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항공사 승무원, 기상캐스터···.
세 직업의 공통점은 경쟁률이 높은 직업이라는 것이다. 이 중 한 가지 직업을 갖기도 힘든데 세 가지 일을 다 해 본 사람이 있다. 매일 아침 시청자들에게 날씨를 알려주는 박희원 YTN 기상캐스터(31)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희원 YTN 기상캐스터./박희원(@heewpark)씨 인스타그램 캡처
-자기소개를 해달라.
“방송사 YTN에서 기상캐스터로 일하고 있는 박희원이다. 시청자들에게 날씨를 알려주는 일을 한다. 기상캐스터로 일하기 전에는 기간제 초등학교 선생님,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했다.”
-선생님으로 일했었나.
“2011년 청주교육대학교 초등교육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2011년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청주 금천초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했다.
임용고시를 볼 생각으로 기간제 교사를 시작했다. 교사 일을 하고 싶어서 교대에 갔지만, 진로에 대해 계속 고민했다. 당시 24살이었다. 젊을 때 아니면 못 하는 일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 또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이 일만 평생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남았다.”

박희원 YTN 기상캐스터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1년간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일했다./유튜브 '박희원의 맑은하루' 영상 캡처
-승무원 일은 어떻게 시작했나.
“미래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던 중 중학교 친구가 승무원을 추천했다. 나와 잘 맞을 것 같다고 했다. 대한항공에서 객실 승무원을 모집한다고 지원해보라고 했다. 2011년 6월 대한항공 국제선 객실 승무원 시험을 봤다. 운 좋게 한 번에 합격했다. 그해 8월에 입사했다. 2012년 8월까지 1년간 일하고 그만뒀다.”
-승무원을 그만둔 이유는.
“회사의 복지 제도나 급여 조건은 좋았다. 여성들이 많이 일하는 곳이라서 육아 휴직과 같은 복지를 눈치 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승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승무원을 생각하면 보통 예쁜 유니폼, 화려한 비행 등을 떠올리지 않나. 현실은 다르다. 어렸을 때부터 승무원을 꿈꾸거나 항공과를 나온 분들은 서비스직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입사했더라. 승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큰 보람을 느끼더라.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반면 내 경우 일을 하며 느끼는 보람이 크지 않았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또 엄격한 조직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머리카락 색깔, 아이섀도 색깔, 손톱, 스카프 매는 법 등 규율이 다 있었다. 스케줄 관리도 힘들었다. 일반직과 다른 사이클로 일한다. 규칙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집안 경조사에 참석하기 힘들었다. 사촌오빠 결혼식도 가지 못했다.”

박희원 YTN 기상캐스터가 날씨를 전하고 있다./YTN 방송 캡처
-기상캐스터를 준비하게 된 이유는.
“어릴 때부터 방송에 대한 꿈이 있었다. 많은 방송직 중 기상캐스터를 하고 싶었다. 매일 사람들에게 날씨를 전하며 필요한 소식을 알려주는 일이 멋져 보였다.
선뜻 용기 내지 못했다. 기내방송을 하는데 재미있더라. 비행을 하면서도 시간이 나면 아나운싱 연습을 했다. 주변에서 잘한다는 말을 들으니까 더 욕심이 생겼다. 승무원 교육을 받을 때 서비스 교육 발표를 도맡아하기도 했다. 사람들 앞에서 서는 것을 겁내지 않고 즐기는 모습을 보니까 더 확신이 생겼다. 오랜 시간 간직한 꿈에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5살 때 승무원을 그만뒀다.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딱 1년만 준비해보자고 생각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준비를 시작해 더 간절했다. 기상캐스터 학원에 등록했다. 스터디도 열심히 했다. 승무원을 하면서 모은 돈을 기상캐스터 준비에 다 썼다.
기상캐스터를 준비하면서 2013년 제57회 미스코리아 대회에도 나갔다.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었다. 미스 강원 선에 올랐다. 합숙이 끝나고 MBC 기상캐스터 공채가 열렸다. 한 번에 합격했다. 굵직한 대형사 시험은 처음이었다. 이전에 다른 방송사의 기상캐스터 시험도 몇군데 봤었다. 합격하진 못했었다.
MBC에서 1년 6개월간 기상캐스터로 일했다. 프리랜서 계약직이었다. 계약이 끝난 후 자연스레 회사를 나왔다. 이후 2015년 경력직 기상캐스터로 YTN에 입사했다.”

박희원 기상캐스터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박희원 씨 제공
-기상캐스터의 일과가 궁금하다.
“매일 오전 6시23분에 시작하는 ‘박희원의 날씨브리핑’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내 이름이 붙은 첫 코너다. 매일 오전 3시에 일어난다. 간단하게 씻고 바로 회사로 나간다. 3시40분까지 출근해서 메이크업 등을 받고, 원고를 쓴다. 뉴스가 끝난 뒤 나오는 날씨 방송은 하루에 4번을 한다. 일을 마치고 돌아와 오후 9시쯤 잠자리에 든다. 하루에 6시간 정도 잔다.
기상청에서 시간마다 발표하는 예보를 보고 원고를 직접 쓴다. 실시간으로 날씨 상황을 볼 수 있다. 원고를 쓰고 그래픽팀에 자료를 의뢰한다. 지도에 어떤 지역을 넣을지 직접 정한다. ‘이 지역에 폭염주의보를 써달라’ ‘이 지역에 기온을 적어달라’ 등의 내용을 의뢰한다. 이후 크로마키 촬영을 한다. 크로마키란 두 개의 영상을 합성하는 기술을 말한다.”
-승무원과 기상캐스터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공통점은 많은 여성이 선망하는 직업이라는 것이다. 경쟁률이 세다. 대한항공 승무원 지원 당시 경쟁률은 100대1이었다. 공중파 기상캐스터 경쟁률은 보통 수백 대1이다. MBC 기상캐스터 지원 당시 경쟁률은 750대1이었다.
차이점은 수입과 고용 형태다. 수입은 평균적인 수준에서 보면 승무원이 더 낫다. 초봉이 4000만원 이상이다. 승무원은 보통 인턴 2년을 거쳐 정식직원 자격을 얻는다.
기상캐스터는 대부분 계약직이다. 현재 YTN에서도 프리랜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돈을 벌 수 있다. 유튜브 채널이나 행사, 광고, 프로그램 등에서 추가로 수익을 얻기도 한다. 방송 쪽은 경쟁이 심해 불안정하다. 원하지 않아도 회사를 그만둬야 할 수도 있다.
또 일에 대한 결과가 바로 나타난다. 일을 잘했는지 그때그때 평가받을 수 있다. 방송을 하면 결과물이 바로 눈에 보이지 않나.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다. 댓글 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다.”

박희원 YTN 기상캐스터./박희원(@heewpark)씨 인스타그램 캡처
-취미는 무엇인가.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도 방영 중인 드라마 3개를 챙겨 보고 있다. 테니스를 치는 것도 좋아한다.”
-버릇이나 습관이 있나.
“목표를 항상 설정해 놓는다. 그 목표를 매일 되새긴다. 꿈을 이룬 원동력이 된 것 같다. 목표를 크게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노력하면 그 근처라도 가는 것 같다.”
-앞으로의 꿈과 목표.
“계속 방송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기상캐스터 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방송을 하고 싶다. 최근 유튜브를 시작했다. 많은 일을 경험해본만큼 직접 겪었던 일들을 소개하고 싶었다.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청춘들이 영상을 보고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