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동성커플 청첩장, 회사에 냈더니.. "축하한다"
41,491 381
2019.09.16 11:14
41,491 381
'블로그에 성소수자 생활 쓰는' 김규진씨..
"행복하게 사는 동성애자 보여주고 싶어"

https://img.theqoo.net/miJRV

김규진씨 /사진=이기범 기자
결혼을 앞둔 김규진씨(28)는 이달 초 큰 결심을 했다. 현재 다니는 외국계 회사에서 결혼 축의금과 신혼여행 휴가를 신청하기로 한 일이다. 청첩장을 내는 일 외에 별다른 규정은 없었지만 떨렸다. 김씨는 동성인 여성 배우자와 결혼을 준비 중인, 즉 레즈비언이다.

"남자친구는 없지만 여자친구는 있다"며 현재 직장 동료에게 커밍아웃한 지 2년째. 성 정체성 공개에 거리낌이 없는 김씨였지만 결혼 경조금 신청에는 두려운 감정이 뒤섞였다. 이전 직장에서 커밍아웃을 했다가 소문이 나 좌절하는 일을 종종 겪어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팀장과 사전 협의도 하고 인사팀에 공식 이메일을 보내 문의하려고 했다"며 "오히려 팀장이 '회사 사람이라면 다 신청하는 건데 뭐하러 그러느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신부만 2명인 청첩장을 접수받은 인사팀에선 "결혼을 축하드린다"는 의례적 멘트와 함께 승인이 떨어졌다.

김씨는 "최종 승인을 받았을 땐 감동스러웠다"며 "결재권자 승인 도장이 하나씩 찍히는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웨딩 촬영도 마쳤고, 결혼식장도 예약했다. 결혼식장에서 "우리 웨딩홀 격을 떨어트린다"며 퇴짜를 맞는 일도 있다는 동성애자 커플에게는 결혼도 매순간 긴장의 연속이다.

김씨는 "웨딩 플래너가 식장에 '성소수자 웨딩인데 예약되느냐'고 물었더니 사장님이 '다 같은 돈 아니예요?'라고 했다더라"며 "우려보다 다들 호의적이어서 어려움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서 혼인신고도 마쳤다. 동성혼을 허용하는 전세계 28개국 중 시민권자·거주기록 등 특별한 요건을 요구하지 않는 곳 중에서 뉴욕을 골랐다.

https://img.theqoo.net/jnjhK

결혼을 앞두고 있는 김규진씨 커플의 웨딩촬영 사진 /사진제공=김규진씨

김씨는 만난 지 6개월 만에 예비 배우자에게 프로포즈를 했다. 결혼이란 결심 뒤에 따라올 불편함과 행복을 재어 봤을 때, 행복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어려움은 감수하기로 했다. 김씨는 "상처를 안 받는다면 거짓말이지만 어느 정도 익숙한 것 같다"며 "상처는 결혼으로 얻는 행복보다는 정말 작은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얼마 전부터 김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레즈비언으로 사는 삶을 적어 올리고 있다. 회사에서 결혼 경조금을 받았을 때는 트위터에 그날의 감동을 공유하기도 했다. 결혼 경조금 후속으로 배우자 부모의 환갑 경조금도 받아보는 게 또 다른 도전과제다.

김씨의 꿈은 CEO가 돼 커밍아웃하는 것이다. 팀 쿡 애플 CEO처럼 말이다. 사회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서 퀴어사회를 가시화하는 데 일조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 성소수자로 사는 일이 사회인으로서의 성공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희망도 주고 싶다.

김씨는 "실명으로 블로그에 '저는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동성애에 대한 희망적 콘텐츠가 적기 때문"이라며 "제가 성공할 때쯤 되면 커밍아웃을 할 필요조차 없는 사회였으면 한다"고 포부를 전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38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에센허브 x 더쿠🌿] 에센허브 티트리 컨트롤 인 카밍 앰플 체험 이벤트 229 05.01 33,328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817,083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362,929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132,23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544,862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610,76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4 21.08.23 3,499,65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347,89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49 20.05.17 3,059,88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633,38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8,001,34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00306 기사/뉴스 몸에 ‘이런 증상’ 나타난다면… 당장 운동 시작하라는 신호 4 06:21 410
2400305 기사/뉴스 부산공고 개교 100주년 기념 행사…재학생 620명 전원에 100만 원씩 장학금 전달 1 06:17 174
2400304 이슈 ❤️❤️❤️ 유치원서 잃어버렸던 강아지, 제티 찾았어!!!!!! ❤️❤️❤️ 6 06:10 508
2400303 기사/뉴스 日 시부야에 버려진 ‘K팝 쓰레기’ 10 06:05 602
2400302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도 운영하는 바둑냥 식당 입니다~ 06:00 111
2400301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도 운영하는 고등어 식당 입니다~ 2 05:49 201
2400300 이슈 데뷔초시절 자기 모습들 보고 한마디 하는 박재범ㅋㅋㅋㅋ 04:59 1,355
2400299 이슈 90년대에 살았다면 한번쯤 들어봤을 썰들 11 04:59 1,599
2400298 이슈 예전에 유행했던 여자 미용체중표의 출처 21 04:52 3,674
2400297 유머 새벽에 보면 엄청 시원해지는 괴담 및 소름돋는 썰 모음 3편 1 04:44 635
2400296 유머 간만에 적수를(?) 만난 두 디바가 신나게 성대 차력쇼한 무대 7 04:33 1,413
2400295 기사/뉴스 세상 밖으로 나온 감정들, 삶의 통찰을 던지다 - 인사이드아웃 정재승 비평 03:45 1,275
2400294 유머 스타쉽이 씨스타에게 제대로 돈을 써서(?) 나왔던 곡 5 03:37 3,458
2400293 이슈 류현진한테 어떻게 보답할지 고민중이라는 성심당 2 03:28 3,382
2400292 정보 인사이드아웃2 한국 개봉일 16 03:19 3,148
2400291 팁/유용/추천 따뜻해도, 필요 없어 사랑이 지나간 이 마음에 예쁜 꽃이 피어날 리 없지 03:17 1,273
2400290 유머 🐼 www 부모님의 어릴적 사진을 발견했어 6 03:17 2,997
2400289 이슈 [오피셜] 일본 U23아시안컵 통산 2번째 우승 7 03:10 1,652
2400288 유머 트위터와 인스타가 관점이 다른 부분.twt 52 02:50 4,806
2400287 유머 🐼 아저씨 아저씨 딸을 어떻게 키우신거에요 8 02:34 5,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