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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대통령 인사스타일? 친일, 부정선거 공모, 폭행, 음주운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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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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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9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 눈물을 흘린 모습을 청와대가 촬영한 것. 사진=청와대


박근혜 정부 인사 난맥상…인재풀 부족, 닫힌 인사로 회귀

박근혜 대통령이 문창극 신임 국무총리를 지명한 이후 17개 장관 중 7개 장관을 교체하고, 청와대 수석비서관 9명 중 4명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했지만 곳곳에서 문제가 터지고 있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는 국민 과반수가 사퇴를 요구할 정도로 역사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임명동의안 제출단계부터 거센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위안부 문제는 끝난 사안이니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문 후보자의 발언대로라면 총리가 될 경우 친일 정권이 될 판이라는 웃지 못할 조롱도 나온다. 그만큼 국민정서를 전혀 고려치 않은 인사라는 얘기다. 

문 후보자의 발언이 워낙 극우보수에 가까워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지만 교육부 장관에 내정된 김명수 후보자(한국교원대 명예교수)도 만만치 않다. 기술 오류와 편향된 역사 기술로 문제가 됐던 교학사 교과서의 채택율이 0%로 나오자 김 후보자는 '좌파'의 탓으로 돌리며 국민적 수치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또한 체벌을 지지하고 무상급식을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했고, 전교조의 법외노조화는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교육 현장에서 이념 싸움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구나 김 후보자는 제자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의 경우 과연 국정원을 개혁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해와 올해 내내 시끄러웠던 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은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까지 의심케 했던 사건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안기부 2차장을 지내면서 김대중 후보 낙선 북풍사건에 개입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 정무특보로 지내면서 이인제 의원에게 선거를 도와달라고 수억 원의 돈을 전달했던 이병기 후보자를 국정원장으로 내정했다. 국정원의 정치 개입 '싹'을 잘라도 모라는 판에 부정선거에 어떤 식으로든 관련돼 있던 사람을 국정원장에 앉히는 의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는 반론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는 제주 4.3 사건을 '공산주의 세력의 무장봉기'로 규정한 인물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집필을 주도했던 한국현대사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청와대 비서관 중 김영한 민정수석과 우병우 민정비서관은 '공안통' 출신으로 노사모 희망돼지 저금통 선거법 위반 수사, 박연차 게이트 사건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수사했던 인물들이다. 

이념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극우적 성향을 가지고 있거나 과거 정부와 갈등을 일으킨 인사 뿐 아니라 이번 개각 인사 중에는 도덕성 문제를 일으킨 인사도 많다. 

여성가족부 장관에 내정된 김희정 의원의 경우 선거운동을 도운 사람이 자녀 취업을 부탁한다고 보낸 문자메시지를 받은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됐다. 또한 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에서 드러난 외부조력자가 지난 2004년 총선 당시 김희정 의원 선거 캠프에서 일했던 사람으로 드러나면서 김 의원은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커넥션 의혹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내정된 정성근 후보자의 경우 지난 1996년 음주단속에 걸려 항의하는 장면을 MBC가 보도하자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김영한 민정수석은 지난 1991년 술을 마시다 중앙일간지 기자의 머리를 병으로 내리친 사실이 드러나면서 '폭행 수석'이라는 별명까지 나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홍원 총리가 책임을 지는 모양새로 인적 쇄신의 신호탄을 쐈지만 개각 인사 면면이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모자라면서 인사 검증 시스템 자체가 무너져버렸다는 혹평이 쏟아지는 것이다. 

이번 인사를 보면 정권 초기 법조인 출신을 대거 중용한 것과 달리 정치인이나 대학총장, 교수 출신을 주로 기용한 것이 변화라면 변화지만 전체적으로 측근인사, 돌려막기 인사라고 정리할 수 있다. 

김관진 국방장관이 청와대 안보실장으로 가고, 대선캠프 대변인이었던 조윤선 장관이 정무수석을 맡은 것은 물론 대선캠프 참모진이었던 이병기 주일 대사는 국정원장으로 왔다. 친박 주류인 최경환 의원이 경제부총리를 맡았고 정성근 대선캠프 공보위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인사 문제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일례로 용산 참사 책임자인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은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돼 비난을 받았고, "모래밭 속에 진주를 발견했다"는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잇단 구설과 여수 기름 유출 사건에 대한 잘못된 처신으로 결국 중도 낙마한 바 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성추행 사건으로 국제적 문제로까지 비화됐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잡음을 넘어 극우적 사고를 가진 인사와 도덕성이 부족한 인사를 곳곳에 포진시키면서 끼리끼리 헤쳐모여식의 인사를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고, 인적 쇄신을 통한 박근혜 정부의 국가개조론도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하다못해 문창극 후보자와 같은 극단적인 보수 인사를 총리에 앉히려면 적어도 장관 후보자 중 화합형 인사를 내정한다던가, 국정운영 책임 배후인물로 꼽히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교체도 고려하고 있다는 신호를 줘야 하는데 정치적 도의까지 저버린 '막가파 인사'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은 1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원래 박근혜 대통령은 수첩 안 인물과 본인 또는 아버지와 연고성이 있는 제한되고 규격화된 인사를 해왔다"며 "하지만 지난 대선과정에서 한광옥 위원장, 김지하 시인까지 열린 인사 의지를 많이 보였고 유권자들에게 호감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원래 닫힌 인사스타일로 되돌아갔다. 국민들이 기대했던 통합인사, 탕평인사, 발탁인사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정책 실패보다 훨씬 더 무섭고 위험하고 경계를 해야 것이 인사 실패"라며 "정책실패는 국민들 뇌리 속에 빨리 잊혀지고 시시비비가 있기 때문에 잘못을 가리지 못하는 측면이 있지만, 인사 실패는 국민들 뇌리 속에 누적되고 분명히 잘했다 잘못했다라는 부분이 각인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이어 "역대 대통령에 비해 박 대통령은 아버지, 어머니 문제, 강한보수 성향 유권자, 여성과 패션으로 인한 감성 이미지, 남북관계 및 외교 문제 등에서 기본적으로 30%를 안고 가는 유리한 포지션이 있다"면서 "하지만 지지율이 아직도 50%대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정말 과도하고 왜곡된 자신감으로 인사 정책을 펴는 것 같다. 공안검사 일색으로 가고, 잠재적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을 지명하는 부분에 대해 김기춘 비서실장, 박근혜 대통령도 포화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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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6.17. 오후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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