷실명제는 만병통치약처럼 떠올랐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는 '2008년도 본인 확인제(인터넷 실명제) 효과분석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 실명제가 악성 댓글 감소보다는 게시판 본래 기능인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고 지적했으며 헌법재판소는 2012년 "실명제가 불법 정보를 줄였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선민 강사는 "악플 대책으로 전가의 보도처럼 실명제가 나왔고, 실명제가 위헌 판결을 받은 것과 별개로 표현 자체를 위축시켜 사회적 논쟁이 있었다. 그런데 댓글 기능을 없애는 것은 표현 자체를 할 수 없게 하는 것인데 사업자의 결정이더라도 너무 쉽게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확대를 주장하는 게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타인에 대한 명예훼손·혐오·차별이 포털 댓글 기능을 없앤다고 사라질지 의문"이라며 "실명제처럼 댓글을 없애는 것이 이 문제의 모든 해결 방식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이번 이슈에서 언론의 책임도 상당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선민 강사는 "이른바 어그로를 끌어 조회 수를 높이고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희화화하거나 혐오적인 기사를 생산해, 사람들이 알 필요가 없는 것을 공적 공간으로 가져와 알리고 댓글 뒤로 숨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이 포털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선민 강사는 "댓글에는 새로운 관점과 몰랐던 정보가 제시되기도 하고, 기사의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한다. 연예뉴스 댓글이 댓글을 없애야 할 정도로 다 문제적인 것이었을까 검증하는 과정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도 지적했다.

정철운·박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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