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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팬들 요청에 응답했다… 롯데 식구 된 마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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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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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떠날 뻔 했던 '사직 할아버지' 케리 마허(65·미국) 씨가 한국에 남는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그를 정식 직원으로 채용했다. 

마허 교수는 16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 사무실을 찾아 계약서에 사인했다. 오랜 롯데 팬이었던 그가 이제 구단 직원이 된 것이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의 아들인 마허 교수는 2008년 한국에 온 뒤 한국 야구 문화와 롯데에 매료된 그는 지난 5년 동안 사직구장에서 열린 홈 경기에 한 차례도 빠지지 않은 열성 팬이다. 그는 롯데 외국인선수들과 가족들에게 최고의 친구이자 한국 생활 적응 도우미 역할도 자처했다. 구단도 그의 열정을 인정해 두 번이나 시구자로 초청했다. 부산 지역 사회와 롯데를 위해 헌신한 그의 노력을 알기 때문이었다. 

사실 마허 교수는 올가을을 마지막으로 한국을 떠날 처지였다. 영산대 교수로 재직중이었으나 교육법에 따른 정년퇴직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취업비자가 만료돼 다음달 30일까지 다른 곳에 취업하지 못하면 출국해야 했다. 다른 자리를 알아보기도 했지만, 때마침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재취업도 쉽지 않았다. 마허 교수는 "11년 동안 살아온 한국을 떠나 롯데와 한국 야구를 볼 수 없게 된다면 정말 슬플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기사를 통해 마허 교수의 사정을 알게 된 롯데 팬들의 도움과 격려가 이어졌다. "롯데에서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여론도 생겼다. 비자 발급 관련 업무를 도와주겠다고 나선 이도 있었다.

롯데도 마허 교수에게 흔쾌히 손을 내밀었다. 성민규 롯데 자이언츠 신임 단장이 마허 교수에게 연락해 직접 만났다. 그리고 롯데가 고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준혁 롯데 홍보팀장은 "16일 정식 계약을 완료했다. 우선은 외국인선수들의 가족을 보살피는 일을 맡게 될 것 같다. 구단을 상징하는 인물인 만큼 구단 마케팅과 관련된 일도 함께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 잠실구장 인근 병원에서 퇴원해 부산으로 내려간 마허 교수는 "성민규 단장과 롯데 구단, 그리고 도움을 준 한국인 친구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야구장에서 만난 롯데 팬은 물론, 다른 팀 팬들도 많은 응원을 보내줬다.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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