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서 본 글인데 같이 읽어보면 좋을 거 같아! 본문 내용하고 캡쳐하고 같은 내용이야. 저자 허락 받았어.
"민주당은 민주주의에 더 방점을 찍는 이들과 자유주의적 사고를 지닌 이들의 불완전한 결합이라고 예전부터 생각해왔다. 이는 선거때마다 반복되는 불안요소다. 이 둘은 최순실 같은 빌런이 나타나면 일시적으로 연대하지만 평소에는 매 사안마다 사사건건 부딪치며 멀어진다. 그 중 가장 첨예한 사안이 경쟁이다. 민주주의는 과도한 경쟁은 인간의 존엄을 상하게 한다고 말하고 자유주의는 경쟁이 우리를 강하고 건전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입장이 정반대다.
난 자유주의자에 가깝고 정시축소, 즉 학종이나 사시 철폐에 의심을 거두지 못했다. 오남용의 여지가 많은 불완전한 제도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학교에서 전교조 선생님들과 토론을 벌인 적도 있다. 그럼에도 수시가 70퍼센트까지 늘어나고 로스쿨, 의전원이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었던 건 노무현의 존재감 덕이 크다고 생각한다. 노무현은 사시로 인해 자수성가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자유주의자가 되어 건전한 경쟁의 미덕을 부르짖게 되면 홍준표 되는 거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저도 판검사가 되고 대통령 후보가 되는 자유대한민국 만세!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은 그 길을 가지 않았다. 그에겐 경쟁의 그늘을 볼 연민이 있었고 경쟁의 비용을 헤아릴 지혜가 있었다. 수많은 사시 낭인이 날려버리는 세월을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똥 누고 나서도 생각이 안바뀐 사람, 개구리 돼서도 올챙이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사시 철폐를 추진하니 자유주의자들도 꿇었다. 이명박이 누누히 강조했듯 “내가 해봐서 아는데”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서 우리는 사시 없고 수능만으로 대학가는 학생이 30퍼센트가 채 안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전교조 쌤들과의 토론은 결론을 내지 못하고 마무리되었지만 한가지는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이 경쟁에서 갈려나가고 꺾이고 마는 걸 보면서 선생님들이 느낀 고통이 참 크구나. 그래서 저토록 학종전형 확대를 염원하시는 구나. 불완전한 건 보완해 나가면 된다고 그들은 믿고 있었다. 그리고 조국과 그의 딸에 대한 기사를 보는 지금, 그 선생님들을 떠올린다.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 뉴스를 접하고 있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예전에는 고등학교도 입시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성적이 안되는 외동아들 박지만을 경기고에 보내기 위해 입시를 철폐하고 추첨, 소위 뺑뺑이로 전환되었다고 한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난 믿지 않았다. 아무렴 박정희에게 아무리 무소불위의 권력이 있어도 하루아침에 그걸 뒤집을 수 있단 말야.
나는 조국이 현대판 박정희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참칭한 민주주의는 ‘우리 같은 사람 누구나’ 박정희가 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그들은 강남에 살고 자녀들은 학업 성취도에 상관없이 명문대에 진학한다. 그런 박정희가 천명인지 이천명인지 나는 알 지 못한다. 이들과 그 자녀들의 학력을 위해 시민들이 흘린 땀과 눈물, 그리고 피가 다만 망연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