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스뮤직 이어 음악게임 전문회사 수퍼브 인수
방시혁 대표 "강력한 시너지 낼 것" 당찬 포부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음악게임 전문회사 수퍼브를 인수하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지난달 걸그룹 여자친구 소속사 쏘스뮤직을 인수한데 이어 두 번째다.
빅히트는 21일 "게임회사 수퍼브 지분 인수 계약을 완료했다"며 "수퍼브의 기존 경영진은 유임되며 게임 회사만의 색깔과 독립성을 유지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퍼브는 2016년 설립된 회사로 모바일 리듬게임 '피아니스타', '유미의 세포들'을 출시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음악 및 IP(지식재산권) 기반 게임 개발과 서비스 역량까지 확보한 빅히트는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빅히트 수장 방시혁 대표는 "당사는 게임이 우리의 주력 분야인 음악과 강력한 시너지를 낼 산업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음악 게임 분야는 빅히트 역량과 만날 때 강점을 보일 영역"이라고 긍정적 영향을 기대했다. 또한 유명 게임 회사 넷마블과의 파트너십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방 대표가 엔터테인먼트사로 다소 이례적인 게임 회사를 인수한 이유는 뭘까. 빅히트는 이미 지난 6월 게임 시장의 가능성을 엿봤다. 넷마블과 함께 방탄소년단 소재 모바일 게임 'BTS 월드'를 출시한 빅히트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1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나 이는 출시 하루 만에 기록한 숫자이기에 더 주목할 만하다. 수퍼브 인수는 일찌감치 모바일 게임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빅히트의 묘수인 셈이다.
빅히트는 날로 거대해지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CJ ENM과 함께 설립한 자본금 70억 원 규모의 (주)빌리프랩의 지분 48%를 보유한 빅히트는 내년 선보일 K팝 아이돌 그룹을 육성 중이다. 지난 7월에는 민희진 전 SM엔터테인먼트 이사를 브랜드 총괄(CBO)로 영입한 것에 이어 걸그룹 여자친구 소속사 쏘스뮤직까지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내년 5월 용산 신사옥 입주를 앞두고 레이블 확장과 사업영역별 구조 개편에 힘을 쏟는 듯하다.
몸집 불리기에 나선 빅히트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각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업 다각화로 빅히트가 다양한 시장을 개척할 전초기지를 마련하게 됐다고 보는 반면, 시세 확장보다는 음악에 집중해 방탄소년단에 더 좋은 곡과 안무를 만들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빅히트는 매출액 2142억, 영업이익 641억, 순이익 50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만 놓고 본다면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빅3'로 손꼽히는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를 뛰어넘었다. 또한 빅히트가 주식시장에 상장할 경우 기업 가치가 최소 2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빅3' 체제의 지각변동이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직원 10명 남직한 마이너 기획사에서 엔터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기까지. 빅히트의 어마무시한 세력이 어디까지 뻗쳐나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지은기자 sooy09@dt.co.kr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9082202102019055001&ref=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