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찌아찌아족 한글 채택 10년…흐지부지 안되고 오히려 확산
5,963 39
2019.10.02 10:55
5,963 39

찌아찌아족 한글 채택 10년…흐지부지 안되고 오히려 확산

연합뉴스 기사전송 2019-10-02 08:31


바우바우시 이어 바따우가군도 교육…군수 "수업 늘려달라"
시내 고등학교는 '한국어' 교육…한인 교사 1명으로 태부족

(바우바우<인도네시아>=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부톤섬의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부족어 표기법으로 채택한 지 10년이 지났다.

지난달 29일∼2일 연합뉴스 특파원이 직접 부톤섬을 찾아가 확인한 결과 그동안 찌아찌아족 초등학생 1천여명이 찌아찌아어를 한글교재로 배웠다.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한글 교육이 흐지부지되기는커녕 1년 전부터 바우바우시에 이어 25㎞ 떨어진 바따우가군에서도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기사 이미지
[바우바우시=연합뉴스]


찌아찌아족은 우리나라의 '한글 수출' 1호 사례로 꼽힌다.

이들이 사는 부톤섬은 인도네시아의 동남 술라웨시주에 있다.

부톤섬 인구 50만여명 가운데 찌아찌아족이 7만여명을 차지하며 이들은 바우바우시의 소라올리오 마을, 바따우가군, 빠사르와조군에 모여 살고 있다.

1만7천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본래 사용 언어가 700개에 이르렀지만, 로마자로 표기하는 인도네시아어를 공용어로 지정한 뒤 소수 민족 언어가 급감하는 상황이다.

기사 이미지
[바우바우시=연합뉴스]


찌아찌아족도 독자적 언어는 있지만, 표기법이 없어 고유어를 잃을 처지였다.

바우바우시는 지난 2009년 훈민정음학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방안을 채택하고, 소라올리오 마을의 초등학교에서 수업하도록 했다.

기사 이미지
[바우바우시=연합뉴스]


찌아찌아족 학생들은 인도네시아어로 수업을 받는다. 다만, 찌아찌아어를 한글 교재로 배우는 것이다.

가령, '안녕하세요?'를 인니어로 쓰면 'Apa kabar?'(아빠 까바르)이지만, 찌아찌아어로 쓰면 '마엠 빠에 을렐레'가 된다.

기사 이미지
[바우바우시=연합뉴스]


한글 도입 첫해에는 교재 집필에 참여한 현지인 아비딘 씨가 학생들을 가르쳤고, 이듬해인 2010년 3월 파견된 정덕영(58) 씨가 유일한 한국인 교사로서 10년째 현장을 지키고 있다.

정씨는 현재 소라올리오 마을의 까르야바루초교 3학년 2개 반과 부기2 초교 3학년 1개 반·4학년 1개 반, 바따우가군의 초등학교 4학년 2개 반을 각각 가르친다.

기사 이미지
[바우바우시=연합뉴스]


바따우가군의 도서관장이자 언어학자인 묵민(46)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1년 전부터 바따우가군에서도 한글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라 오데 아루사니 바따우가군 군수는 지난달 30일 연합뉴스 특파원과 인터뷰에서 "바따우가군 인구의 80%가 찌아찌아족"이라며 "우리도 바우바우시처럼 적극적으로 찌아찌아어 한글 교육이 보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소수 반만 수업을 받고 있지만, 한국에서 교사가 더 오거나 정 선생님이 가능하시다면 더 많은 학교에서 수업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묵민은 "학생들이 한글을 배우는 것을 정말 정말 좋아한다. 그들은 수업 시간을 진정으로 즐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 이미지
(부톤섬=연합뉴스) 좌측부터 보조 교사 리스나, 바따우가군 도서관장 묵민, 군수(흰옷), 정덕영 교사.


하지만, 정씨는 더 낼 수 있는 시간이 없다. 그는 찌아찌아어 한글 교육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바우바우시 제2 고등학교 1학년∼2학년, 바따우가 고등학교 1학년∼3학년을 가르치고 있다.

이들 고등학교의 학생은 찌아찌아족은 일부이고, 여러 민족이 섞여 있다.

바우바우시 제2 고등학교 교장 라디 역시 "현재 4개 반만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가능하다면 10개 반, 20개 반이 배울 수 있길 바란다"며 "학생들이 한국어 배우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바우바우시=연합뉴스]


실제로 부기2 초등학교 학생들도, 제2 고등학교 학생들도 정씨가 교문에 들어서는 순간 달려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반겼고, 수업 시간에도 서로 발표하겠다고 손을 드는 등 참여도가 높았다.

아울러 정씨는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는 보육원 어린이 30여명과 제자가 운영하는 동네 공부방 어린이 20여명, 한글·한국어 보조 교사들에게도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동안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배운 학생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배운 학생 또한 1천여명에 이른다.

기사 이미지
[바우바우시=연합뉴스]


정씨는 "우리나라도 한글 보급 후 문맹률이 급격히 줄었다. 이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에도 부합된다"며 "학생당 일주일에 한 시간씩밖에 못 가르치지만, 현지 초등학생은 한 학년, 고등학생은 한 학기이면 한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언어교육은 노출 빈도를 얼마나 늘리냐와 연속성이 중요한데, 한국에서 혼자 교사로 나와 있다가 보니 그 점이 가장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4년 3월 지인과 동창이 주축을 이뤄 출범한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를 통해 소액기부금 후원을 받아 교육을 이어갈 뿐, 한국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도움을 받고 있지 않다.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장인 김한란 성신여대 교수는 "현지 한글 선생님을 많이 양성하는 것이 1단계 계획이고, 2단계 계획은 찌아찌아족의 전래동화와 노래 등을 수집해 한글로 된 책을 만들어 그들의 문화를 계승할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바우바우시=연합뉴스]


noanoa@yna.co.kr
(끝)
목록 스크랩 (0)
댓글 3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이레시피X더쿠💛] NMIXX 지우 PICK! 피부 고민을 지우는 아이레시피 클렌징오일 체험단 모집! 106 00:05 5,45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77,57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58,77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68,85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298,092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5,46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17,57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33,63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3,17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5,40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10,840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2167 정치 [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60.3%…민주 50.5%·국힘 31.9% [리얼미터] 2 08:46 96
3022166 이슈 2026년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자 11 08:45 762
3022165 이슈 케톡펌) 방탄소년단 컴백 세종대로 교통 통제 (3/20 금 ~ 3/22 일 3일간) 8 08:45 280
3022164 이슈 케데헌 아카데미 시상식 2026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수상소감 영상 4 08:42 725
3022163 이슈 매기 강 “한국인을 위한 것”…‘케데헌’ 마침내 오스카 애니메이션상 수상 54 08:40 2,058
3022162 기사/뉴스 [Real:팁] 역대급 ‘줍줍’ 당첨되면 9억 번다…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가보니 08:40 506
3022161 유머 세상 걱정 하나도 없는 배우 김의성이 하는 유일한 걱정...........ㅠㅠ 08:39 916
3022160 이슈 우리학원애들이... 쌤은 라이즈나 보넥도나 투어스 좋아해요? 이러길래 아니라고햇더니 2 08:38 1,101
3022159 유머 아카데미 시상식 中 코난 "오페라와 발레 단체 양쪽에서 공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4 08:38 1,421
3022158 유머 ??? : 나는 이세상에 왔다가 밥값은 하고 가는가 8 08:37 725
3022157 유머 “오늘 밤 경비가 극도로 삼엄하다. 오페라와 발레 단체 양쪽에서 공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7 08:36 1,085
3022156 이슈 망명 신청한 이란 여자축구 국가대표 망명 철회 18 08:33 1,420
3022155 기사/뉴스 "하루 기름값 58만원, 미칠 노릇"…덤프트럭 기사는 남는 게 없다 2 08:33 659
3022154 기사/뉴스 [속보] '케이팝 데몬 헌터스' 美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158 08:33 4,539
3022153 기사/뉴스 [단독] 서학개미 해외투자 규모, 국민연금 뛰어넘었다 3 08:32 461
3022152 기사/뉴스 '케데헌' 아카데미 시상식 2026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 28 08:32 1,036
3022151 이슈 미국보단 중국이 믿을만하다는 여론이 더 높은 국가들 13 08:31 1,390
3022150 이슈 메이저 명품 브랜드들 2026 오스카 드레스 9 08:29 1,326
3022149 유머 호불호 갈린다는 오래된 호프집 감성 11 08:29 1,052
3022148 기사/뉴스 [단독] 고유가에 지하철 이용 늘고 도심 차량 확 줄었다 3 08:28 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