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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승객 전원 살린 러 조종사 ..'러시아 영웅' 호칭 수여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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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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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人세계IN]'옥수수밭 발견+동체 착륙+올바른 속도 유지'에 무사 귀환..'러시아 영웅' 호칭 수여 받아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비행 도중 새 떼와의 충돌로 엔진 고장이 발생했지만 옥수수밭 동체착륙이라는 기지를 발휘해 230여명의 탑승 인원 전원의 목숨을 구한 러시아의 한 조종사가 화제다. 러시아판 '허드슨강의 기적'을 재현한 그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영웅' 호칭을 부여했다.

◇이륙한지 얼마 안돼 갈매기떼와 충돌…옥수수밭 착륙은 '신의 한수'=지난 15일오전 (이하 현지시간), 우랄 에어라인 에어버스 A321은 승객 226명(41명의 어린이 포함)의 승객과 7명의 승무원을 태운 채 모스크바에서 출발해 크림반도의 심페로폴로로 향하던 도중 갈매기 떼와 충돌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일부 러시아 관리들은 비행기를 덮친 갈매기떼는 공항 근처 무허가 쓰레기장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밖에 공항 인근에 수많은 호수와 연못이 있어 갈매기떼들을 불러온다는 지적도 나왔다.

데미르 유수포프(Damir Yusupov·41) 기장은 비행기 양쪽 엔진 중 하나 만이라도 제대로 작동했다면 회항할 생각이었지만 엔진 모두에 새가 빨려들어가 동작을 멈춘 데다 한쪽 엔진에서 화재마저 발생하자 곧장 비상착륙을 결심했다.

모스크바에서 떠나온 주코프스키(Zhukovsky) 국제공항에서 약 1km 떨어진 한 옥수수밭을 비상착륙 장소로 택한 유수포프 기장은 엔진을 모두 끄고 동체착륙(belly landing)으로 소프트 랜딩을 시도했다. 동체착륙이란 착륙장치를 배제한 채(혹은 작동이 안될 때) 항공기의 동체(몸통)를 직접 땅에 대 착륙하는 것을 뜻한다.

"비행기가 이륙 후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5초 후, 비행기 오른편 불빛이 깜빡거리기 시작했고 약간 타는 냄새가 났다. 그리고 우린 착륙했고 모두 탈출했다."
"비행기가 착륙하는 동안 심하게 덜컹거렸고 엔진은 충분히 회전하지 않았다. 그것은 빠르게 고도를 잃기 시작했고 그리고 나서 곤두박질쳤다."

현장에 있던 승객들은 러시아 방송, 다수 외신 등에 이렇게 증언했다.

러시아 공군에서 30년간 근무했다는 한 명예 파일럿은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한 일은 시계처럼 정학했다(clockwork precision)"며 "그들은 모든 일을 잘 해냈는데 우선 착륙지를 발견했다는 것, 그리고 착륙기어를 계속 올린 상태로 유지했는데 이것은 동체착륙을 위한 결정적 요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엔진을 끄고 연료 공급을 중단한 것도 잘한 일인데다 하강 중 올바른 속도를 유지했다"며 "공군은 종종 이런 연습을 하지만 이런 예외적인 상황에서 생각할 겨를이 없었을텐데도 조종사들이 훌륭한 전문 기술을 발휘했다"고 덧붙였다.

전(前) 미국 교통안전위원회 위원 존 고글리아는 뉴욕타임스에 "조류와 엔진 충돌 문제는 아직 영구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은 채 수년간 연구되고 있다"며 "옥수수밭은 비행기를 손상시킬 수 있는 큰 바위와 나무가 없어 착륙하기 좋은 장소"라고 말했다.

탑승인원 중 76명이 의료진에게 진료를 구했고 1명의 여성이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원이 무사했다. 외신에서는 10년 전인 2009년, 뉴욕을 출발해 노스캐롤라이나로 향하던 US에어웨이스가 조류와 충돌해 허드슨강에 비상착륙, 155명 탑승인원 전원이 생존한 '허드슨 강의 기적'에 빗대 이번 사건을 '라멘스크의 기적'이라 부르고 있다. 라멘스크는 이번 비행기가 불시착한 곳 인근의 지명이다.

이번 사고에서 생존한 또 다른 승객은 "우리는 모두 살았다. 조종사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라멘스크의 기적' 만든 유수포프 기장은 누구? 변호사 출신으로 32세 때 파일럿 '전향'=허드슨강의 기적의 중심에 체슬리 설렌버거 기장이 있었다면 이번 라멘스크 기적을 만들어 낸 데는 유수포프 기장의 역할이 컸다. 벌써부터 유수포프 기장과 그의 조종을 도운 부기장 게오르기 무르진(Georgy Murzin·23)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유수포프 기장은 원래 변호사 출신으로 파일럿으로 전향한 것은 32세때다. 유수포프는 1977년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지방에서 헬리콥터 파일럿 부모 슬하에서 태어났다. 1996년 폴리테크닉 대학을 졸업했고 이후 징병됐다가 2005년 법학 교육을 받고 32세까지 변호사로 활동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계열의 예로마소프(Yeromasov) 민간 항공 비행 학교에서 파일럿 교육을 받아 2013년 우등 졸업했다. 졸업 직후 우랄 에어라인에서 근무를 시작했으며 3000시간 이상의 비행 기록을 완수했다. 지난해 기장으로 승진했다.

부기장인 무르진은 1996년생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민간 항공 기관을 졸업, 2018년부터 우랄 에어라인에 몸담았다. 비행 기록은 600시간 이상이다. 무르진은 이번 사고로 가슴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회복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수포프 기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영웅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내가 해야 할 일, 즉 비행기, 승객, 승무원을 구출해냈기 때문에 전혀 영웅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우리는 도덕적, 직업적 관점에서 사고에 대해 준비가 돼 있었고 우리만의 시뮬레이터를 갖고 훈련을 통해 익힌 기술 덕분에 승객들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성공적으로 착륙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A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6일, 유수포프 기장과 무르진 부기장에 러시아 최고 국가 훈장인 '러시아 영웅(Hero of Russia)' 칭호를 부여했다. 또한 나머지 승무원들에 대해서는 '용맹 훈장(Orders of Courage)'을 수여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사 내 훈련 수준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 이런 비상 상황이 가능한 일어나지 않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데미르 유수포프 기장/사진=타스통신 캡쳐

데미르 유수포프 기장/사진=타스통신 캡쳐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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