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장만월은 이미 잃어본 사람임
소중한 사람을 모두 떠나보내고 홀로 남겨져본 경험이 있다는 거임
하지만 장만월에게는 복수할 대상이 존재했지.
8화
그래서 장만월은 남겨진 자가 응당 가지게 될 슬픔과 괴로움을 복수심으로 치환해서 결국 복수하는데 성공함
하지만 그 복수는 장만월을 위로하지 못했어.
그래서 장만월은 자신의 괴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그녀를 떠나간 자들의 유품을 끌고 달의 객잔을 찾아다니기 시작해.
1화
장만월: 죽은 자들만 찾아갈 수 있다면, 당장 나를 죽일 수도 있다.
마고신: 가엾구나... 자기 목숨 하나로 갚을 수 있다는 그 헛된 바람이.
장만월: 이제 버릴 수 있는 게... 이 목숨 하나 뿐이라...
남은게 자기 목숨 뿐이지만 그것마저 내줄 수 있을 정도로 장만월은 자신의 삶=남겨진 자의 삶이 고통스러웠던 거야
그런데 이제 장만월은 1300년만에 남겨진 자에서 떠나갈 자로 신분이 바뀌게 됨
사실 구찬성을 만나기 전까지 장만월은 4고신한테 소멸당하는걸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어.
왜냐하면 장만월에게 삶이란 고통 뿐이었으니까.
남겨진 자의 삶이란 그 자체로 고통이었으니까.
소멸은 곧 고통의 끝을 의미하는데 장만월이 두려워할 이유가 없지.
11화
4고신: 니 곁에서 그 아이는 가장 아픈, 끊어진 인연도 봐야했다.
장만월: ...
4고신: 니 곁에서 부당하게 또, 무슨 일을 겪어야 할 것 같으냐?
장만월: ...
4고신: 파르르 떠는게... 아주 마음에 드는구나.
처음 4고신의 엄포를 들은 장만월은 자신에게 꽃을 피운 구찬성이 그 대가로 어떤 벌을 받겠거니 하고 생각해.
물론 그것만으로도 장만월은 심하게 동요했어. 구찬성을 사랑하니까.
12화
(사신의 의뢰를 받아 한의원에 가서)
구찬성: 설지원이 그렇게 위험한 원귀입니까?
장만월: 너한테 이렇게 악연이었던 원귀가 붙은건, 아마 나 때문일거야. 마고신이 그랬어. 너는 나를 돌봐 꽃 피운 대가를 치뤄야 된다고.
구찬성: 당신에게 꽃을 피운 대가가, 원귀가 붙은 거라구요?
장만월: 너한테 그런 대가같은 거 치르게하고 싶지 않으니까, 할 수 있는 한, 내가 다 치우고 해결해줄거야.
그래서 구찬성에게 찾아올 대가를 대신 처리하기 위해 사신과 의뢰를 주고받아 직접 나서지.
12화
하지만 자식을 위해 자기 생명까지 넘겨주던 부모가 아이의 죽음을 알고 오열하는 것을 보고,
12화
이미 죽은 베로니카를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직접 피자를 만들어 전해주려고 하는 산체스의 미련한 모습을 보면서 장만월은 깨달은 거야.
구찬성이 치르게 될 진정한 대가는 바로 장만월이 그토록 고통스러워했던 남겨진 자의 삶, 그 자체라는 것을.
12화
장만월: 다 죽은 애 너덜너덜 생명선 이어주는 부모나! 죽은 여자 갖다주겠다고 피자굽는 니 친구나! 다 꼴사나워.
구찬성: ...
장만월: 보고 있으면 너무 구질구질해서 화가 나. 구찬성 넌 절대 그러지 마.
구찬성: 왜 나는 안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까? 놓기 싫고, 안 보내고 싶고, 못 볼 거라고 생각하면 돌아버릴 것 같은데, 어떻게... 어떻게 나한테 괜찮으라고 합니까?
장만월: ...너는 날 보내줘야 할 사람이니까. 괜찮다고 해.
구찬성: ...
장만월: 니가 괜찮다고 하지 않으면... 내가 너무, 무섭잖아.
그래서 장만월은 두려움을 느끼게 된 거야.
남겨진 자의 고통이 어떤 건지 누구보다 잘 아니까.
구찬성이 얼마나 힘들지 잘 아니까.
남겨진 자가 가진 삶의 고통을 1300년 동안 사무치게 느껴왔던 장만월은 구찬성이 자신과 똑같은 처지가 될 것을 두려워하게 된 거야.
12화
장만월: 꽃잎으로라도 남지 않더라고. ...바닥에 닿기도 전에 사라져버려. 아무것도 남지 않으려나봐.
그래서 장만월은 구찬성한테 이렇게 말하는 거야.
나는 사라질 거고, 흔적도 남지 않을 거라고.
그러니까 나 때문에 힘들어하지 말라고.
장만월이라고 구찬성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걸 원하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구찬성이 괴로워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자기를 잊어버리길, 원래 없던 사람처럼 흔적도 없이 깨끗히 잊어버리길 원한 거야.
하지만 구찬성은 그것을 원하지 않았어.
12화
구찬성: 어쩌면, 당신의 나무에서 지는 꽃들은 처음 나뭇잎 하나가 그랬던 것처럼, 나에게로 떨어지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장만월: ...
구찬성: 그게 쌓이고 쌓여서, 많이 무겁고 아파지는 건, 온전히 내 몫이라고 감당하겠습니다.
장만월: ...
구찬성: 그러니까, 나를 두고갈 땐 두려워하지 마요.
구찬성은 장만월에게 그 이별의 아픔까지도 온전히 내 몫이라고, 결코 잊지 않을 거라고 말해.
얼마나 아플지 알고 있지만, 반드시 감당하겠다고.
그러니까 두려워하지 말라고.
구찬성: 이게, 연약한 인간일뿐인 내가, 온 힘을 다해 지금 하고 있는 사랑입니다.
이게 내 사랑이라고.
그래서 장만월은 결심한 거야.
장만월: 사라져버릴 꽃잎으로만 남는건, 너무 슬프니까.
이별이 올 것을 알지만 사랑하기로.
그에게 흔적을 남기기로.
그의 기억에 남기로.
이 남자를 사랑하기로.
https://www.youtube.com/watch?v=DppKJztYhYc
우리의 결말이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 순간을 떠올리며 울지 않도록 그러면 안 될까
Want happy ending
그럴 수 없다면 아주 아픈 상처가 되어줘
너를 기억할 수 있는 흉이 지도록
기꺼이 아플게 그래 주겠니
연약한 너를 바라보면 오랜 괴로움을 잠시 잊어
이대로 한 번 더 네게 안겨 쉬고 싶어
자꾸 커지는 두려움보다 참을 수 없는 욕심이 나
눈이 부실 겨울의 너도 보고 싶어져
그럴 수 없다면 이 장면으로 날 기억해줘
서글프게 아름다운 우리의 밤도
꽃잎 휘날리는 our happy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