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우리은행만 믿고 맡겼는데"..목숨같은 내 돈, 어디로 사라졌나요?
29,147 266
2019.09.18 12:45
29,147 266

위례신도시에 사는 50대 여성 A 씨. 타임머신이 있다면 2019년 3월 26일, 바로 전날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입니다. 3월 26일은 A 씨가 독일 국채 연계 파생상품에 전 재산을 맡긴 날입니다.

A 씨는 오전 6시 30분에 출근해 하루 14시간 동안 가정도우미로 일해 한 달 2백만 원 정도를 법니다. 그렇게 30년간 일해서 모은 돈이 9천만 원이었습니다.

그 돈은 은행에 잠깐 맡겨뒀다가 전세대출금을 갚거나, 자녀 결혼 자금으로 쓸 계획이었습니다.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지점 부지점장은 독일 국채 펀드를 권했습니다. 독일이 망하지 않는 한 절대로 손실이 없고, 6개월만 지나면 월급보다 많은 2백30만 원의 이자가 생긴다고 했습니다.

20190918070614728gbbv.png


해당 상품의 최소투자금액 1억 원. A 씨는 가입 대상이 아니었지만, 부지점장은 '어디서 천만 원만 모을 수 없느냐, 선착순'이라며 투자를 권유했습니다.

딸 적금 등을 끌어모아 1억 원 맡겼는데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두 달 정도 지난 5월 중순, 원금이 2,000만 원 넘게 줄었습니다.

20190918070615771gdle.png


하지만 상황은 오히려 더 나빠졌고, 8월 초에는 투자원금이 반 토막이 났습니다.

20190918070616802qllx.png


내일(19일) 만기를 앞둔 가운데 확정된 손실률은 60.1%입니다. 1억 원 중에서 4천만 원 정도 돌려받을 수 있단 얘깁니다.

20190918070617853ezrg.png


평범한 40대 주부인 피해자 B 씨. 지난 5월 말 주택담보 대출금 2억 원을 갚으러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지점을 찾았습니다.

부지점장은 마찬가지로 독일이 망하지 않는 한 절대 손해는 안본다며 대출금부터 갚는 건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20190918070618897xxjq.png


원금 보장에 이자까지 받을 생각에 다이어리에 만기 날짜까지 적어놓았다는 B 씨. 하지만 지난달 부지점장의 연락을 받고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20190918070619945xjea.png


피해자 C 씨 치매 진단서

피해자 C 씨 치매 진단서


피해자 중에는 3년 전 치매 판정을 받은 80대 할머니도 있습니다. 작고한 할아버지가 남긴 연금을 모은 돈 1억천만 원을 날릴 위깁니다.

20190918070622012rbqa.png


해당 상품은 독일 국채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파생결합증권(ELS)에 투자한 사모펀드입니다. 독일 국채 금리가 투자자가 정한 기준, -0.25% 이상만 유지되면 연이율 4% 수익이 생깁니다.

이 기준보다 못 미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고, 기준보다 0.4%포인트 이상 떨어지면 투자 원금을 전부 잃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만난 피해자들은 대부분 독일 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인 줄 알았고, 원금 손실 가능성은 몰랐다고 말합니다.

20190918070623047qxat.png


부지점장 김 모 씨 소개로 독일 국채 펀드에 가입한 사람은 40명. 투자 원금은 70억 원에 달합니다. 판매 잔액이 1,266억 원인데, 이 중 5.5%가 한 지점, 한 사람에게서 시작된 셈입니다.

피해자 투자자 성향 평가서

피해자 투자자 성향 평가서


피해자들을 놀라게 한 게 또 있었습니다. 가입 당시 부지점장이 동그라미 친 곳에 사인만 했을 뿐인데, 투자자 성향 평가서를 보면 95점, 1등급인 공격투자형으로 돼 있단 겁니다.

독일 국채 펀드는 초고위험상품으로 투자성향이 1등급이 아니면 가입할 수 없는 상품입니다. 피해자들은 은행이 상품 가입을 위해 임의대로 투자자 성향을 높였다고 주장합니다.

20190918070625121utam.png


부지점장 김 모 씨는 두 달 전 승진해 서울의 한 영업점에 근무 중인 상황. 해당 지점에 찾아갔지만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피해자 한 명이 김 씨에게 전화로 따로 만나고 싶단 의사를 밝혔습니다. 처음엔 오후 늦게나 시간이 된다고 하던 김 씨, 잠시 후 지금 우리은행 연수원 건물로 오면 만나겠단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취재진은 우선 우리은행 관계자에게 A 씨의 가족이라 소개하고 만난 뒤, 취재 중이란 사실을 밝혔습니다.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던 김 씨. 왜 그런 초고위험 상품을 무리하게 팔았느냐고 묻자, 자신은 전문가가 아니며 본사 자료를 보고 팔았다고 말했습니다.

20190918070626166aukh.png


우리은행 내부 교육자료

우리은행 내부 교육자료


실제 우리은행 내부 교육자료를 보면, 과거 데이터로 평가한 결과 만기상환 확률은 100%, 원금손실 가능성은 0%라고 돼 있습니다. 사실상 은행 본사가 초고위험 상품을 안전하다고 설명하라 한 셈입니다.

손실 발생 초기에 중도해지를 권하지도 못한 이유도 본사 전망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20190918070628268tiqj.png


이런 무리한 판매는 실적 경쟁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내년 2월 연임을 앞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펀드 수수료 같은 비이자 수익을 강조하며 성과주의 경영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실제, 우리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1조 1,790억 원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20190918070629304tfgk.png


특히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2019년 상반기 은행별 수익구조 현황'을 보면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비이자 이익은 5천억 원으로 국민은행과 함께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았습니다.

결국 성과주의를 앞세운 은행의 무리한 영업 방침과 영업점의 무책임한 투자 권유가 은행만 믿은 투자자들에게 비극으로 돌아왔습니다.

김민철 기자 (mckim@kbs.co.kr)

https://news.v.daum.net/v/20190918070613459?d=y

목록 스크랩 (0)
댓글 26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페이스샵 X 더쿠🧡] 공기처럼 가볍게 슬림 핏! 무중력 선! ‘비타 드롭 선퀴드’ 체험 이벤트 349 04.27 60,055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764,290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282,444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049,27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495,282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532,16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4 21.08.23 3,474,89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326,11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49 20.05.17 3,034,15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606,39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7,983,65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398629 이슈 의외로 호불호 엄청 갈린다는 질문......jpg 2 13:35 127
2398628 이슈 디저트 하면 당연히 111111 vs 222222 7 13:34 176
2398627 기사/뉴스 경찰이 민간인 7명 개인정보 유출…형사사칭범에 당했다 13:34 74
2398626 유머 런닝맨 모자이크 근황ㅋㅋㅋㅋㅋㅋㅋㅋㅋ 13:34 545
2398625 이슈 밥 남겼다고 회사 짤린사람ㄷㄷㄷㄷㄷ 4 13:33 570
2398624 기사/뉴스 [단독] 트와이스 첫 연기 필모…다현, 연기 도전 20 13:33 1,015
2398623 기사/뉴스 김남길, 직접 전한 '열혈사제2' 촬영 시작…"기다렸어요" 환호 4 13:32 126
2398622 기사/뉴스 박제업, 18일 컴백 확정…솔로 데뷔 첫 미니 앨범 발매[공식] 1 13:32 105
2398621 기사/뉴스 방송 내내 아빠 팔이…신슬기, 1000억원대 건물주 아버지 빼면 시체 44 13:28 3,030
2398620 기사/뉴스 르세라핌과 코첼라, 자평 아닌 자성(自省)이 필요할 때 14 13:27 617
2398619 기사/뉴스 檢, ‘학폭 논란’ 두산 이영하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 구형 8 13:25 825
2398618 기사/뉴스 “믿은 건 내 지팡이와 감각”…우크라 98살, 10㎞ 걸어 러 점령지 탈출 1 13:24 342
2398617 이슈 임영웅 상암콘서트 티켓 3종 실물.jpg 13 13:24 1,734
2398616 이슈 김치찌개 선호도 24 13:22 805
2398615 이슈 실시간 케톡을 뒤집어 놓은 송가인 남팬의 댓글ㅋㅋㅋㅋㅋㅋㅋㅋㅋ.jpg 185 13:22 14,029
2398614 기사/뉴스 "'선재 업고 튀어' 인기 놀라워"…원작 소설 최고 매출·변우석 '소나기' TOP100 진입 7 13:21 513
2398613 유머 하이브 1분기 실적발표 후 주식 종목토론방 반응.jpg 21 13:20 2,553
2398612 유머 새 광고에서 상큼한 신세경.gif 1 13:20 673
2398611 이슈 아이돌 홈마가 찍은거 같은 '범죄도시4' 김무열 24 13:18 1,969
2398610 기사/뉴스 ‘액상대마’ 이용해 기절시켜...성폭행 피해자만 21명, 몰카까지 촬영한 2인조 30대男 21 13:18 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