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기 위해 몰려들던 성수·삼청과 대비…여유있게 담소나누는 고객↑
블루보틀 압구정점 오픈일인 6일, 오전 10시경 한산한 매장 전경(왼쪽)과 지난 7월 5일 오픈한 블루보틀 삼청점의 같은 시간 대의 혼잡한 모습(사진=이주영 기자).
[스포츠한국 이주영 기자] '커피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블루보틀이 압구정에서도 노른자 위치인 안다즈 호텔 1, 2층에 4호점을 오픈했다. 신규매장 오픈마다 이슈를 끌던 블루보틀이 두 번째로 강남권에 둥지를 튼 것이다.
그러나 트렌드를 넘어 돌풍을 일으켰던 1, 2호점과는 달리, 오픈마다 대기하는 진풍경을 이루던 모습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무작정 사진을 찍던 이들도 전보다 줄었다. 대신 지인들과 여유있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 매장 4곳 모두 방문한 ‘그랜드슬램’ 고객 “삼청점이 가장 맘에 들어요”
귀에 에어팟을 꽂고 여유있게 SNS 사진을 감상하는 20대 여성 A씨. 그는 블루보틀의 한국 상륙 후, 매장 4곳을 모두 방문한 고객이다. 블루보틀의 열렬한 팬인 그는 “4곳 중 삼청점이 가장 맘에 든다”며 “오늘은 압구정점 오픈 첫날이라 분위기를 보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압구정점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삼청점보다 좌석이 많다”고 평가했다.
그의 말대로 서서 음료를 즐기는 스탠딩테이블을 갖춘 삼청점과 달리, 압구정점은 모든 테이블에 의자를 구비하고 있다. 삼청점에서는 매장 안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서서 마시거나, 때론 모르는 이와의 합석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압구정점은 좌석이 없으면 아쉬움을 보이면서도 테이크 아웃을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압구정점의 또 다른 특징은 50~60대 중년층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그들은 지인들과 좌석에 앉아 여유있게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한 60대 여성 B씨는 “여기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명한 카페라고 하길래 일부러 지인들과 방문해봤다”며 “요즘 젊은이들이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심플하고 깔끔해 보이지만 그 외에는 일반 카페와 다른 점은 크게 못 느끼겠다”고 평했다.
◆ 똑같이 평일 오픈한 ‘성수·삼청’과 분위기 대비…‘한산’한 모습 눈길
한 30대 여성 C씨는 “평소 블루보틀을 크게 좋아하진 않지만, 근처에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호기심에 방문했다”며 “생각보다 줄이 안 길어서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커피 맛은 일부러 찾아서 먹을 정도는 아니고, 지나가다 한 번 들릴 정도”라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시작된 12시 6분경, 블루보틀 압구정점 매장 안이 한산한 분위기를 띄고 있다(사진=이주영 기자).
점심시간인 12시가 됐을 때도, 매장은 여유를 넘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직장인들이 식사를 마치고 커피 한 잔을 즐기는 12시 30분쯤이 되자, 일시적으로 매장은 주문을 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직장 동료들끼리 모여 커피를 마시며 사진을 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대기하는데 1시간 이상 소요됐던 이전 매장과는 달리 매장 밖까지 길게 이어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혼자 커피를 즐기러 온 30대 여성 D씨는 “평소 스타벅스를 즐겨 마시는데, 오늘은 블루보틀 오픈날이라고 해서 일부러 방문했다”며 “한 번 와봤으니 굳이 또 올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블루보틀이 사람들 사이에서 핫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 커피 맛도 크게 좋은 점은 느끼지 못했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블루보틀 압구정점을 방문해 매장 안이 북적이는 모습(왼쪽)과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매장 밖의 대기줄(사진=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